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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호 vs 컵 스완슨 경기 분석

16.12.13 12:09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UFC 페더급에서 최고의 경기가 나왔다.
컵 스완슨 vs 최두호 ⓒ 김재겸

나로서는 알고 지내는 동생의 경기였기에 더 기대하고 집중했고 그것을 떠나서도 최두호, 스완슨의 경기는 모두 재밌는데 그 둘이 만났으니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최두호의 KO승을 예상했다. 물론 KO 시키지 못한다면 스완슨의 판정승도 염두해 두고 있었지만, 최두호가 여느때처럼 상대를 눕힐줄 알았다.

이번 경기는 정말 두선수 모두 얻은게 굉장히 많은 경기다.

김대환 해설의 얘기를 들어보면 양성훈 감독님은 이번 경기의 전략을 6,7차례 수정했다고 한다. 사실 궁금한 부분이다. 처음에는 어떻게 생각했으며, 왜 그 전략을 수정하게 됐는지가 전략에 대해서 굉장히 일가견이 있다고 인정하는 양성훈 감독님이기에 정말 궁금한 부분이다.

내 개인적으로는 사실 최두호는 스완슨에 비해 전략 옵션이 그리 많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카운터 치는 타이밍이라던지, 스텝이라던지, 압박, 아웃파이팅, 킥옵션 등 그래도 많이 있지만, 레슬링이라던지, 타격 외적인 부분을 더 많이 섞을수 있는 스완슨에 비해서는 선택할 수 있는 전략 옵션이 적다고 생각한다.

양성훈 감독님과 그렉 잭슨의 대결이기도 했던 이 경기는 결국 스완슨의 승리로 끝이났다.
그렇다고 양성훈 감독의 전략이 그랙 잭슨의 전략에 패해 경기의 패배까지 이어진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사실 최두호는 1라운드를 제외하면 전략을 실행하지 못했다.

같이 선수생활을 했고 같이 성장해왔기에 최두호의 모든경기를 거의 다 봐왔다.
이번 경기는 자신의 본능대로, 자신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스타일대로 싸웠다.
그래서 어쩌면 최두호 입장에서는 더 마음의 상처가 됐을지 모른다. 자신이 가장 자신있는 스타일로 싸웠는데 패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내가 생각하기에 두호가 이번 경기를 통해 굉장히 성숙해지고 발전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제 전략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 더욱 확실하게 이해할 것이고 자신의 보완점에 대해서 확실히 이해 했을 것이다.

사실 최두호가 많은 약점을 갖고 있었던 것은 맞다. 김대환 해설위원의 해설을 들으며, 김대환 해설이 굉장히 이해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많은 약점을 갖고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그것이 약점이 아니었다. 왜냐면 그 약점을 파고들 만한 선수가 없었다.모두 맞고 쓰러졌고 그 거리를 깨지 못했다.

그렇가면 최두호가 부족했던 점이 무엇이었는지, 앞으로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한번 찾아보겠다.

최두호의 가장 큰 장점은 일단 거리감이 굉장히 좋다. 상대가 들어왔을때, 백스텝으로 상대의 공격을 무위로 말들고 내가 쳐야 될 타이밍에는 자신의 거리를 완벽히 잡고 카운터를 친다.
그 거리감이 굉장히 좋기 때문에 완벽한 카운터를 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변 경기에서는 유난히 그 거리가 많이 무너졌다.

맥그리거 파헤법 글에서도 적은적 있지만, 카운터 파이터에게 있어서 무서운 스타일은 주먹을 치지 않고 가드를 한채로 거리를 좁혀 카운터 타이밍을 잡기 어려운 선수, 상체 움직임을 많이 섞어 내 공격을 흘리고 거리를 좁히는 선수, 마지막으로 가장 두려운건 내 카운터를 견뎌내고 거리를 좁히는 선수다.

스완슨은 그것을 모두 섞어 해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최두호를 가장 어렵게 했던 것은 다른 것보다 최두호의 카운터를 견뎌 내는 스완슨의 내구성이라고 생각한다.

상대의 움직임을 보고 타이밍을 맞춰 카운터를 꽂아넣어 상대에게 데미지를 주는 것이 맥그리거도 최두호에게도 가장 큰 게임 플랜이다. 그러나 그 카운터를 꽂아 넣을 수는 있지만, 상대에게 강한 데미지를 그 순간 주지 못한다면, 내 거리는 순간 무너지며 상대의 공격 타이밍이 온다. 맥그리거도 디아즈에게 그런 방식으로 무너졌다.

