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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에게 디지털 시민참여에 대한 고민을 들어보았다

지방선거 활동을 마무리하며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지난 6월 1일, 제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진행되었다. 지방선거는 어떤 선거보다 밀접하게 지역의 현안을 다루는만큼, 시민의 목소리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사회에서도 시민의 목소리를 모으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빠띠는 더 많은 시민이 더 나은 민주주의를 일상에서 경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방법 중 하나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기초의원부터 광역단체장까지 모든 후보가 시민의 목소리에 가장 귀기울이는 때가 바로 지방선거 기간이었다. 빠띠는 지방선거 기간 동안 디지털로 시민의 목소리를 모으는 활동을 기획하는 단체에 빠띠 플랫폼을 일정 기간 무상 제공하고, 플랫폼 초기 기획운영 자문을 진행했다.

지방선거를 마무리하고, 현장에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시민의 목소리를 모은 경험이 어땠는지 궁금해졌고 캠페인과 공론장을 진행한 활동가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빠띠의 트리와 제이, 그리고 소츠가 생생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출동했다.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지, 확인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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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 : 안녕하세요! 이번 지방선거에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시민참여를 시도하셨다는 소문을 듣고 이야기를 해보고자 찾아왔습니다 :) 시작하기 전에,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도 함께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한솔 : 안녕하세요. 저는 주택 정책 관련된 활동을 하고 있는 이한솔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시민사회가 연대해 오프로 캠프를 진행했었는데요, 그 중 온라인 담당으로 빠띠 믹스를 활용해 시민들의 공감을 모으는 공론장을 운영했습니다.

영준 : 안녕하세요. 저는 기후위기 기독인 연대라는 곳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김영준이라고 합니다. 녹색당 활동을 통해 기후위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전국 시도지사 후보에 기후정의 도시를 위한 10대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기후정의 도시, 약속해 주세요!' 캠페인을 빠띠 캠페인즈를 활용해 진행했습니다.

마고 : 안녕하세요. 저는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태리명희(활동명 : 마고)라고 합니다. 지방선거에서 시민의 목소리를 후보자들이 공약으로 만들 수 있도록 지역 시민사회단체 네트워크를 구성해 준비했어요. 올해는 기후 환경이라는 주제를 함께 고민하는 26개 단체가 모여 기후환경 유권자 행동을 만들어 기후환경 13대 정책의제 공약을 전주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촉구하는 캠페인을 빠띠 캠페인즈에서 진행했습니다 :)

[사진 01]

제이 : 정말 다양한 분야와 방법으로 시민과 함께하고 있으시군요. 사실 시민참여가 풀어내기 어려운 단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중요하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많으실 것 같아요. 최근 시민참여에 대한 고민을 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마고 : 지역에서 시민의 목소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할까 고민이 많죠. 그래도 전주는 시민의 목소리를 담는 활동이 굉장히 활성화되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여전히 시민들을 만나면 '제가 이야기 하는 것들이 정책으로 담길 수 있다고요? 정말인가요?' 라는 질문을 듣게 됩니다. 아직은 시민 개인의 의견이 정책화되는 과정과 결과를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이죠.

영준 : 저도 비슷해요. 아마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만들까 하는 고민을 가지고 있으실 것 같아요. 최근 소셜마케팅과 관련한 책을 봤는데 결국 사회운동이나 캠페인, 시민참여도 사람들을 설득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우리가 주장하는 것들에 관해 이전에 고민하지 않던 사람들에게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죠. 그렇기에 시민의 일상 이야기에 우리 의제를 어떻게 녹어내서 설명할 수 있을지를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에 관한 활동들이 청소년들의 분노와 절망으로 표출되고 있는데 아직 한국은 너무 관료화되어 있거나, 제도권 내에 멈춰있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이제는 조금 달라진 운동이 나타나야 하고, 이에 맞춰서 시민참여의 형태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한솔 : 영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치사회적으로 시대가 바뀐만큼, 지난 시민운동이 해왔던 방식들이 점점 유효기간이 다해가고 있다고 주위에서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따라서 시민들에게 이러한 활동들이 더 와닿을 수 있도록 새로운 방식과 언어를 찾아야 해요. 저 역시도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방식을 찾으려고 하고 있구요.

