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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 불끈 쥔 유승민...새로운보수당 창당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유승민 인재영입위원장이 인사말 하고 있다. ⓒ 남소연

"30년 동안 청바지를 안 입었는데, 오늘 이렇게 입었다."
 
유승민 의원이 30년 만에 청바지를 입었다며 웃었다.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현역의원 8명이 '새로운보수당'을 공식적으로 출범시키는 날이었다. 5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새보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는 당원과 지지자를 포함해 약 2100명이 몰렸다. 주최 측은 앉을 자리가 부족해 급하게 간이의자를 꺼내왔으나, 그마저도 모자라 다수의 사람은 계단에 앉거나 벽에 기대 서 있었다.
 
대부분의 당직자들은 흰색 상의에 청바지로 드레스코드를 통일했다. 유 의원은 30대 초반까지는 청바지를 입었지만 이후 "살도 찌고 (해서) 면바지가 더 편했다"라며 "새보수당의 당론을 지키기 위해 (다시) 청바지를 입었다"라고 전했다.

유 의원은 "여러분들한테 아침에 국회에 오면서 드릴 말씀이 뭘까, 딱 세 마디가 생각났다"라며 "여러분 정말 미안하다, 고맙다 그리고 사랑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몇몇 당원들은 "아니다"라고 화답했다. 울컥하는 지지자도 있었다.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하고, 국민의당과 합당해 바른미래당을 만들었던 유 의원이 다시 바른미래당을 나와 새보수당을 띄우는 순간이었다.
 
유승민 "한국당 개혁 안 됐어, 가다가 죽더라도 내 길 갈 것"
  
종이비행기 날린 새로운보수당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하태경 책임대표를 비롯한 새 지도부와 유승민 의원이 당기를 흔들자 당원들이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 남소연
 
유승민 의원은 "2016년 겨울이었다"라고 운을 띄우며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사 최초의 일을 국회에서 겪고, 33명의 국회의원이 당시 새누리당을 떠났다"라고 회고했다. 그는 "많은 동지들이 따뜻하고, 등 따습고 배부른 곳을 향해서 돌아갔다"라며 "그 분들 가실 때, 한 분도 예외 없이 '들어가서 개혁하겠다'라며 똑같은 말을 하고 갔다"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지난 3년 동안, 우리 동지 현역 의원만 25명이 돌아가서, 들어가서 개혁하겠다던 자유한국당, 지금 개혁됐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리에서 "아니다" "전혀"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보수, 개혁 보수를 지킬 사람들, 우리 5000만 국민 중 그 정신, 그 가치, 그 길을 지킬 사람들은 오늘 이곳 국회 대회의실에 모였다. 우리가 그 길을 지키자"라고 외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유 의원은 "가다가 죽으면 어떻겠느냐"라고 묻자 "괜찮다"라는 화답이 나왔다. 그는 "가다가 내가 죽으면 내 후배가 또 그 길을 갈 것이고, 한 사람씩 한 사람씩 그 길을 가다보면 우리 대한민국 정치가 바뀌어있으리라 확신한다"라고 외쳤다.

이어 "하태경 의원이 (다음 총선에서) 150석을 만들자고 하는데, 저 사람 평소 뻥이 세다"라고 말하며 좌중의 웃음을 유도했다. 유 의원은 "저는 농담 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며 "지금 8석, 80석으로 반드시 만들겠다"라고 총선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같이 하게 되길 바란다"는 유승민에 목례한 권은희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축사에 나선 유승민 인재영입위원장이 연단 아래 권은희 의원과 이동섭 의원을 향해 "오늘 두 분 와주신 거 정말 너무 좋다. 권은희 의원, 이동섭 의원 같이 같은 집에서 꼭 가까운 시일 내에 같이 하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하자, 권 의원이 고개를 숙여 답례하고 있다. ⓒ 남소연
 
특히 유 의원은 축사를 위해 창당대회 현장에 와준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과 권은희 무소속 의원에게 감사를 표했다. 권은희 의원은 유승민 등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바른미래당을 탈당할 때 함께 탈당해 현재 무소속이다. 이동섭 의원은 새보수당 창당 멤버들과 함께 바른미래당 내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을 함께했다. 비례대표이기 때문에 스스로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잃게 되기에 현재까지 바른미래당 당적을 유지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우리 사랑하는 권은희 의원님, 존경하는 이동섭 의원님"이라고 부르며 "정말 진심으로 고맙다, 오늘 두 분이 와주신 게 저는 너무 좋다"라고 표했다. 그는 "마음이 따뜻해진다"라며 "꼭 가까운 시일 내에 같은 집에서 같이 하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축사 나선 권은희 "우리 다시 만날 그날까지..."
 
현재 새보수당 소속 원내 의원은 정병국‧정운천‧지상욱‧오신환‧유승민‧유의동‧이혜훈‧하태경 등 총 8명이다. 새보수당은 이날 집단지도체제를 채택해 정운천‧지상욱‧오신환‧유의동‧하태경 의원 5명의 공동대표 체제를 꾸렸다. 하태경 의원이 초대 책임대표를 맡았으며, 청년 중 두 사람의 공동대표를 추가로 임명할 계획도 밝혔다.
 