거기에 더해 카운터 파이터는 안좋은 습관을 많이 갖은 경우가 많다. 나 또한 전형적인 카운터 파이터로서 그러하다. 일단 보고 치는 습관이 많이 익숙하기 때문에 카운터 이후에 가드가 떨어지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또 턱이 들리는 습관도 많으며, 특히나 평소에 그 카운터 한방에 많은 선수를 다운 시켰다거나 재미를 봤던 선수는 그 습관이 더 강하며, 그 거리가 뚤리는 순간 굉장히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컵 스완슨 vs 최두호 ⓒ 김재겸

최두호 같은 경우 그것이 굉장히 컸던 것이다. 왜냐면 그 주먹에 맞고 어떤 선수도 다 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분명 연습때는 자신의 카운터를 친 후 사이드 스텝을 밟는다던지, 위빙을 한다던지, 다시 백스텝을 밟아 나오던지 분명 많은 연습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합에서는 다르다. 시합도 습관이다. 그렇게 하면 많은 선수들이 나가 떨어졌기 때문에, 그 필요성에 대해서 다른 선수들에 비해 크게 인지 하지 못하는 것이다. 공격을 한 후의 움직임이 좋지 않은 약점을 이번 경기에 많이 노출 했다.

그러나 이제는 최두호가 확실히 이해했을 것이다. 자신이 공격을 한 후에 어떻게 해야하는지, 굉장히 강했던 이번 상대 선수를 만나 절실히 느꼈을 것이다.

전날 열렸던 로드FC 승자 예상에서 권아솔이 사사키 신지를 이길 것이라고 글을 썼는데, 그 이유는 권아솔은 굉장히 경험이 많아, 상대가 자신의 주먹을 견뎌냈을 때에도 자신의 플레이를 잘 한다. 판정까지 가는 게임, 포인트성 타격을 잘하기 때문에 사사키 신지의 내구성을 KO시키진 못할지라도 승리 할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는 KO시켰다. 그러나 급하지 않게 KO를 무조건 내야 한다는 압박감 없이 경기를 운영하다가 기회를 놓치지 않은 것이 KO승의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최두호도 그러한 인내심과 전략이 필요하다. 무조건 상대를 KO시켜야 한다는 스타일이나 생각을 조금은 고쳤으면 좋겠다. 부담감도 내려놨으면 좋겠다. 상대에게 포인트성 타격을 많이 성공 시킬 수 있는 공격옵션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최두호도 많은 공격을 성공 시켰다. 정말 미리 예상했던 대로 KO를 시킬 수도 있었다. 하지만 스완슨은 역시 강하긴 강했다.

둘을 차이점을 찾아보자면, 우선 가장 갈렸던 것은 위기 관리 능력이었다. 최두호는 자신이 공격을 허용하면, 사이드 스텝으로 위기를 벗어 난다거나, 킥을 섞어 거리를 유지한다거나, 레슬링으로 상대 공격의 흐름을 끊어준다거나 하는 움직임이 스완슨에 비해 부족했다. 여전히 계속 오른손 카운터에 의존 하는 것이 보였다.

최두호가 아직은 완벽한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상대는 세계랭킹 4위고, 상대의 코치는 세계 최고의 전략가다. 분명 최두호의 장점이 무엇인지 인지하고 있었다.

감히 예상하건대 스완슨은 분명 최두호의 오른손 카운터를 일부로 유도 시켜논 후에 그 공격에 맞대응 하는 작전을 갖고 나왔다. 한 두번 우연히 나온 공격이 아니라 분명 의도된 전략으로 보였다.

그러나 최두호 입장에서는 어쩌면 경기를 준비할때 큰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그 것에 대한 큰 대비책이나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

지금보다 한참 전 스피릿MC, 일본 등 나와 같이 선수  생활을 하던 시절 최두호는 그때 역시 최고의 타격가 였다. 주짓수 또한 굉장히 뛰어났다. 타고난 멘탈도 있었고, 침착함이나 여러 부분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레슬링이었다. 레슬러들에게 공략을 많이 당했다. 그러다 최두호가 성인이 되고 레슬링을 보완하기 시작하면서 레슬링 실력이 굉장히 많이 늘었다.

일본에서 선수생활을 할때 정말 잘 안넘어졌다. 그렇게 많은 레슬러들의 태클을 방어하고 타격으로 제압했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내가 최두호선수에게 기대하고 바랬던 점은 레슬링의 공격 옵션이었다.

그러나 최두호는 레슬링 공격 옵션이 필요하지 않았다. 자신이 최고의 타격가 였기 때문이다.

컵 스완슨은 최두호를 진짜 넘어뜨린다기 보다는, 최두호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하기 위해, 또 최두호의 타격을 허용했을때 그 흐름을 끊기 위해 레슬링으로 시간을 벌고 타이밍을 끊었다.

최두호 입장에서도 그게 필요했다. 상대를 넘어뜨려서 파운딩을 때리고 쉴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상대의 공격을 허용했을때, 백스텝으로 뒤로 계속 밀리기 보다는 레슬링 싸움을 걸어 시간을 벌었어야 했다. 주짓수 실력이 뛰어난 걸 알기 때문에 그부분이 더 아쉽다. 그러나 이부분은 지금부터 장담컨대 엄청나게 성장할 것이다.

