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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중 으뜸은 다섯 개의 연분홍 꽃잎이 모여 하나의 꽃을 이룬 왕벚나무이다. 꽃잎의 화사한 군집이 이뤄져 꽃 터널이 된 왕벚꽃은 봄의 하이라이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해는 봄이면 왕벚꽃이 봄바람 휘날리며 꽃잎을 흩날린다.
 
봄바람에 화들짝 핀 벚꽃들이 진해를 덮고 있는 이 계절은 벚꽃의 대향연인 진해군항제가 펼쳐지는 시기다. 벚꽃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환상적인 궁합, 진해군항제가 열흘 동안 환희의 꽃세상을 여좌천을 비롯해 경화역, 안민 고갯길, 장복산, 제황산 등에서 펼쳐진다.
 
벚꽃 길을 따라 시원한 바다와 걷는 낭만길, 진해드림로드
 
진해 벚꽃축제ⓒ 최정선
 
창원에서 안민 고갯길로 접어들어 진해로 진입했다. 진해드림로드를 먼저 보고 진해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평일인데도 안민고개 주차장은 만석이다.

바다와 경계를 접하는 창원시 진해구는 견고한 산들이 성벽처럼 이어져 있다. 봄이면 로맨틱한 벚꽃 천국으로 변하는 안민 고갯길에서 만나는 진해드림로드의 하나인 천자봉 해오름길이 있다. 벚꽃 활짝 핀 길을 따라 시원한 바다를 보는 낭만적인 길이다. 이곳은 2008년 산기슭을 잇는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진해드림로드는 산줄기의 4부 능선 언저리에 이어져 있다. 총 4개 구간 27km로, 구간을 열거하자면 장복 하늘마루길(4km, 약 1시간 40분), 천자봉 해오름길(10km, 약 4시간 10분), 백일 아침고요산길(5.6km, 약 2시간 20분), 소사 생태길(7.8km, 약 3시간 15분) 등 4개 코스가 있다. 그중에 천자봉 해오름길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살구빛 벚꽃이 피면 탐방객뿐만 아니라 천자봉 해오름길을 촬영하고자 전국에서 사진가들이 모여든다. 진해드림로드 중에서도 진해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코스이기 때문이다.

안민 고갯길 주차장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전망대가 보이고 그 옆 작은 카페가 있다. 그리고 커다란 세움 간판 역할을 하는 돌에 '진해드림로드'라는 글을 볼 수 있다. 이곳이 진해드림로드의 촬영 포인트지만 전봇대 두 개가 시야를 가려 더는 드림로드의 S자형 길을 촬영하기가 어렵다.

벚꽃 축제가 시작되면 안민 고갯길 역시 주말에는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되고 셔틀버스만 운행한다. 길을 따라 벚꽃과 함께 걸어도 좋고 진해만 너머 코발트빛 바다와 도란도란 이야기해도 좋다.
 
화려한 중국 황실 부럽지 않은 여좌천
 
조명 장식으로 화려한 여좌천. 밤이 찾아온 강변의 화려함이 중국 황실이 부럽지 않다.ⓒ 최정선
 진해 북원로터리의 북쪽 길로 들어서면 여좌동으로 동네 전체가 꽃 터널이다. 동네를 가로지르는 여좌천 변의 벚꽃길은 사람반, 꽃반으로 정신이 혼미하다. 드라마 <로망스> 촬영지로 유명해진 여좌천은 흐드러지게 핀 벚꽃 터널과 유채꽃 어우러진 개울 길이 멋지다.

여좌천 벚꽃 터널은 사랑이 샘솟는 연인뿐만 아니라 친구, 가족과도 걷기 좋은 곳이다. 봄 햇살 아래의 벚꽃 향에 취해보는 것도 좋을 듯. 벚꽃을 찰나의 꽃이라 하듯 올봄의 벚꽃은 봄비와 함께 곧 흩날릴 것이다. 사실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벚꽃이지만 막상 꽃놀이하려 들면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상춘객들은 봄을 아쉬워하며 빠르게 흐른다. 화들짝 피었다가 일순간 우수수 떨어져 꽃비가 되는 터라 꽃놀이 상대로 만만치 않다. 찰나의 봄, 벚꽃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은 일상에 찌들어 곤두박질치기 일쑤다.
 
진해 벚꽃축제ⓒ 최정선
 
진해 여좌천의 벚꽃 터널은 낮엔 봄볕을 받은 개천이 아름답고 밤엔 조명으로 더 화려해진다. 개천 변에 장식해 놓은 우산, 하트 장식과 조명이 벚꽃과 빛난다. 벚꽃 밤놀이로 들뜬 마음이 상기된다. 밤이 드리워진 여좌천은 화려한 장식과 조명이 뒤덮여 중국 황실을 연상시킨다.
 
