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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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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제화공들이 4일 오후 서울 성동구 구두전문 브랜드 미소페 본사 앞에서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며 폐업한 미소페 경영진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이희훈
 
"최저임금이 너무 많이 올라서 30년 함께 일해온 직원을 눈물을 머금고 해고했다, 이런 기사를 봤는데 제가 눈물이 나더라. 아니, 30년을 한 직장에서 데리고 일을 시켰는데 어떻게 30년 동안 최저임금을 줄 수가 있느냐."
- 2일 JTBC 뉴스룸 신년특집 토론회에서 유시민 작가가 한 말

새해 화제가 된 이 말을 실감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거친 손의 중년 제화공. 그는 자신의 처지가 한스러운지 깊은 숨을 몰아쉬며 "내일모레가 설인데 (제화공인) 우리 부부가 한 달에 버는 돈은 100만 원에 불과하다"라며 "우리가 30년 넘게 일했는데 이 정도 대우 받는 게 비참하다"고 힘겹게 말했다.
 
그는 구두 전문 브랜드 '미소페'의 하청공장에서 남성 신발을 만드는 노동자 이성기씨다. 이씨와 함께 미소페 하청공장에서 함께 신발을 만들던 동료들은 최근 실업자가 됐다. 미소페 1공장(이하 1공장 슈메이저) 사장이 '중국으로 공장을 옮기겠다'며 지난달 26일 갑자기 폐업을 했다. 결국 미소페 1공장에 소속됐던 그의 동료 제화공 25명은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됐다.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와 공장폐업으로 실업자가 된 제화공들은 4일 오후 서울 성동구 미소페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소페 본사는 위장폐업을 하고 중국으로 공장을 옮긴 미소페 1공장에 대해 책임을 미루지 말고 제화공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기자회견 이후 제화공들은 '미소페 구두를 사는 시민들을 직접 만나 자신들의 처지를 알리겠다'며 서울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인근 백화점으로 행진을 했다.
 
"하청공장 폐업, 미소페가 중심에 있다"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제화공들이 4일 오후 서울 성동구 구두전문 브랜드 미소페 본사 앞에서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며 폐업한 미소페 경영진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이희훈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제화공들이 4일 오후 서울 성동구 구두전문 브랜드 미소페 본사 앞에서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며 폐업한 미소페 경영진을 규탄하는 집회를 마치고 행진을 하고 있다.ⓒ 이희훈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제화공들이 4일 오후 서울 성동구 구두전문 브랜드 미소페 본사 앞에서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며 폐업한 미소페 경영진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이희훈
 
이날 본사 앞에 모인 제화공들은 한목소리로 "4대 보험도 없기 때문에 실업급여조차 받을 수 없는 처지"라면서 "미소페 사측은 대법원이 도급계약 제화공을 노동자로 인정하면 4대 보험을 들어주겠다고 약속해 놓고, 지난해 12월 막상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약속을 뒤집고 공장을 폐쇄했다"고 성토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구두전문업체 '탠디'의 제화공들이 파업으로 자신들의 상황을 알린 뒤 제화공들의 노조 가입 역시 빠르게 확산됐다. 대법원은 지난달 구두회사 '소다' 등에서 일했던 제화공들에게 회사가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을 내렸다. 이대로라면 미소페 제화공들은 대법원 판례에 맞춰 퇴직금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럴 것이 미소페 역시 십수 년 간 구두제작에 따른 공임을 올리지 않았다. 지난 10월 노사가 단체협약을 맺은 이후 기존 5500원에서 6800원으로 공임이 인상됐다. 이는 미소페 1공장뿐 아니라 6공장(LK)과 7공장(원준)등 미소페의 다른 하청 업체도 동시에 적용됐다. 여기서 1공장은 한걸음 더 나아가 지난달 1일부터는 200원을 더 인상하기로 노사가 단체협약을 맺었다.

노조는 각각의 미소페 하청업체 사장들과 단체협약을 진행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단체협약 당시에 원청인 미소페 측에서 나와 협상을 모두 지켜봤다"고 덧붙였다. 

미소페 "공장을 세울 능력도 의지도 없다"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제화공들이 4일 오후 서울 성동구 구두전문 브랜드 미소페 본사 앞에서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며 폐업한 미소페 경영진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이희훈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제화공들이 4일 오후 서울 성동구 구두전문 브랜드 미소페 본사 앞에서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며 폐업한 미소페 경영진을 규탄하는 집회를 마치고 행진을 하고 있다.ⓒ 이희훈
 
제화공들은 월급제가 아닌 회사가 요구하는 구두 숫자대로 구두를 만들어 돈을 받는 '개수임금제' 형태로 급여를 받고 있다. 많이 일하면 일할수록 급여가 올라가는 시스템인데, 특수고용노동자인 제화공은 한 명 한 명이 하청업체와 계약한 개인사업자다. 이 때문에 구두제작에 따른 공임을 올리기에 수십년 동안 어려움이 컸다.
 
미소페 1공장 제화공 김명수씨는 "지난여름 단가 좀 올려달라고 농성하자 본사는 일감 자체를 줄여버렸다"면서 "이제는 그것도 못마땅한지 중국으로 공장이 간다며 퇴사하라고 한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지난해 미소페는 7% 성장했다는데 우리(제화공)는 1%도 성장하지 못했다"면서 "우리가 어떤 심정으로 이 거리에 나왔는지 국가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미소페는 지난해 105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7%의 성장을 이루었다고 알려졌다.
 
이에 대해 원청인 미소페의 관계자는 "하청은 완전한 독립된 사업주(체)"라면서 "미소페가 거래하는 생산 공장(하청)만 열 몇 군데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청인 미소페도) 피해자다"라면서 "1공장에서 독자적으로 생산한 제품이 갑자기 중단돼서 그만큼 피해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미소페 관계자는 "독립된 사업주가 개인사정으로 폐업을 하고, 말 그대로 자기도 먹고 살기 위해 중국으로 가서 다른 회사랑 거래를 하겠다고 말한 것"이라면서 "저희가 거기랑 거래했다는 이유로 저희를 나쁜놈으로 모는 것은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저희(미소페)는 공장을 운영할 능력도 의사도 없다"면서 "저희 같은 중소기업은 일일이 대응할 능력도 여력도 없다"고 말했다. 미소페 하청인 1공장 슈메이저의 폐업은 본사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한편 노조는 공장폐업으로 실업급여조차 받지 못하는 25명의 제화노동자들에 대한 긴급구제를 정부에 요청했다.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제화공들이 4일 오후 서울 성동구 구두전문 브랜드 미소페 본사 앞에서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며 폐업한 미소페 경영진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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