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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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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에 출마한 배복주 후보(정의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 전 장애여성공감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정의당사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지금 국회는 너~무 지나치게 '정상적' 아닌가요? 50대 남성 가득한 아재국회, '나 때는 말이야' 하는 '라떼국회'. 저같은 사람이 들어가서 바꿀 때도 되지 않았어요?"

4.15 총선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에 출마한 배복주 후보(정의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 전 장애여성공감 대표)가 기자를 만나자마자 웃으며 한 말이다. 여성, 장애인, 인권활동가 출신. 배 위원장의 정체성은 남성, 비장애인, 법조인 출신이 주류인 20대 국회와는 정반대에 가깝다. 지난 19일 <오마이뉴스>는 배복주 후보를 정의당 당사에서 만났다.

배 위원장은 세 살 때 앓은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인해 걷는 게 불편한 지체장애인이다. 사람들이 말하는 소위 '정상'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그는 그렇기에 더욱 국회 입성을 꿈꾼다고 했다. 그는 "기존 정치권은 장애인을 '역경을 극복한 영웅' 이미지로만 소비해왔다"라며 "저는 약자들 목소리를 국회에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하고 싶다, 제 소수자성과 삶의 경험을 정책으로 이어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정의당이 '차별금지법'을 당론으로 내거는 게 용감하다고 봤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배 위원장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사람은 누구나 차별을 겪으며 산다, (그런데) 지금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말하는 사람이 누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장애인들 투쟁 성과인 엘리베이터로 임산부·노약자 등 모두가 혜택을 보듯, 제 경험도 정의당의 영역을 넓히고, 실재하는 문제의 해결에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내민 심상정, 환하게 웃은 배복주 정의당에 입당한 배복주 장애여성공감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입당식에서 심상정 대표가 내민 손을 보고 환하게 웃고 있다. ⓒ 남소연
 
정의당은 지난 9일 당 전국위원회를 열고, 당시 외부인사였던 조성실·배복주씨의 피선거권(출마권) 부여를 투표해 가결했다. 심 대표는 입당식에서 배 위원장을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려는 정의당의 비전 가치에 딱 맞는 분"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우선은 당내 비례대표 경선을 통과하는 게 그의 첫 번째 과제다. 정책검증·투표 등을 거쳐 비례대표 경선에 출마한 40여 명 후보 중 상위권 순번에 들어야 한다.

배 위원장도 이런 한계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제가 외부에서 온 사람이라 당내 기반이 탄탄하진 않다"라면서도 "제가 살아온 이력과 앞으로의 활동으로 당원들을 설득하려 한다, 후보는 많지만 건강한 경쟁을 통해 최선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배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장애인투쟁 성과인 엘리베이터, 모두가 쓰듯... 차별·배제 경험, 정의당 자산될 것"

- 전국성폭력상담소·국가인권위원회 등 지난 20여 년 동안 장애·여성·인권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해왔다. 그러나 일반 시민들에겐 이름이 낯설 텐데, 본인을 소개한다면.
"저는 장애가 있는 여성이라서 전반적인 인권 이슈에 관심이 많고, 이런 이들과 자주 연대해왔다. 특히 저는 주요한 이슈보다는 사회적으로 묻혀있는 비주류의 이슈에 집중해온 사람이라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일 뿐, 우리는 누구나 살면서 차별을 경험하지 않나.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을 하면서 억울한 이들을 많이 만난 게 큰 자산이 됐고, 약자들이 서로 연대할 때 강해진다는 걸 경험했다. 저는 '차별의 경험'을 편하게 나눌 수 있는 사람이다."
   
4.15 총선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에 출마한 배복주 후보(정의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 전 장애여성공감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정의당사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 정의당 입당 때 본인의 경험이 당의 역동적 확장에 쓰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기존 정치권에선 장애인을 역경을 극복해낸 '영웅' '드라마' 등의 이미지로만 소비해오는 경향이 강했다. 한때뿐이지 그 뒤 이 사람이 어떤 의제로, 어떻게 활동할까에는 큰 관심이 없다. 10년 가까이 이런 장면을 봐오면서 참 안타까웠다.

