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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지리산 성삼재~노고단에서 열린 “지리산, 구상나무, 기후행동” 행사. ⓒ 김인호 지리산인 편집장
 
"용서치 마옵소서, 하지만 도와주소서."
 
지리산 성삼재~노고단에 모인 사람들이 '구상나무의 경고음'을 듣고 천지신명께 이같이 빌었다. 유엔이 정한 세계생물종다양성보존의날인 22일 오후 "지리산, 구상나무, 기후행동"이라는 고유제가 열린 것이다.
 
60+기후행동,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이 구상나무 보전을 기원했다.
 
참가자들은 먼저 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 천천히 걸었고, 이후 노고단대피소 앞에서 '고유제'를 지냈다. 고유재는 박경애 춤꾼이 춤으로 바람을 표현했고, '지리산에 햇차 올리기'에 이어 '구례 어린이들의 글 낭독' 등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지리산사람들은 "1970년부터 2006년까지 지구상에 서식하는 생물종의 31%가 사라졌다"며 "이런 추세라면 해마다 2만 5000종에서 5만 종이 사라지고, 20년에서 30년 내에는 지구 전체 생물종의 25%가 멸종하게 된다"고 했다.
 
이들은 "인류가 '불타는 지구'의 불을 끄지 못한다면 인간은 물론 지구상 모든 생명이 지리산 구상나무 처지가 되고 말 것"이라며 "지리산 구상나무 앞에서 우리 모두가 '끝'을 '시작'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행사를 열었다"고 했다.
 
생물종 다양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 이들은 "우리나라 국립공원에는 2만 3016종 생물종(2020년 12월 31일 기준)이 살고 있으며, 국내 기록 생물종의 45%가, 국내 멸종위기종의 60% 이상이 분포하는 생물다양성의 핵심지역이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생물다양성의 보고'라는 국립공원조차 산악열차, 케이블카, 공항 등으로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지리산사람들은 "기후 위기가 가져온 생태계의 변화는 북극의 이야기가 아니다"며 "지리산을 걷다 보면 반야봉, 천왕봉 등에 허옇게 말라죽은 구상나무의 무덤들을 발견할 수 있다"고 했다.
 
지리산 구상나무는 최근 10년간 죽은 나무 수가 3배나 급증하였고, 서서 죽은 나무가 쓰러져 죽은 나무보다 3배나 많다는 것이다. 이들은 "급격한 기후변화에 구상나무는 눕지도 못하고 서서 죽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지리산 구상나무들은 기후위기에 저항하며 살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세석평전, 벽소령 등 일부 지역의 어른 구상나무들 아래에는 1~30cm 어린 구상나무들이 숨죽여 자라고 있다"며 "기후 위기, 우리가 지금 멈추지 않는다면, 힘겹게 살아남은 어린 구상나무들도 선 채로 죽어갈 것"이라고 했다.
 
지리산사람들은 "지리산의 어린 구상나무들이 이곳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의 아이들이 지구의 동식물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지금과의 전혀 다른 길을 선택해야 한다"며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한 '정의로운 체제 전환'에 지혜를 모으고,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고유문을 통해 "천지자연이시여, 이 땅의 인간들을 결코 용서치 마옵소서. 스스로 그러하게 무량억겁 조화와 질서를 품어온 당신의 몸 아닌 것이 없는 것을 마구 파헤치고 자르고 태워서 한라산 구상나무들을 죽이고 다시 지리산 구상나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인간들의 이기심과 오만과 아둔함을 결코 용서치 마옵소서. 하지만 도와주소서"라고 읍소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지리산 구상나무 애처로운 어린 싹들, 무사히 자라나 다시 깊은 숲을 이루고 반달가슴곰이 찾아와 등을 비비고 멀리 간 표범 늑대 여우 호랑이도 돌아와 표범과 만나면 표범과 놀고 여우를 만나면 여우와 노는 오래된 지리산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소서"라고 빌었다.
 
22일 오후 지리산 성삼재~노고단에서 열린 “지리산, 구상나무, 기후행동” 행사. ⓒ 김인호 지리산인 편집장
  
22일 오후 지리산 성삼재~노고단에서 열린 “지리산, 구상나무, 기후행동” 행사. ⓒ 김인호 지리산인 편집장
  
22일 오후 지리산 성삼재~노고단에서 열린 “지리산, 구상나무, 기후행동” 행사. ⓒ 김인호 지리산인 편집장
  
22일 오후 지리산 성삼재~노고단에서 열린 “지리산, 구상나무, 기후행동” 행사. ⓒ 김인호 지리산인 편집장
  
22일 오후 지리산 성삼재~노고단에서 열린 “지리산, 구상나무, 기후행동” 행사. ⓒ 김인호 지리산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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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