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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잠자던 강호의 호기심을 건드리다

[두 발 고양이 강호, 여행을 떠나다] 제주 편(3)
18.07.22 09:04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강호는 길고양이였습니다. 동네 철물점에 매일 밥을 먹으러 오던 강호가 어느 하루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틀 만에 찾아온 강호는 뒷다리가 심각하게 부러져 있었습니다. 앞발로 기어서 평소에 밥 주던 사람을 찾아온 거지요. 그 분의 도움 요청으로 우리는 만났습니다. 그리고 두 번의 수술을 받고 강호는 두 발 고양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가족이 되었고요. 장애를 얻었지만 늘 씩씩하고 명랑한, 무엇보다 호기심 많은 강호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 기자 말

4. 1 새벽 5시 반. 강호가 문 앞에서 운다. 밖에 나가고 싶은 눈치다. 모른 척하고 누워 있으니 문을 긁는다. 놀라서 녀석을 안아 이불 위로 데리고 온다. 행여 문에 발톱 자국이라도 나면 숙소 주인에 미안한 일. 제주에 온 지 나흘 만에 강호는 잠이 상당 줄었고 방 밖 세상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두 발 고양이 강호, 여행을 떠나다 ⓒ 이명주

4. 2 강호의 본격 마당 탐험. 넓직한 잔디와 다양한 꽃과 나무, 낮은 돌담이 있는 숙소 마당은 강호의 놀이터로 최고다. 방에서 문턱 두 개만 넘으면 마당이라 접근성도 좋다. 우리가 살던 집은 테라스가 있었지만 2층이었고 콘크리트 바닥이라 강호의 행동반경이 제한되고 놀거리도 많지 않았다.
두 발 고양이 강호, 여행을 떠나다 ⓒ 이명주

단, 지난 번처럼 강호가 어디 있는 지 몰라 당황하지 않도록 바닷가 산책 중에 발견한 3미터쯤 되는 빨랫줄을 강호 목줄에 연결했다. 다리가 둘 뿐이라도 위급 상황에 강호는 토끼처럼 날세게 뛴다. 늘어진 줄을 보면 강호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두 발 고양이 강호, 여행을 떠나다 ⓒ 이명주

4. 3 강호의 호기심이 나날이 왕성해지는 듯하다. 일상에선 거의 온종일 잠만 잤는데. '고양이는 잠이 많다'고 하지만 그것도 경우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마당에 말려둔 조개껍질과 장미꽃, 이름 모를 식물들의 냄새를 맡고 돌담 사이 구멍으로 그 너머를 관찰하기도, 온몸으로 봄 햇살을 만끽하기도 한다.
두 발 고양이 강호, 여행을 떠나다 ⓒ 이명주

두 발 고양이 강호, 여행을 떠나다 ⓒ 이명주

두 발 고양이 강호, 여행을 떠나다 ⓒ 이명주

4. 4 이른 아침 강호와 가까운 바닷가에 나와 앉아 있으면 행복하다. 조깅 중이던 한 여행자가 우리에게 관심을 보였다. 곁에 가도 되냐고 물어서 괜찮다고 했다. 고양이를, 여행과 그림, 춤을 좋아하는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말벗이 그립던 차에 강호 덕에 친구가 생겼다.

두 발 고양이 강호, 여행을 떠나다 ⓒ 이명주

강호와 같이 다니면 좋은 점 중 하나. 사람들이 경계를 풀고 먼저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언젠가 강호와 버스를 탔다가 몇몇 승객들이 "개도 아니고 고양이를 데리고 다녀?", "택시를 타던가" 하는 말을 들은 후부터 공공장소에선 늘 긴장 상태가 되는데 실제로는 반가워하고 예뻐해주는 경우가 훨씬 잦다.
두 발 고양이 강호, 여행을 떠나다 ⓒ 이명주

꿀잠 자는 강호. 활동량이 많아지니 밤에 깨지도 않고 아침까지 푹 잔다.

'강호야, 여행 오니 좋아? 난 너랑 함께라서 더 좋아! 우리 내일도 신나게 놀자.'
두 발 고양이 강호, 여행을 떠나다 ⓒ 이명주

이전 글 : 강호의 첫 바다 그리고 반나절의 '멘붕'(http://www.ohmynews.com/NWS_Web/view/ss_pg.aspx?CNTN_CD=A0002455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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