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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가만히 있으라 했지만, 미국 한인 사회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침몰한 세월호는 고국에서 한없이 가라앉아 지구 반대편으로 간뒤,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14.05.16 14:40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5월 11일 미국 플로리다 산호세 세월호 추모집회 현장 5월 11일 미국 플로리다 산호세 세월호 추모집회 현장 ⓒ 김도형

(경북= 오마이뉴스) 김도형 기자= 지금 미국에서는 한국에서 일어난 역대 최고의 참사인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 애도를 표하고 있는 미 50개주 한인 사회에서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다가오는 5월 18일 오후 2시 미국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인 '미 50개주 동시 세월호 추모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한달이 된 시점에 차츰 시들해져 가는 국내의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 분위기와는 달리, 한국에서 보다 더 가슴 뜨겁게 추모의 열기를 이어가고 있는 한인 동포들은 국내에서 정부의 통제와 언론의 편협함으로 인해 실현하지 못한 놀라운 일을 얼마전 실현하기도 했다. 

어머니 날(Mother's Day)인 5월 11일 일요일, 미국 뉴욕타임즈의 광고면에는 '세월호 참사의 실체'를 보여주는 전면 광고가 게재되었다. 이는 먼 이국땅에 살며 이역만리 떨어진 고국에서 벌어진 세월호 참사에 대해 어쩔 수 없이 무기력하게 발만 동동구르며 슬픔을 가슴에 삭히던 한인사회 아줌마들이, 한 미주여성 사이트에서 가만있어서는 안되겠다며 의견을 모아 미국 신문에 항의 광고를 내자는 말이 오간지 20여일 만에 실현된 결과다.

5월 11일자 뉴욕타임즈에 실린 세월호 참사 알림 전면광고 페이스북 지인이 보내준 사진입니다. ⓒ 김도형

"반찬 값 아껴서 낸 성금이 이런 결과로 나오다니... 너무 가슴 뿌듯합니다."

뉴욕타임즈 일요판은 열독률이 높아 광고비가 12만 달러(약 1억 2천만원)에 책정되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뜻이 있는 한 회원이 뉴욕타임스와의 협상으로 뉴욕타임즈 전면광고를 5만 2030달러에 게재하기로 계약을 성사시켰다.

모금운동이 시작된지 정확히 열흘 만에 4129명이 동참해 16만 439달러를 모금하게 되었고 광고를 하고 남은 금액은 국내 고발뉴스와 같은 독립 언론 후원과 추가 광고에 쓸것이라고 한다.

모금이 벌어지는 지난 열흘 동안은 이들 사이트 게시판에 댓글 알바로 추정되는 글들이 도배가 되었고 모금의 순수성을 음해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해킹으로 인해 회원들이 쓴 정부에 대한 비판 글들이 삭제되기도 했다고 한다.

한국 정부기관의 추적에 심적 부담을 느낀 모금 진행팀은 외부와의 접촉을 거부한 뒤 모금에 참여한 회원들만이 볼 수 있는 사이트와 이메일로 모금을 이끌어 오는 등 마치 007 작전을 방불케할 정도였다.

광고가 나가자 폄훼하는 말들을 하는 일부 세력들도 있었지만, 미국사회에 국가를 지키려는 한국민들이 많다는 사실과 대한민국 정부의 손에서 기자정신을 버리고 거짓과 조작으로 가득찬 언론에게 자각을 일깨워줄 경고를 알릴 수 있는 뜻있는 광고였다는 자부심이 한인 사회에 가득차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미국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항의와 추모집회들에 대해 한국 언론기관에서는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는 암담한 현실이라며 수년 전 고국을 떠나 미국으로 이민을 간 경북 영주 출신의 최여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언론의 중요성에 대해 통감했다.

이 여성은 지난 5월 11일 산호세 세월호 참사 항의시위현장에서 중앙일보 기자를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며칠이 지나도록 관련 기사를 내보네지 않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권력집단은 네트워크화가 잘되어 있고 말 안해도 서로 다 알아서 해요. KBS가 굳이 말 안해도 지방선거에 영향을 덜 끼치도록 세월호 참사를 보도해야 한다는 걸 아는 것과 같아요. 그에 맞서 우리는 네트워크화가 아닌 연대를 해야 해요."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36852.html)

라며 한겨레 신문 5월 14일자에 실린 전성은 전 거창고 교장의 말을 인용해 페이스북의 지인들에게 네트워크화의 부조리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국내에서는 제대로 보도되지 못한 5월 13일 워싱턴 DC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교수/학자 성명서 발표 기자회견' 사실을 알려주기도 했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그동안 함께 열심히 세월호 관련 서명에 참여해주신 교수,학자 분들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 감사드립니다. 짧은 시간동안 1074명이나 서명을 해주셨고 이 전례없는 반향은 이 사건에 대한 엄중함과 우리 모두의 큰 분노를 반영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마악 저희 준비팀이 워싱턴 DC에서 기자회견을 잘 마치고 프레스 자료를 배부하였습니다. 그동안 다들 잠도 못자고 준비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작은 힘이지만 보태서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기를 희망합니다. "

또한 최여인은 지난 5월 11일 플로리다 산호세에서 열렸던 시위에 참여한 후 시위 현장의 분위기와 사진을 페이스북을 통해 전해왔다. 무더운 날씨였지만 어린 아이들을 대동한 가족들이 대거 참여했고, 어떤 한국인이 시위를 방해하러 온듯한 얘기도 전해주며 그것이 도리어 애국심을 더욱 불타오르게 해 더욱 적극적으로 시위에 임했던 사연들도 전해주었다.

5월 11일 플로리다 산호세 세월호 진상규명 시위 현장 페이스북을 통해 지인으로부터 습득한 사진 ⓒ 김도형

한때 대한민국으로부터 상처를 받아 고국이 미워 머나먼 나라로 이민을 간 최여인이었지만, 늘 고국의 고향땅이 그리워 눈물을 훔치며 살아오다 마음은 항상 고향을 향해 있음을 이번 세월호 참사를 통해 더욱 절감한 듯하였다.

현재 최여인은 페이스북 포스팅을 통해 미국 한인 사회의 움직임을 알리며 또다른 형태의 애국심을 보여주고 있으며 국내에서 쉽게 접하지 못하는 진실들을 소소히 페이스북 지인들을 통해 폐쇄적인 대한민국사회에 소중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다.

'국가는 가만히 있으라 했지만, 국민은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미주 한인사회는 오는 5월 18일 오후 2시 미 50개주 전역에서 행동으로 옮길 예정이며 이를통해 추후 대한민국 사회에서도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덧붙이는 글 | 페이스북의 지인을 통해 현재 미국현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세월호 시위와 추모에 대해 기사화 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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