최두호가 지금까지 그 필요성을 몰랐을 뿐이지, 중심도 좋고 힘도 좋다. 또 팀 내에는 강경호, 조남진, 김동현 등 그러한 스타일의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분명 굉장히 성장 할 것이다. 아니 분명 이미 갖춰져 있다. 그러나 더 발전할 것이고, 경기 옵션에 이용 할 것이다.

또 스완슨에 비해서 부족했던 것은 사이드 스텝이다. 스완슨은 공격을 허용하면 사이드 스텝으로 각을 벌려 데미지를 줄인반면, 최두호는 그것을 하지 못했다. 뒤로 밀렸다.

그렇게 되면 스탠스는 무너지고 앞으로 걸어오는 상대보다 더 빠르게 뒤로 빠지는 것은 쉽지 않다.

뒤로 아무리 먼저 빨리 뛰어가더라도 앞으로 뛰는 것이 훨씬 빠른 것과 비슷하다. 뒤로 그렇게 물러나는 것은 상대가 마음먹고 달려와 잡으면 분명히 잡힌다. 이번에 그런 패턴이 여러번 나왔다. 또 카운터를 치더라도 스탠스가 무너졌기 때문에, 그 파워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스완슨은 최두호가 뒤로 밀리도록 한번의 공격이 아닌 여러번의 연속 공격을 시도 했다. 그것이 스완슨의 승리에 주요했다고 생각한다.

또 가드 문제인데, 사실 최두호 선수의 자세를 보면 가드가 굉장히 좋다. 그러나 전부터 보면 그 가드는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한 가드라기 보다는 상대가 예상지 못한 타이밍에 주먹을 내고 더 빠르게 더 주먹을 때리기 위함에 있음으로 보인다. 거리가 좁혀졌을때 스완슨이 해낸 가드플레이를 최두호는 하지 못했다. 그리고 큰 공격을 허용하고 여전히 카운터 한방에 보내려는 움직임만이 보였다. 상대의 공격을 대처하는 방법이 백스텝으로 피하거나, 카운터로 받아버리는 방법으로만 스완슨을 상대했던 것이다.

또 하나의 패배 요인으로는, 최두호가 아닌 스완슨을 꼽고 싶다. 솔직히 굉장히 놀랐다. 사실 최두호가 지금같은 스타일로 이길줄 알았다.

컵 스완슨 ⓒ 김재겸

세계의 벽을 실감한 것도 맞지만, 내가 보기에 이번 경기에서 스완슨은 분명 전보다 업그레이드 된 상태로 나왔다. 전략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말이다.

아는 동생의 경기였기에 관심이 많아 스완슨의 경기를 많이 찾아봤는데, 분명 최두호의 카운터가 완벽하게 터질 만한 타격 스타일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스타일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이런게 전략이구나 하는 느낌도 받았고 그것을 짠 코치도 실행에 옮기는 선수도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또 무서운 것은 2라운드 부터의 스완슨의 전략 변화다. 많은 사람들이 1라운드 끝나고 '이경기 해볼만하겠다' 싶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그러나 1라운드에 최두호의 기세에 조금 눌린 듯했던 스완슨은 다른 사람처럼 최두호를 밀어부쳤다. 정말 많이 놀랐다. 사실 그게 정답이긴 하지만, 선수도 사람이기에 그렇게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컵 스완슨 vs 최두호 ⓒ 김재겸

긍정적인 부분도 많다. 그렇게 극한의 상황에서도 3라운드 내내 체력적으로는 큰 문제를 보이지 않았다. 그 부분이 굉장히 나로서는 걱정 했던 부분이다. 최두호는 판정을 많이 안가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을 잘 이겨냈다. 또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정신력이다. 최두호 멘탈은 잘 알고 있었지만, 역시 그러한 상황에서도 포기 하지 않았다. 기세가 완전히 꺾여 디아즈에게 태클을 걸고 탭을 치던 맥그리거와는 달랐다.

이렇게 최두호 VS 컵 스완슨의 경기를 분석해보고 최두호의 패배 요인이라던지, 앞으로 개선해야 될 점을 찾아보았다. 컵 스완슨의 스타일상 최두호가 이번 경기를 두고 정찬성과 합동훈련의 기회를 좀 많이 늘렸다면,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최두호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카운터 파이터다. 나보다 동생이고, 이제는 뛰고 있는 종목이나 무대가 다르지만, 보고 배울게 굉장히 많다.

내가 이해를 더 잘하고 있고, 내가 보는 눈이 더 좋아서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내 카운터 파이팅이 두호보다 훨씬 모자랐기에 더 빨리 무너져봐서 나는 조금 더 빨리 그 보완점들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최두호는 그렇게 싸워서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증명해 오고 있다. 다른 옵션의 필요성을 찾지 못했던 것이 당연하다.

그렇기에 패배한 강자들이 무서워지는 것이다. 맥그리거가 지금 굉장히 강해졌듯이 최두호는 이제 훨씬 더 강해질 것이다. 앞으로 더 강해진 최두호가 어디까지 증명 할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하다. 이미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정말 멋진 경기를 한 최두호에게 많은 응원과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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