관건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의 참여 여부다. 최근 정계 복귀를 선언한 그는 아직까지 바른미래당 당적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변혁 때부터 친안계 의원들이 현 새보수당 소속 의원들과 함께 발을 맞추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위시한 당권파와 각을 세워왔다. 손학규 대표와 유승민 의원 모두 안철수 전 대표에게 '러브콜'을 하는 상황에서, 안 전 대표는 어느 쪽의 손도 들어주지 않고 있다. 소위 '친안계' 의원 중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새보수당으로 당적을 옮긴 이도 아직까지 없다.
  
새로운보수당 창당대회 얼굴 내민 권은희 의원 바른미래당 권은희(광주 광산구을)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이동섭 의원. ⓒ 남소연
 
그러나 이날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권은희‧이동섭 의원 모두 국민의당 출신으로 '친안계'로 분류되는 이들이다. 변혁의 과정에서도 함께 행동했다.

권은희 의원은 이날 축사에서 "유승민 대표께서 새보수당을 창당하며 '변혁 의원들이 여전히 창당 정신이 유효하다고 믿는지 묻고 싶다'라고 했다. 거기에 답변 드리려고 왔다"라고 입을 열었다.
 
권 의원이 "창당 정신, 여전히 유효하다"라고 외치자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그는 "개혁보수와 합리적 중도가 상식과 합리의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하는 창당 정신을 가진 우리가 다시 만나는 날이 짧으면 짧을수록 새 대한민국이 더 빠르고 힘차게 열릴 것"이라며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되는 그날까지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자"라고 호소했다. 사실상 여지를 남긴 셈이다.
 
이동섭 의원도 "의원 한 분 한 분 비롯해 많이 정들고 변화와 혁신 위해 노력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라며 "우리 정치가 양극단으로 치우쳐 있는 상황에서, 같은 변혁 동지들이 변화와 혁신을 통해서 정치 개혁하겠다는 일념으로 한목소리를 냈던 기억이 있다"라고 회고했다. 그는 "사람은 언제나 헤어짐이 있고 만남이 있다"라고 덧붙이며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닻 올린 새로운보수당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새롭게 선출된 지도부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 왼쪽부터 유의동 공동대표, 하태경 책임대표, 오신환 공동대표. ⓒ 남소연
 
하태경 책임대표는 이날 창당대회를 마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동섭 의원은 혼자 온 게 아니라 나머지 비례의원들의 대표로 오신 것"이라며 "그렇게 말씀하셨고, 저도 그렇게 연락받았다"라고 전했다. "우리가 세간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갈등‧반목하는 관계는 전혀 아니다,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라는 것.
 
오신환 공동대표도 "개별 의원들이 본인들이 판단할 수 있는, 시간적‧물리적 여유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안철수 전 대표와 개별적이고 직접적인 소통은 없지만, 복귀를 선언하셨고, 저희로서는 애시당초 말씀드린 바와 같이 유승민‧안철수가 함께 중도개혁보수의 비전을 보이겠다고 한 부분이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언제든 함께 뜻을 해주기를 바란다"라며 "나머지 7명도 함께할 수 있다면 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재 비례대표로서 바른미래당에 남아 있는 친안계 국회의원들의 거취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날 바른미래당에 해당 의원들의 제명 등을 요구할 것인지 묻는 질문이 나왔으나 다섯 명의 공동대표들은 이에 답하지 않았다.
 
보수대통합에는 '유승민 3원칙' 견지
  
닻 올린 새로운보수당...파이팅 외치는 유승민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새롭게 선출된 지도부와 함께 유승민 의원 등이 참석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남소연
 
보수대통합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하태경 대표는 "원론적인 말씀을 드려야할 것 같다"라며 "통합에도 이기는 통합이 있고, 지는 통합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기는 통합은 새로운 통합, 지는 통합은 낡은 통합이다, 새로운 통합은 유승민 의원이 밝힌 '유승민 3원칙'에 입각한 중도보수 통합이고, 지는 통합은 극보수통합"이라는 설명이었다. 하 대표는 "유승민 3원칙이 실현되는, 탄핵의 강을 넘고, 개혁 보수로 나아가고, 낡은 집을 허물고 큰 집을 짓는 원칙에 동의하면 힘을 합친다"라고 말했다.
 
보수대통합 논의가 진전되면 새보수당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총선을 치를 수도 있는지 묻는 말도 나왔다. 하 대표는 "창당날에 너무 잔인한 질문"이라고 웃어 보이며 "보수를 완전히 새롭게 바꾸겠다는 창당정신을 끝까지 가져갈 것"이라고 에둘러 답했다.

그는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서도 새보수당 이 분들은 단합해서 끝까지 간다"라며 "우리는 보수의 정의당이 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집권이 목적이다"라고 선언했다. 이어 "총선에서 1당하는 게 목적이고, 목적의 실현을 위해 야권의 빅뱅을 만들겠다, 야권의 새판을 짜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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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