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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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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여기 계신가 모르겠는데. 나경원 원내대표님께 묻겠습니다. 정말 이 말이 사실입니까? 공정한 선거제도가 만들어지면 정의당이 교섭단체가 돼서 반대한다고 하신 것이 정말 사실입니까?"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나경원 자유한국당(한국당) 원내대표를 향해 연거푸 질문을 던졌다.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한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다. 나 원내대표가 지난 18일 공식 회의석상에서 여야 4당이 공조하고 있는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정의당을 교섭단체로 만들어 주는 선거제"로 표현한 것을 되받아친 것이다.

윤소하 "나경원, 누가 국민을 무시했나"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을 하는 도중 자유한국당에 대한 비판을 하자,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 대다수가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 이희훈
 
"(윤소하) 들어와!"
"들을 것 없다. 나갑시다."

 
윤 원내대표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한국당 의원들이 모두 일어나 본회의장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연설 시작 후 3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나 원내대표는 뒤에서 의원들을 향해 나오라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정유섭 의원만이 홀로 자리를 지켰지만, 정 의원 역시 5분 여 만에 자리를 떴다.
 
윤 원내대표는 멈추지 않고 질문을 이어갔다. 홀로 앉은 정 의원을 향해 "한 분 남아계시니 말한다"고 너스레를 떨자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석에서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정 의원은 "내가 정개특위라서 그렇다"는 외마디를 남겼다. 박주민, 이철희 의원 등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퇴장 하는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듣고 가라" "싫은 이야기도 들어야 한다면서요?" "자리에 앉아라"는 말을 던졌다.
 
윤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 포함, 여야5당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 15일 '연동형 비례대표 적극 검토'를 합의한 사실을 들어 "그러나 1월이 다 되록 한국당은 정개특위에 어떤 안도 내지 않았고 결국 1월말 합의 처리 약속도 무산됐다"면서 "양심이 있으면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라, 누가 국민을 무시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일 비교섭단체 대표 발언에 나선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선거제도 개혁안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15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서명한 문건을 들어보이고 있다. ⓒ 이희훈
 
한국당이 홀로 반대하고 있는 선거권 18세 하향 조정안에 대해서는 "더이상 대한민국의 청소년을 모욕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나 원내대표는 선거권 하향에 "고등학교 교실에 이념과 정치가 들어간다, 현재 교육감이 좌파 교육감이 다 장악하고 있다"며 이념적 편향성을 이유로 반대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윤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오직 우리만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선거 연령을 19세로 제한하고 있다"면서 "우리 청소년들이 무엇이 부족해서 안 된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획일화된 역사교과서를 반대하고 촛불을 들어 대한민국을 바꿨던 지금 청년들이 바로 2년 전 고등학생들이었다"고 말했다.
 
"한국당에 노동 정책이 있습니까?"
 

한국당을 향한 송곳 질문은 노동문제로도 이어졌다. 청년 최고위원인 신보라 의원 등이 발의한 의무지급 대상에서 주휴수당을 제외하는 법안 등이 타겟이 됐다.
 
윤 원내대표는 "사용자와 노동자가 합의하면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법안을 발의한 게 말이 되나"라면서 "노조에 가입돼 있지 않은 노동자가 전체 90%로 노조도 없는 저임금 노동자가 사용자 앞에서 주휴수당 지급을 당당히 요구할 수 있다고 보나, 노동 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지적했다.
 
다만 윤 원내대표는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합의를 촉구한 정부 여당에도 쓴소리를 던졌다. "왜 자꾸만 개혁을 해놓고 다시 뒤로 돌아가느냐"는 질타였다. 그는 "6개월 동안 탄력근로제를 적용하면, 무려 3개월 64시간 연속 근로가 가능하게 된다"면서 "사실상 만성과로 합법화 법안이며 과로사를 조장하는 법안이다"라고 강조했다.
 
"창원 선거는 박근혜 망령과 노회찬 정신의 싸움"
 
"이번 창원 선거는 되살아나고 있는 박근혜의 망령과 노회찬 정신과의 싸움입니다."
 
윤 원내대표는 연설을 마무리하며 고 노회찬 의원의 이름을 꺼냈다. 노 의원의 지역구였던 창원 성산의 보궐 선거가 오는 21일부터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민중당 등 진보 진영 단일화 움직임을 시작으로, 정의당은 노 의원의 지역구를 한국당에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는 상황이다.
 
윤 원내대표는 "노동자, 서민을 대변하는 정의당 후보가 한국당 후보와 경합을 벌이고 있다"면서 "6411번 버스를 기억하고 이름 없는 투명인간을 정치의 주인으로 세우기 위해 이번 창원선거에서 반드시 당선 되겠다, 노 의원의 유지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의 연설이 종료된 직후 외교·통일·안보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이 이어지자 한국당 의원들도 속속 자리에 복귀했다. 윤 원내대표의 연설 중간 중간에도 임이자, 정진석, 김성원, 유기준, 조경태 의원 등이 하나 둘 들어왔다. 임 의원은 특히 윤 원내대표가 대북 정책을 언급하며 한국당을 향해 "평화가 두렵느냐"고 질문한 대목에서 "똑바로 알고 말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연설문 다 못 읽어봤지만, 항의 표시로 퇴장"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을 하는 도중 자유한국당에 대한 비판을 하자, 나경원 원내대표가 심각한 표정으로 일어나 동료 의원들에게 본회의장에서 나오라고 손짓하고 있다. 이후 나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 대다수는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 이희훈
 
한편 나 원내대표는 본회의장을 빠져 나가며 기자들과 만나 "사실 연설문을 다 못읽어봤다, 우리 의원님들이 더 들을 수 없다고 해서 항의의 표시로 퇴장했다"면서 "비교섭단체 연설 끝나고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 바로가기] 한국당 의원들 퇴장하게 만든 윤소하 원내대표 연설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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