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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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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바라보는 김성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문희상 국회의장을 바라보고 있다. 뒤편 왼쪽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남소연

3차 남북정상회담 전에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동의를 원했던 청와대의 그림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국회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오는 18일 이전에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안 처리가 사실상 어렵다는 데 뜻을 모았다.
 
문희상 국회의장을 포함해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단이 10일 오전 국회의장 접견실에 모였다. 50분 가까이 진행된 회동을 마치고 나온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번 18일, 대통령께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서 핵 폐기에 대한 실질적 진전을 이뤄내는 상황이 온다면 국회 차원에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해나가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은 여아 간에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한 것 같다"라면서 "내일(11일) 정부가 국무회의 의결을 하고 국회로 보내오면, 외통위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실제 정상회담이 끝난 이후에 그 결과를 보면서 더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로 너무 정쟁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각 당의 원내대표들은 함께 점심식사를 한 뒤 오후에도 비공개 회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시장에서 고구마 사온 김성태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에 대한 여야 합의는 애초부터 쉽지 않아 보였다. 청와대가 11일 4.27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여야 갈등이 격화되는 와중이다.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 여부를 두고 국회 교섭단체 간 머리를 맞대는 자리였기에, 긴장감이 고조될 수밖에 없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영등포 재래시장에서 열린 '소상공인 자영업자 생존권 확보를 위한 최저임금 제도개혁 범국민 서명운동 선포식'에 다녀오면서 10일 오전 11시에 열리기로 돼 있었던 국회의장-교섭단체 원내대표단 회동은 20분가량 늦춰졌다.

김성태 원내대표의 도착을 기다리면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수석부대표는 "(김성태 원내대표가) 늦었으니까, 비준 동의해주는 걸로 하자"라고 너스레를 떨자 윤재욱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페널티가 너무 크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서영교 부대표는 "아이, 서로 좋은 거지"라며 웃어 넘겼다. 서 부대표는 남북 경협으로 인해 소요될 예산에 대해서도 "90%는 민간이 담당하고, 10% 정도만 정부 예산이 될 것"이라면서 "도로, 철도 등은 대북 제제 대상이 아니다"라고 적극 설득했다. 
 
김성태 끌어당긴 문희상 문희상 국회의장이 10일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지각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손을 잡고 끌어당기자 김 원내대표가 멋쩍은 듯 웃고 있다. ⓒ 남소연

김성태 원내대표가 도착하자 문희상 국회의장은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을 직접 언급하는 대신 '일하는 국회' '밥값을 하는 국회'가 되자고 에둘러 표현했다. 이어 문 의장은 "마침 우리 제1야당 원내대표께서 뭐 죄 지은 게 있으신지 고구마를 잔뜩 사오셨다"라며 "발언권 먼저 드리겠다"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늦어서 죄송하다"라면서 "문희상 의장에게 좀 잘 보이려고 시장에서 따끈따끈한 햇고구마 삶은 걸 사와서 드렸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참 많은 일을 해야 하는데, 한편으로는 많은 일들이 교섭단체들을 어렵고 힘들게 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힘들고 어려운 일일수록 정치가 그걸 풀어내고자 모이는 것"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이 정기국회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힘찬 발을 내딛는 뜻깊은 회동이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더 노력하는, 그런 정기국회가 되었으면 한다"라면서 "추석 전에는 입법을 비롯해서 미뤄놨던 여러 가지 현안들이 처리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의 김관영 원내대표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되는 상황인데,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 문제로 여야가 정쟁으로 빠져서 혹여 정기국회에 상당한 차질을 빚지 않을까 불안감이 있다"라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한반도 비핵화 논의에 힘을 보태는 일환으로 국회에서 결의안을 먼저 채택을 하고 그 이후에 여러 가지 사정과 비핵화 진전 상황을 보면서 판문점 비준 동의안을 처리하는 게 낫겠다"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한국당 양측에 양보할 것을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 "국회 비준은 위헌"
 
피켓 든 김병준-김성태 "판문점선언 비준동의는 협치파괴"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 등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청와대의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국회 제출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남소연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 처리가 미뤄지면서 결과적으로 놓고 보면 보수 야당이 판정승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보수 야당은 이날 회동 전부터 정부와 여당을 압박하는 데 주력했다. 바른미래당은 오전 논평을 내고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의 태도를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의 경우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열리기 전 10일 오전 9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비상대책위원회 연석회의를 열고,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연석회의에 모인 이들은 함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경제파탄 덮기위한 비준동의 규탄한다."
"일방졸속 비준동의 국회무시 협치파괴."
"소득주도 실패하니 비준동의 웬말이냐."
"천문학적 국민부담 철저하게 국회검증."
"추석겨냥 여론몰이 온국민이 분노한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선물 보따리를 안겨주는 게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 현실이 날로 심각해져 가는 마당에, 문재인 정권이 제출해야 할 건 (판문점 선언) 비준안이 아니라 경제 회생안"이라며 "선물 보따리는 김정은이 아니라 국민과 기업에게 풀어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역시 "곳곳에 북핵이 실제로 폐기될지 의구심을 가질 만한 사안들이 너무 많다"라면서 "정말로 북핵을 폐기하겠다면, 핵물질 신고하고 검증받는 게 뭐가 그리 힘들겠나"라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육성으로 직접 들은 게 있나, 계속해서 들려오는 건 전언들뿐이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 문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판문점선언 국회비준 반대하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판문점선언 국회비준에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남소연

자유한국당의 이날 연석회의는 공개발언만으로 1시간 넘게 진행됐다. 대다수 의원들은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계속 표명했다. "실질적, 가시적인 북핵 폐기가 약속되지 않았다" "재정 부담에 대한 명확한 근거 자료가 부족하다" "예산 심의에는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라는 등의 이유가 제시됐다.
 
일부 의원들은 "애초부터 국회 비준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자유한국당 지도부보다 더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윤상현 의원(인천 남구을)은 "법률적으로 국회 비준의 대상이 아니라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라면서 "조약이나 조약에 준하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두 정상 간 협력의지 표명한 것이므로 일종의 신사협정일 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태흠 의원(충남 보령시서천군)도 "윤상현 의원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라면서 "정치적인 선언을 국회 비준해주게 되면 이건 위헌이다"라고까지 주장했다. 그는 "추석 민심, 국민 부담 같은 내용으로는 우리가 왜 비준 동의안을 강하게 막아야 하는지 그런 설명과 설득이 부족하다"라면서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다시 의원총회를 갖자"라고 제안했다. 이후 이은재·정양석 의원 등도 같은 입장을 표명했고, 김무성 의원은 "구체적인 저지 프로세스를 설명해달라"고 요구하기까지 했다.

오는 18일 정상회담에서 가시적이고 진전된 결과물이 도출된다고 하더라도, 자유한국당이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에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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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