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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원하는가? 그 무엇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생각을 멈춰라. 지금 당장 꿈꾸는 목표를 위해 행동에 나서라.
작은 실천의 행동력이 꿈을 현실로 바꾸는 변화의 시작이다.
평범한 공무원이었던 내 삶의 변화는 한 걸음 내딛는 순간 시작되었다.
 
사하라에 첫발을 내디딘 건 마흔 즈음이었다. 2003년 4월, 빅듄(Big Dune) 위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안도감도 잠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지구상 최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함께 달릴 수 있을까? 사람은 평생 자신의 능력의 3%밖에 써보지 못하고 죽는다는데, 나의 능력은 어디까지인지 가늠할 수 없는 흥분과 긴장감이 교차했다. 살을 파고드는 태양열을 가르며 모래와의 사투 끝에 243km를 달려 나는 기어코 결승선을 통과했다. 내 삶의 가치가 생각이 아닌 행동으로 빛나는 순간이었다.
 
꿈을 현실로 바꾸는 변화의 시작은... 첫걸음을 떼는 것 ⓒ 김경수
   
도전, 용기가 아닌 행동에 달렸다

16년 전 처음 도전한 사하라 사막을 시작으로 지구상 곳곳의 사막과 오지를 달렸다. 대부분의 레이스는 평균 5박 7일(하루는 24시간 무박 레이스) 동안 외부의 지원 없이 수백 km를 제한된 시간 안에 자신의 식량과 장비를 짊어지고 달려야 했다.

그렇게 고비 사막과 타클라마칸사막을 건넜고, 알프스 산맥을 달렸다. 그랜드캐니언과 피시리버캐니언도 넘었다. 호주 대륙과 부탄 파로 계곡을 넘고 우유니 사막과 아타카마사막도 건넜다. 인도와 스리랑카 정글을 뚫고 히말라야 임자체 코앞까지 올랐다. 그간 달려온 거리만 해도 4000km가 넘는다.
 
운동을 전업으로 하는 사람이라서? 아니다. 휴가가 많은 혹은 휴가를 쉽게 낼 수 있는 직장인? 아니다.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직업? 물론 아니다. 지하철에서 흔히 부딪히는 샐러리맨 중 한 명일 뿐이다. 어떻게 가능하냐고? 평범한 직장인,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중년 아저씨가 해낼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기어코 지구의 끝 언저리 우유니사막에 섰다. ⓒ 김경수
 
2013년 11월, 시각장애인 이용술씨가 나의 레이스에 함께했다. 5박6일 동안 캄보디아 북서부 정글 220km 레이스였다. 많은 오지를 경험한 나에게도 힘든 코스였기에 용술씨에게는 더욱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레이스 둘째 날, 결국 사달이 나고 말았다. 흙탕물과 땀으로 뒤범벅된 채 용술씨의 발바닥 전체가 물집으로 만신창이가 된 것이다. 어쩌면 용술씨를 향해 미련한 도전이었다고 혀를 찰 수도 있다. 그에게 끝을 알 수 없는 수십 km의 밀림과 습지는 지옥의 길이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피눈물 나는 고통을 참아냈고, 결국 나와 함께 레이스를 끝까지 완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술이는 지옥의 레이스를 용케 넘어섰다. ⓒ 김경수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수없이 많은 좌절을 만난다. 그리고 너무도 당연한 듯 포기를 선택한다. 능력이 부족해서 포기하고, 자신이 없다며 포기하고, 세상 사람들의 힐난이 두려워 포기한다. 그리고 말한다. 나의 한계는 여기까지라고.
 
사람들은 평소 자신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잘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 잘 알지 못하는 만큼 가지고 있는 능력조차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나 역시 특별하게 뭔가를 잘하거나 내세울 것이 없었다. 레이스에 출전할 때마다 여전히 '과연 도전과 열정만으로 사막과 오지를 횡단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하지만 행동하지 않으면 잠재된 능력의 한계를 가늠할 수 없다. 때로는 계산보다 행동을 먼저 해야 할 순간이 있다.
  