[사진 02]
시민들이 참여하고, 목소리를 전달하는 플랫폼이 있다는 것 자체가 반가웠어요. 비영리단체들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기에는 제약이 많았는데 무료로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시민들의 접근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해요 - 마고

트리 : 맞아요. 최근에는 새로운 방식의 시민참여와 활동이 나타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민단체에서만 주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민들의 자발적인 행동도 점점 많아지고 있구요. 말씀해주신 고민들에 대한 해결방법 중 하나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걸까요?

영준 : 시민들이 직접 정치인들을 만나서 생각을 말하고, 정책을 요구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이메일을 발송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온라인 공간이라면 우리의 활동을 알리기도 좋고, 우리가 잘 모르는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도 참여하기 쉽다는 생각이 들었죠. 실제로도 55명의 시도광역 후보들 중 16개 후보가 응답을 했어요. 거대정당이 움직이기에는 살짝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이 정도의 성과를 만든 것 자체도 크다고 봅니다.

한솔 : 시민사회단체 1,000여곳이 모였지만 지방선거 활동을 온오프라인 자원을 모두 활용해서 적극적으로 준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가장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온라인을 선택했죠. 확실히 시민들에게 쉽게 보여줄 수 있다보니 흔히 말하는 가성비가 좋았답니다(하하).

마고 : 이번 지방선거는 특정 당내 경선이 끝나자 이미 선거가 끝나는 분위기가 되어버렸어요.. 후보자들에게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더 획기적인 방법, 짧은 기간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고,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죠. 코로나 시기를 지나오면서 이미 비대면이 익숙한 시민들은 오히려 참여하기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민들에게 함께 해달라는 요청을 쉽고 간편하게 전달할 수 있었고, 이후에도 잘 활용해보고 싶더라구요.

[사진 03]
사실 지방선거에 생각보다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어요. 그래도 온라인 공간의 가장 큰 장점인 아카이빙의 강점을 잘 살려서 이후에도 사람들에게 잘 보여줄 수 있도록 만들었죠 - 한솔

제이 :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기로 결심하기가 쉽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요 정말 큰 결심을 하셨다는 생각이 드네요 :) 혹시 디지털 플랫폼의 장점을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마고 : 코로나19 이후로 만남의 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시,공간적 제약 없이 만나고 초대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비영리단체가 이런 공간의 필요성을 느껴도 스스로 만들기에는 비용과 기술적인 한계가 있었는데요. 이런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어요. 특히 빠띠 캠페인즈 촉구 하기는 개인 유권자가 요청을 하면 후보자가 답신할 수 있고, 플랫폼에 답신이 공개되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는 점 자체가 큰 힘이 있다고 봐요. 또한 플랫폼을 활용해 쉽게 만나기 어렵고, 거리가 있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더 활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한솔 : 사실 저희는 공론장을 원했다기보다는 시민들이 지지응원을 보낼 수 있는 기능을 활용하고 싶었어요. 빠띠 믹스는 공론장 플랫폼이다보니,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기획이 플랫폼과 맞지 않았구나 싶은 생각도 들긴 했습니다.

트리 : 맞아요.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할 때 나에게 적합한 플랫폼을 선택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죠. 잘 짚어주셔서 감사해요.

영준 : 보통 구글폼을 활용해서 진행하는 서명 운동은 시민의 입장에서 참여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빠띠 캠페인즈에서는 참여하는 시민들이 계속 후보들의 응답을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소식도 공유할 수 있기에 참여 이후에도 연결되고 관심을 가지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빠띠가 가지고 있는 다른 플랫폼들을 함께 활용할 수 있다면 더더욱 좋을 것 같구요.

마고 : 입후보자들과 상호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은 진짜 빠띠만의 자랑이자 힘이라는 것에 저도 동의합니다 :)

[사진 04]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본 것 자체가 큰 경험이 되었어요. 저희는 신생 단체인만큼, 새로운 방식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단체의 존재감을 알릴 수 있기도 했었죠 - 영준

제이 : 그래도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은데요, 혹시 아쉬웠던 점이나 다음에 시도할 때 이런 것들은 보완해보고 싶은 지점이 있을까요?