저는 제가 20여 년간 해온 인권 활동, 성폭력 피해자들을 상담해온 경험, 소수자로 직접 겪은 경험들이 정의당에서 관련한 정책을 만들 때 활용되길 바란다. '장애 여성'이란 단편적 이미지로 소비·활용되는 게 아니라 약자들의 목소리를 국회에 전달하는 통로로서 쓰이길 바란다. 약자들의, 소위 '불편한 언어'를 국회로 자꾸 전달하다 보면, 차별·피해를 겪은 더 많은 사람들이 정의당을 지지하리라 생각한다."
 
- 장애·여성이라는 소수자성이 비장애·남성 등에도 도움이 될까?
"저는 세 살 때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장애인이 됐다. 지체장애인으로 일반학교에 다녔다. 그때는 엘리베이터가 없던 시절이라 (다리가 불편한데도) 늘 5층까지 걸어올라갔고, '나 혼자 이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만 생각했었다. 장애를 사회구조적으로 풀 게 아니라 개인 노력으로 넘어설 수 있다고 여겼던 거다. 그러나 장애여성 인권단체인 '장애여성공감'을 만나면서 '사람들이 같이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하철에 설치돼 있는 엘리베이터가 어떻게 만들어졌나. 장애인들이 정말 오랜 시간, 추운 겨울날 도로에서 쇠사슬로 몸을 묶어가며 피나게 이동권을 주장해 생긴 결과물이다. 그러나 장애인뿐 아니라 임산부·노약자·골절환자 등 교통약자도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나. 사회적 약자들이 투쟁한 성과가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혜택으로 돌아가는 거다. 제 경험도 그렇게 쓰이길 바란다. 소수자들의 목소리와 존재를 인정하고, 불평등한 구조를 바꿔가야 하는 게 국회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이라고 본다."

"차별금지법 당론으로 내건 정의당, 용감하다"
 
4.15 총선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에 출마한 배복주 후보(정의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 전 장애여성공감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정의당사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 장애·여성·활동가라는 시선으로 볼 때 지금 국회는 어떤가. 소수자를 위한 곳이 아니라는 이야기인가.
"정의당 빼고, 지금 국회에서 누구 하나 차별금지법 하자고 말하는 사람이 있나. 차별하지 말라는 법 제정에 누가 나서고 있나. 국회의원들이 자기 시각이 어디로 향하고, 누구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 지금은 그저 자리싸움과 정치적 파워게임, 이해관계에만 매몰된 모습 아닌가. 정치인들이 사회적 약자의 삶을 공부하고 이해해보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게, 많이 게으르다고 생각한다. 
 
제가 정의당을 택한 이유 중 하나는 '용감해서'였다. 당론으로 내걸고, 다음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을 1호 법안으로 내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 법은 '소수자 차별을 더는 하지 말자'는 선언에 가깝다. 일각에선 '법이 만들어지면 장애인·성소수자 욕만 해도 잡혀간다'는 얼토당토않은 루머를 퍼뜨리지만, 방점은 처벌이 아니라 '차별하지 않음'에 있다. 만약 국민 다수가 이에 동의해 법이 만들어지면, 인권은 모두가 공감하는 보편적 시대정신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움직임도 있다. 일부 보수 기독교계는 '성적 지향' 조항을 문제 삼아 계속 반대하고 있다. 이들을 어떻게 설득할 건가?
"먼저 확실히 하고 싶은 건, 차별금지법은 소수자포용법이지 (일부 주장처럼) 동성애법이 아니라는 거다. 차별금지법에는 '종교'를 이유로 차별하면 안 된다는 내용도 있다. 성별로 인한 차별, 출신지역·학력으로 인한 차별, 질병 이력·장애 유무에 의한 차별 등 소수자가 차별받지 않게 하자는 법이다. 보수 기독교계는 마치 '성적 지향'만 전부인 양 말하는데 그렇지 않다. 10여 개 차별금지 사유 중 하나일 뿐이다.
 
