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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3000원 '콩나물비빔밥'집 할머니 사장님!

넉넉한 인심... 좋은 재료와 정성이 가득
18.01.15 08:21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이조 식당 이름과 같은 이조 할머니 사장님 ⓒ 임영근

서울시 중구 중림동에 3000원짜리 콩나물비빔밥 전문점이 있다.
이 식당의 주인은 75세의 할머니다. 이 할머니의 넉넉한 마음과 정성이 담긴 콩나물비빔밥 한 그릇이 서민들의 배를 든든하게 채워준다.

이 콩나물비빔밥은 근로자와 서민의 애환을 달래준다. 현재 콩나물비빔밥은 3,000원으로 가성비가 좋다.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하다는 얘기다.
한번 콩나물비빔밥을 맛본 사람은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는다.

"손님들이 맛있게 콩나물비빔밥을 먹는 것을 보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하는 콩나물비빔밥 전문점 '이조식당'의 이조(75) 사장을 12일 만났다.

콩나물비빔밥 이조식당 출입구에 '콩나물비빔밥 3000냥' 저렴한 가격 표시 ⓒ 임영근

[이조 사장님과 일문일답]

Q: 콩나물비빔밥 전문점을 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A: 원래는 이 자리에서 생선백반을 팔았어요. 매달 적자가 나서 월말이면 돈을 빌려 집세 및 공과금을 내야 했지요. 돈은 못 벌어도 손님들이 맛있게 음식을 먹는 것을 위안으로 삼고 적자를 감수했어요. 그러던 중 일본에서 원전 사고가 나면서 생선 가격이 폭등해 도저히 식당 운영을 할 수 없었어요. 내 양심상 한 토막 주던 생선을 반 토막으로 줄 수가 없었지요. 그러다가 고민 끝에 재료비와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콩나물비빔밥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콩나물비빔밥을 시작하기 전 먼저 잔치국수를 팔았어요. 그런데 인근 공장 근로자, 택배회사 직원들이 국수만 먹고는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배도 부르고 든든할 것 같은 생각에 콩나물비빔밥을 시작하게 됐어요.

하루에 평균 200~300명이 저희 식당을 찾아줍니다. 많은 돈은 벌지 못하지만 적자가 나던 옛날에 비하면 지금은 천국 같은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월말에 돈을 빌리러 나지지 않아도 좋고, 손주 용돈도 줄 수 있어 행복합니다.
돈보다는 몇 년 전 건강이 안 좋았던 일이 있어 약값이나 하면서 즐겁게 일하며 건강을 지키려고 합니다.
고객 점심 시간이 지났는데도 고객이 식사하는 걸 볼 수 있다. ⓒ 임영근

Q: 음식점을 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신가요.
A: 어떤 노숙자가 와서 밥값을 안주고 가기에 '돈을 주셔야지요'라고 하니까, '무료급식소 인줄 알았다'면서 무전취식하는 자가 있었고, 어떤 사람은 마구 식사를 하고 '다음에 준다'고 하면서 그냥 가는 경우도 있었어요. 오죽하면 3,000원도 못 낼까 해서 포기하던 때도 간혹 있었지요. 그런 반면에 천사 같은 고객도 있었습니다. 5만 원을 지불하며 주차장으로 가기에 따라가 '거스름돈 가져 가셔야지요'라고 하니 '어려운 분들을 위해 쓰세요'라고 말하는 그런 고객도 있지요. 이 사회는 아직 밝다고 생각했습니다.

Q: 아들이 어머니가 음식점하는 것을 찬성했나요?
A: 처음에는 반대가 심했지요. 아들이 식당 일은 힘들다고 만류했지만, 식당하면서 건강이 더 좋아지고 있습니다. 아들도 내가 식당을 하면서 더 건강하고 즐거워하니까 지금은 든든한 후원자로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나는 운동도 게을리 하지 않아요. 같이 일하는 식당 아르바이트 아주머니와도 언니, 동생 하면서 사이좋게 지내고 있습니다.

Q: 음식의 맛은 첫째 쌀이 중요하죠? 혹시 남은 밥을 재사용하지 않나요?
A: 쌀은 질이 좋아야 콩나물비빔밥에 조화를 이루어냅니다. 절대로 남은 밥을 재사용도 할 수 없거니와 찬밥을 사용하면 콩나물비빔밥 맛이 떨어지므로 사용하지 않는 게 철칙입니다. 그리고 콩나물은 일단 부드러워야 합니다. 국내산을 직접 고릅니다. 그래야 고소한 콩나물비빔밥 맛이 나게 되거든요. 또한 콩나물국 육수를 만드는 데 필요한 멸치도 최상품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좋은 재료와 정성이 음식 맛을 좌우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음식을 만들 때 자식에게 준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요.

Q : 콩나물비빔밥을 맛있게 조리하는 비법이 있나요?
A: 내가 콩나물비빔밥을 하기 전, 세종시에 가서 어떤 콩나물비빔밥 집에 들려 음식을 사먹은 일이 있어요. 먹어보니 조금 느끼한 기분이 들었어요. 질리지 않고 고객의 맛에 맞도록 하기 위해 육수를 좋은 걸 사용해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시작한 것이 고객의 입에 딱 맞는 것 같습니다.

Q : 음식 가격 인상 계획은 없나요.
A:당분간 음식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습니다. 음식 장사를 하는 것이 돈을 최우선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음식점을 하는 이유는 첫째, 제 건강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손님들이 맛있게 음식을 먹고 '고맙다'고 말을 할 때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제가 나라를 위해 큰일은 할 수 없지만, 서민들을 위해 저렴한 가격에 맛좋은 콩나물비빔밥을 정성껏 만들어 파는 것도 작은 애국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식당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기뻤을 때는 언제인가요.
A:무엇보다도 손님이 우리집 음식을 맛있게 먹을 때이지요.

처녀 시절부터 단골이었던 손님이 있었는데, 결혼하고 임신해서 우리 식당을 찾아 왔어요. 우리 콩나물비빔밥이 너무 먹고 싶어서 남편을 졸랐다면서요. 그 애기 엄마는 지금도 우리 식당 단골손님입니다.
직원 이조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을 형제처럼 대한다는 이조 사장님 ⓒ 임영근

Q: 앞으로 계획이 있으시다면요?
A: 제가 건강이 안 좋았던 것 때문에 나 같이 나이 드신 어르신, 특히 정말 어려우신 분한테는 무료로 음식을 드리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어르신들이 콩나물비빔밥 만드는 것을 배워서 창업한다면 적극적으로 도울 생각입니다. 요즈음 국가에서도 일자리를 늘리려고 애쓰고 있는데, 어르신들이 콩나물비빔밥 전문점을 창업한다면 어르신도 좋고 지역 서민들도 좋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도 볼 것입니다.
아울러 독거어르신 등 취약계층 어르신을 위해서 자원봉사 단체와 연계해 '찾아가는 무료 잔치국수'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첨부파일
콩나물비빔밥.jpg

덧붙이는 글 | 시니어신문 기사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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