영준 : 처음에 목표를 너무 크게 잡았던 것 같아요. 구체적인 계획과 목표 없이 막연하게 불특정다수가 이정도는 참여하겠지라고 생각했었죠. 오천 명으로 잡았던 목표를 이후에는 참여 정도에 따라 천 명으로 수정했어요. 온라인 공간에서 몇 명이 참여했고, 누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가 다 보이다보니 목표에 비해 참여가 부족할 경우 잘 안 되는 캠페인으로 보여지는 인상을 주더라구요. 우리와 연결되어 있는 네트워크를 고민하면서 구체적으로 목표를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캠페인을 여는 것 이외에도 지속적으로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조직하는 활동이 함께되어야 더 사람들이 참여한다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사실을 한번 더 깨달았습니다.

마고 : 저도 영준님이 마지막에 말씀하신 것에 공감이 되어요. 온라인 공간에서 캠페인을 연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 사람들이 더 참여를 잘 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시도해야 해요. 그리고, 소수의 사람들과 지역에서 타겟을 명확히 잡아서 작은 성공을 보여줄 수 있는 사례를 만들어본다면 더 많은 시민들이 효능감을 느낄 수 있다고 봅니다.

[사진 05]
영리기업에서 플랫폼을 독과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영리와 소셜섹터에서 이렇게 플랫폼이 성장한다면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의 힘을 모을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 한솔

트리 : 이야기를 들으면서 플랫폼을 더 잘 만들고, 퍼뜨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웃음). 그런데 디지털 플랫폼이 낯선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혹시 디지털 플랫폼 활용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이 있을까요?

한솔 : 시민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접근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기존의 방식 이외에도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소통과 참여의 창구를 열어놓는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요즘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네이버 블로그, SNS 등 여러 채널을 만들어서 관리하는 것처럼요.

마고 : 가이드가 굉장히 자세히 나와있어서 활용하기 쉽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사실 이번에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트리님에게 계속 문의를 드렸었는데요, 도움을 줄 사람이 언제나 대기하고 있으니까 편하게 시도해보셔도 좋지 않을까요?

트리 : 맞아요! 저는 언제든지 대기중이니, 궁금하거나 필요한 것이 있으면 편하게 연락주세요(하하)

영준 : 플랫폼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면서 끊임없이 참여를 요청해야 한다는 점을 전하고 싶네요. 캠페인에만 몰두하는 것뿐만 아니라, 캠페인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계속 연결되어 단체의 확장도 함께 고민해본다면 더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진 06]
시민들에게 묻고, 답을 정리하고, 정치인에게 요구하는 이런 순환의 구조가 온라인 공간에서 잘 나타난다고 생각해요. 플랫폼을 활용해 앞으로도 잘 활용해보고 싶어요 - 마고

제이 : 오늘 귀한 말씀해주셔서 감사해요.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면 좋겠지만, 이제 인터뷰를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네요. 오늘 인터뷰는 어땠는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마고 : 캠페인 플랫폼이 이외에도 다양한 플랫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뿐만 아니라 함께 시민참여를 고민하시는 영준, 한솔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네요 :)

영준 : 개인적으로 국민청원이 없어지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다양한 활동들이 빠띠 플랫폼에서 진행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중에는 선거 때 후보자들이 시민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먼저 다가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앞으로도 함께 고민하면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솔 : 저도 영준님과 비슷해요. 시대가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참여 플랫폼이 잘 자리잡았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다양한 것들을 같이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요.

트리 : 이야기를 들으면서 더 책임감도 커지는 것 같네요. 말씀해주신 것을 바탕으로 열심히 고민하고, 나아가보겠습니다 :) 다시 한번 귀한 시간 내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오늘의 인터뷰는 이렇게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07]

시민이 더 앞으로 나설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고민하며 나아갈 우리들. 응원의 엄지를 서로에게 보내며 마무리했다. 앞으로도 빠띠는 시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시민참여를 만들어낼 모든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진행 : 제이, 트리
기록 : 소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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