1. 한계는 넘어서라고 존재하는 경계일 뿐, 나의 한계는 내가 정한다. ⓒ 김경수
 
한 걸음, 삶의 변화가 시작된다

주변 환경이 힘겹고 고난의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낙담하기보다 정을 든 석공의 심정으로 자신을 다듬고 담금질해야 한다. 사막과 오지에서 나는 늘 그 마음을 되새긴다. 누구의 도움도 기대할 수 없는 대자연 속에서 나는 나약한 자신의 일면을 끊임없이 긴장시키고 채찍질하며 무거운 발걸음을 한 걸음씩 내딛었다.

그리고 사막과 오지에서 돌아오면 '한 걸음 더'라는 행동력이 자양분이 되어 일상을 살아가는 힘을 얻고 있다. 업무에 쫓겨 사는 평범한 직장인, 휴가를 내는 것만으로도 회사와 가정의 눈치를 봐야 하는 중년의 가장이었던 내 삶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 걸음 더’라는 행동력은 내 삶의 자양분이 되었다. ⓒ 김경수
 
일과 삶에서 '한 걸음 더'를 실천하면서 평범했던 삶은 더 이상 평범하지 않은 삶이 되었다. 삶과 일에서 실천한 행동력이 주변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그것은 직장 동료들이 부러워하는 '대한민국 청백봉사상'으로 돌아왔다.

인생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진다고 했던가? 이후 나의 경험을 듣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아졌고, 남들 앞에 서는 게 죽을 만큼 두려웠던 나는 지금 대한민국 명강사(128호, 한국강사협회)의 칭호로 여러 강연장과 무대에 서고 있다. 그간 3권의 책도 출간했다. 물론 직장도 여전히 다니고 있다.
 
나는 지금도 사막과 오지를 달리는 러너이고 현역이다. ⓒ 김경수
 
목표가 없으면 잠재된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 보이지 않는 과녁은 명중시킬 수 없다. 목표를 몰각시키는 주적은 잡념이다. 잡념이 쌓일수록 할 수 없는 핑계가 꼬리를 물고 떠오른다. 하기 싫은 이유를 들이댈수록 목표는 잊혀간다. 나 역시 그만 멈추고 싶을 때가 있지만, '지금 아니면 할 수 없다'는 분명한 이유로 한 걸음을 내딛었다.

삶의 목표가 잡념으로 가려지려 할 때 내딛은 작은 한 걸음은 목표에 더 가까워질 수 있게 하고, 그래서 목표를 더 잘 보이게 만든다. 너무 비장한 한 걸음일 필요는 없다. 그저 내딛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 작은 행동이 목표를 향한 열정의 끈을 놓지 않게 만들고, 그 끝에 이르게 한다.
 
생각하는 것보다 행동하고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힘이다. ⓒ 김경수
 
2019년 기해년(己亥年) 새해가 열렸다. 모두의 마음속에는 소망하는 것이 있다. 남들은 이해하지 못할 가슴속 열망이 자라 숨 쉬고 있다. 굳이 사막을 달리지 않아도 상관없다. 인생에는 달리기보다, 사막을 건너는 것보다 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끝까지 가보고 싶은 열망'을 현실로 끌어내는 일이다. 한 걸음 내딛어야 한다. 시작하되 늘 처음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혼신을 다한다면 생애 최고의 순간은 더 자주 찾아올 수 있다. 아는 것보다, 생각하는 것보다 행동하고 실천하는 게 힘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글은 헬로우 넥센(계간지) 2019년 신년호에 송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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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행을 핑계삼아 지구상 곳곳의 사막과 오지를 넘나드는 조금은 독특한 경험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나를 오지레이서라고 부르지만 나는 직장인모험가로 불리는 것이 좋다. <오마이뉴스>를 통해 지난 10년 넘게 인간의 한계와 사선을 넘나들며 겪었던 인생의 희노애락과 삶의 지혜를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