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정치

포토뉴스

 
악수하는 김병준-정우택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입장하며 정우택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 남소연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2월로 다가온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교통정리에 들어갔다. 각 계파별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당원권 정지 해제, 구체적인 선거 일정, 당협위원장 교체 등을 직접 관리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28일 오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했다. 참석자들마다 다양한 의제들을 쏟아냈지만, 주로 당내 문제에 대한 언급이 이어졌다.
 
당내 문제 두고 저마다 한마디씩 보탠 중진들
 
내년 차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점쳐지는 정우택 의원은 "건설적 의원들의 의견 개진에 대해 '계파의 목소리다'라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라며 "비대위원장의 '계파 대결 구도를 살려서 덕을 보려는 시도는 용납하지 않겠다'라는 원론적 말씀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지금 어떤 계파가 무슨 표현을 해서 그런 말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평했다. 그는 "걱정되어서 한 말이겠지만, 국민과 당원에게는 또 다른 불안과 불만을 야기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또한 "기우에서 말씀드리는 것"이라면서도 "비대위가 유종의 미를 거둬가는 이 때에 당협위원장 교체 문제가 화합과 발전의 토대로 이어져야지 분열과 갈등의 씨앗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른미래당에서 5~6명이 '기습 복당'되고 그 분들이 당협위원장으로 들어온다는 소문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원내대표 선거 일정과 전당대회 룰에 대한 정리도 요구했다.
 
굳은 표정의 정우택-유기준 자유한국당 정우택, 유기준 의원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 남소연
원내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유기준 의원은 "우리 당의 당헌‧당규가 있는데 편리한 건 그대로 적용하면서 그렇지 않은 건 당헌‧당규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검찰에 기소된 의원 중에서 당원권이 정지되지 않은 의원도 있다"라면서 "비대위에서 조속히 문제점을 개선하든지 아니면 통합적 결정 기준을 만들어 빠른 시일 내에 적용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당원권이 정지되어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는 물론 투표를 할 수 없는 의원은 총 9명이다. 이 중 대부분은 친박계로 분류되는 상황이다. 친박계에서는 원내대표 선거 전에 이들의 당원권을 복구시켜주거나, 혹은 검찰에 기소되었으나 당원권이 정지되지 않은 비박계 의원까지 당원권을 정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군현 의원은 당협위원장 물갈이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는 "당무감사를 통해서 이제 당협위원장 교체한다면서 특정 계파의 사람을 잘라낸다는 이야기가 자꾸 나온다"라며 "의사가 환자를 수술했으면 병이 나아야지 병이 더 악화되면 아무 소용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어떤 원외위원장이 됐든, 교체를 한다면 그 사람보다 더 나은 사람 있다는 정보나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라며 "꿩 잡는 게 매인데, 선거라는 게 당선이 되어야 하는데, 그 사람이 좀 부족하더라도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면 교체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자꾸 애쓰는 당협위원장을 흔들면 안 된다"라고 당부했다.
 
대화하는 정진석-나경원 자유한국당 정진석, 나경원 의원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 남소연
정진석 의원은 "충정 어린 이야기들이겠지만, 민정수석실에서 검찰 가이드라인 주듯 (비대위원장에게) 너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안 드리는 게 좋다"라면서 "(비대위원장은) 오직 상식과 국민의 염원만 생각하시라"라고 제안했다.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나경원 의원은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이제 정말 국민들이 원하는 건 더 이상 우리 당내에서 친박, 비박의 계파 갈등이 없어지는 것"이라며 "우리 당의 금기어를 좀 만들자. 친박이나 비박 같은 용어는 사용하지 말자"고 제안했다. 그가 "당내에서 상대를 지칭해 어떤 정당성 획득하는 게 아니라 진정한 통합의 길로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하자 정진석 의원은 "2년 전에 똑같은 얘기 했는데 안 되더라"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나경원 의원은 비박계이지만 잔류파로 분류된다. 친박계의 지지를 기반으로 이번 선거에 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병준 "당원권 복구... 기왕 늦어진 것 원내대표 선거 이후에"
 
중진 의원들의 말을 들은 김병준 위원장은 "당협위원장 교체는, 첫째도 공정, 둘째도 공정"이라면서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제가 공개적으로 사무총장도 2선으로 물러나 있으라고 했다"라면서 "결론은 외부위원 중심으로 나온다. 그 분들은 정말로 누가 친박이고 누가 비박인지도 사실 잘 모른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당원권과 관련해서는 "원내대표 선거와 전당대회의 미세한 부분에 있어서도 변화가 있을지 모른다"라며 "중립적 결정을 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제가 깊이 생각했는데, '아차'한 순간 이걸 다 풀게 되는 경우 자칫 또 시비 요소가 있을 수 있다"라면서 "기왕 늦어진 것 원내대표 선거 이후에 하는 게 더 맞지 않겠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한쪽으로 치우쳐지는 일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론적 답을 힘주어 말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비공개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거 일정에 대해 "결정을 한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예산안 처리가 끝나자마자 바로 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는가 하면, 예산안 처리와 관계없이 날짜를 공고하는 게 좋지 않으냐는 이야기가 다 있었다"라고 전했다.
 
또한 당협위원장 교체와 관련해서는 "비대위원장 나름의 판단이 있을 수 있다"라면서 당무감사 결과 이후 비대위원장 개인의 권한으로 당협위원장 자격을 박탈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조강위의 판단 기준을 넘었지만, 비대위원장이 볼 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 제가 권한 행사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잘못된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선거 전 동일한 기준으로 당원권 정지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 김병준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입장에선 선거 전에 어떤 새로운 조치를 취한다는 것은 사실은 부담스럽다"라면서 "오해의 소지도 있다"라고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한 번 더 생각해보겠지만, 원대 선거를 앞두고 비대위원장이 어느 한 쪽으로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라며 "제가 확답은 안 드렸다" 정도의 답으로 갈음했다.
태그:#김병준,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전당대회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