명경지수는 여기가 으뜸, 진해 내수면환경생태공원
 
진해 벚꽃축제ⓒ 최정선
진해 내수면환경생태공원은 벚꽃과 멋들어지게 저수지와 어우러져 지친 심신을 달래기에 딱 좋다. 이곳은 뛰어난 자연환경과 우수한 습지 생태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벚나무가 축 늘어져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하는 풍경은 가히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파릇하게 물오른 버드나무의 연둣빛에 벚꽃의 연분홍빛이 앙상블을 이루면 물 위에 데칼코마니를 찍는다.

봄꽃 완연한 진해 속의 멋진 공원을 보는 순간 용비지 반영이 떠올랐다. 서산까지 미친 듯이 잠 안 자며 갔던 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물가로 쭉 벋은 벚꽃 가지 끝에서부터 물안개 피어오른다면 쉽게 발을 떼지 못할 것이다. 신록과 봄꽃들의 은은한 향기는 반영을 따라 자박자박 걷는 내내 오감(五感)으로 느꼈다.

해마다 벚꽃이 필 즘 전국의 유명 호수들은 밀려드는 사진작가들로 몸살을 앓는다.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진해 내수면환경생태공원은 여좌천에 가려 한적하다. 맑은 날의 반영이 멋진데 오늘은 하늘이 영 꽝이다. 멋진 반영 사진은 주변의 꽃과 어우러진 풍경이다. 남들이 부러워할 풍경을 찍고 싶다면 벚꽃의 개화시기를 맞추는 것이 필수다. 또한 주변의 파릇하게 돋아나는 나뭇잎의 신록도 마찬가지.
      
바람이 없는 맑은 날씨도 변수다. 여타 주변 조건이 충족되면 반영의 명장면 명경지수(明鏡止水)가 펼쳐지는 사진을 수렴할 수 있다. 주변의 모든 풍경이 물 위에 비치는 진기한 풍경은 명불허전(名不虛傳)이 되고도 남음이다. 
 
벚꽃 소식 실은 열차가 멈춘 경화역
 
진해 벚꽃축제ⓒ 최정선
진해 여행의 압권은 낭만적인 벚꽃이다. 여기에 추억의 기차마저 더해진다면 낭만은 배가 된다. 진해가 딱 그런 곳이다.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벚꽃이 은하수 터널로 만들고 그 사이로 들리는 기적소리가 정감 있다. 간이 경화역 벚꽃 터널은 잊지 못할 추억을 담아줌과 동시에 꽃 세상 속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느끼게 했다.

진해 군항제의 상징은 누가 말할 것도 없이 천변에 핀 벚꽃이 멋진 여좌천과 벚꽃 사이로 지나가는 열차이다. 특히 경화역에서 세화여고에 이르는 800m 벚꽃 풍경과 철로의 조화는 낭만 그 자체다. 지금은 폐역이 된 경화역. 벚꽃이 역으로 상춘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경화역은 한국 철도 진해선의 역으로 88년을 달려온 열차가 운행을 중단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벚꽃이 아름답기로 입소문을 타며 경화역에 열차가 잠시 운행되었다. 은하철도 999 열차든, 정감 깊은 무궁화든 진해 군항제에 맞춰 경화역으로 열차가 달렸던 그때가 그립다. 기차가 지나간다는 경적 소리가 들리면 구름떼처럼 탐방객들이 철로 양옆에 서서 셔터를 눌렀던 그 시절.

아쉽게도 2015년 2월 1일부터 기차 운행이 중단된 상태로, 더 이상 달리는 기차는 찍을 수가 없다. 대신 경화역은 폐쇄 후, 공원으로 꾸며졌고 그곳에 열차가 전시돼 있다.
              
2019년 진해군항제의 전야제가 3월 30일부터 창원시 진해 중원로터리를 비롯한 진해 전 지역에서 펼쳐졌다. 이번 주말부터 진해에 관람객들이 넘쳐나 걷기조차 힘들다. 반드시 차량통제 구간을 확인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무료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 행사문의: 진해군항제축제위원회(055.552.8523~3)
창원시 문화예술과(055.225.2341~6)
* 교통문의: 창원시 대중교통과(055.225.4291~6)
* 제57회 진해군항제 기간: 2019.04.01(월)~2019.04.10(수)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생각없이 경주> 저자입니다. 블로그 '3초일상의 나찾기'( https://blog.naver.com/bangel94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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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한국여행작가협회 정회원). <생각없이 경주>, <내일도 통영섬> 저자이며 여행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에디터.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은경의 그림책 편지',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를 연재합니다. 2017년 그림책에세이 '하루 11분 그림책 짬짬이 육아'를 출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