두 번째로는 기독교 정신을 말하고 싶다. 성경에서 예수는 누구도 혐오하거나 차별하지 않았다. 예수가 전파한 기독교 사상도 사랑과 포용 아닌가. 그 시대 바람피운 여인을 사람들이 돌로 치려하자 예수는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치라'고 했다. 일부 교인은 '표현의 자유'를 들어 혐오할 자유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논리라면, 언어로 인한 성희롱·성차별도 표현의 자유이니 괜찮다는 말인가? 특히 차별금지법은 처벌이 아니라 권고·시정명령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 '벙어리·절름발이·정신병자' 등 정치인의 장애인 비하 발언이 자주 도마 위에 오른다. 어떻게 보나.
"지난해 장애인 30여 명이 전·현직 국회의원 6명의 장애 비하 발언(정신병자, 벙어리됐다 등)을 모아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 적이 있었다. 인권위는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다'며 사건 자체를 조사하지 않기로 결정해 논란이 됐다. 그러나 저는 인권위가 장애인차별금지법을 근거로 국회에 '권고'했어야 한다고 본다. 인권위 각하를 지켜보며 국회가 더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국회가 더 아프게 지적받고, 지금보다 정당 차원에서 성인지‧장애인지 교육을 더 체계화해야 한다고 본다."
 
- 입당 때, 당선하면 1호 공약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했다.
"조금 바뀌었다. 성폭력상담소와 이윤택‧안희정 대책위 등 제가 한 활동‧이력이 주로 성폭력‧성희롱 피해자들을 만나 상담하는 일이었다. 피해자의 2차 피해가 심각한데 이걸 지원할 법‧제도가 거의 없더라.

예를 들어 가해자 중 열에 아홉은 무고‧명예훼손‧민사 등으로 역고소를 제기해 피해자를 괴롭힌다. 가해자가 주로 권력 중심부에 있다 보니, 피해자는 대부분 직장을 잃고 신변에 위협을 느낀다. 그러나 피해자가 심리적‧신체적으로 쉴 공간은 없다. 만약 당선한다면,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긴급 은신처 등 주거‧생계 지원 그리고 법률‧심리치료 지원 등을 법제화하고 싶다."
 
- 장애여성의 출마가 처음은 아니다(17대 장향숙 열린우리당 의원, 18대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 등). 그럼에도 '장애여성 배복주가 국회로 가야 한다'는 이유가 있다면?
"휠체어 탄 장애여성이 당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기자들이 그를 취재하는 모습을 상상해본 적 있나. 휠체어 탄 장애여성 국회의장은 어떤가. 저는 살면서 여성‧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배제되고 열외된 경험이 아주 많다. '배려'란 이름으로 배제와 열외를 강요하곤 했다. 그러나 제가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을 통과한다면, 휠체어 탄 장애여성 대변인도 상상해볼만 하지 않을까. 이것은 정의당이라서 가능한 상상이기도 하다.

최근 출마선언을 하러 국회 정론관에 갔었는데, 정론관 단상이 제 휠체어 높이에 맞춰 자동으로 내려가더라. 저는 늘 이동 전에 동선을 고민해야 해 내심 걱정했는데 그걸 보고 정말 '깜놀'했다. 국회의 문턱이 지금보다 더 낮아지길 바란다. 저부터 시작해 더 많은 장애인, 이주민, 성소수자들이 국회에 와서 말하고, 돌아다니고, 일하면 좋겠다. 기자는 그런 상상해본 적 있나? 현실이 되면 얼마나 재미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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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기자.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자세히 보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A political reporter. I'm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