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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전 대통령 9주기인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노건호씨, 이해찬 노무현 재단 이사장등 추모객들이 이 추도식을 마치고 헌화를 하고 있다. ⓒ 이희훈
"한반도 평화 정국은 지금도 조마조마한 순간으로 나아가고 있다. 온 국민의 심정은 한반도 평화를 기원한다. 내년 10주기 때는 북의 대표도 함께 하도록 상황과 여건이 개선되기를 바란다."

"평화가 온다"는 주제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9주기 추도식에서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가 유족인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은 23일 오후 봉하마을 묘역 일원에서 추도식을 열었다.

추도식은 3000여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애국가 제창과 묵념, 임을위한행진곡 제창으로 시작되었다. 추도식 중간에 가수 이승철은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불렀다.

추도식 사회를 맡은 박혜진 아나운서는 "1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다. 이제 싱그러운 초록으로 가득한 5월의 빛이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하게 다가온다. 벌써 9년이 지났다.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 역사의 진전을 믿고 한 걸음씩 간 노 대통령, 그 분의 그 뜻을 기리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날씨가 좋다. 아침까지 비가 와서 공기도 좋다"며 "예술단이 평양에 가서 공연할 때 썼던 제목인 '평화가 온다'를 주제로 잡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다. 다른 두 분 대통령은 어디에 계신지 모르겠다. 역사가 이렇게 전진하고 발전한다"고 말했다.

박수가 나왔고, 이 이사장은 "금강산이 곧 열릴 것이라 희망하고, 개성도 열릴 것이라 희망한다. 젊은이들은 기차를 타고 평양과 단둥을 거쳐 유럽까지 가는 꿈을 꾼다. 그런 날이 멀지 않았다"며 "이번 지방선거 잘 치러내고, 6월 12일 북미회담이 잘 치러지면 기차표 사서 유럽까지 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6·15, 10·4선언에 이어 판문점 회담을 문재인 대통령이 잘 했다. 지난해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올해는 오지 않겠다고 했다. 모든 것은 일로서 바치겠다고 했다. 이 자리가 평화가 오는 자리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9주기인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노건호씨, 이해찬 노무현 재단 이사장등 추모객들이 이 추도식을 마치고 참배를 하고 있다. ⓒ 이희훈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9주기 추도식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9주기 추도식이 열리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정세균 국회의장은 추도사를 통해 "아홉 해가 흘렀지만 봉하의 봄은 여전히 푸르다. 살맛나는 세상의 문은 활짝 열렸지만, 당신의 빈 자리가 아쉽다. 문득 이 자리에 나타나서 손을 흔들어 주실 것 같은 당신 생각이 든다. 당신의 소탈한 모습이 그립다"고 했다.

이어 "기억한다. 취임 첫날 집무실로 향하던 때, 당당한 모습을 기억한다. 그것은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희망의 미소, 사람사는 세상을 향한 힘찬 발걸음이었다"며 "5·18 청문회에서 사자후를 토하던 당신의 울분과 결기를 기억한다. 부패와 불의에 대해서는 언제나 추상 같았고, '이의 있습니다'라고 외치며 불끈 쥔 주먹을 기억한다"고 했다.

정 의장은 "지난해 5월 9일 촛불의 힘으로 새 정부가 탄생했다. 당신이 꿈꾸었던 사람사는 세상, 반칙과 특권이 없는 정의로운 나라가 시민의 힘으로 다시 세워진 것"이라며 "퇴임 후 어느 날 당신께서는 '부산경남에서 민주당의 이름으로 10명의 국회의원은 나와야 지역주의가 해소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주장을 하는 젊은 후보의 연설장에 직접 나가 경청하고 박수를 쳐주고 싶다'고 하셨다"고 했다.

이어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지역주의의 강고한 벽이 허물어짐을 확인했다. 그 물결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여기 당신의 고향을 시작으로 '제2, 제3의 노무현'이 당신의 꿈을 이어나갈 것이다. 당신이 못 다친 박수는 깨어 있는 시민의 함성으로 이어질 것이다"고 했다.

정세균 의장은 "작은 목표, 짧은 목표에 모든 것을 걸기에 좌절한다고 했다. 긴 호흡으로 역사를 보라고 했다. 어떤 겨울도 봄을 이길 수 없다. 한반도의 봄은 70년 세월이 만들어낸 반목과 갈등의 빙하를 허물고, 평화와 번영의 꽃을 기필코 이루어낼 것"이라며 "어떤 가치도 평화 위에 두지 않겠다는 당신의 말씀을 깊이 간직하고 실현하겠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갈 길이 멀고 험난할지라도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 우직하게 한 길을 걸었던 당신을 따라 우리도 나아가겠다. 역사 앞에, 당신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나라다운 나라를 위해 쉼 없이 전진하겠다"고 했다.

또 정 의장은 "당신은 비록 떠났지만, 당신의 향기는 더 큰 울림으로 남아 있다. 그 뜻을 다듬고 이어가는 몫은 우리의 몫이다. 시민의 힘으로 열어나갈 새로운 대한민국을 지켜봐 주시고,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국민이 주인이고, 아프고 소외된 사람이 없는 세상, 땀 흘린만큼 보상 받고, 어제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세상이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정세균 의장은 "지역주의와 냉전의 벽을 허물고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혜를 달라. 당신의 사자후가 사무치게 그립다"며 "당신이 깨워준 우리가 있다. 남아 있는 이들을 믿고 고이 쉬시길. 대통령님의 영원한 안식과 유가족의 평안을 기원한다"고 했다.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9주기 추도식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인 노건호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9주기인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가수 이승철이 추모공연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9주기인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권양숙(왼쪽 다섯번째) 여사, 정세균(왼쪽 여섯번째) 국회의장을 비롯한 추도식 참석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앞줄 왼쪽 세번째부터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노건호 씨, 권 여사, 정 의장, 김원기 전 국회 의장, 임채정 전 국회 의장,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기명 라디오21 대표,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공동취재사진
노건호씨가 유족 인사를 했다. 노건호씨는 1년 전 '대머리'였는데 이날 머리카락이 수북했다. 그는 "지난 1년간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다사다난 했다. 먼저 (저는) 머리가 다시 났다. 혹시라도 울적해 하실 분들이 많을 거 같은데, 삼가 위로를 드리고 용기를 잃지 마시라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노건호씨는 "9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봉하마을 생태학습에 많은 분들이 다녀가신다. 그리고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 5월 1일 '대통령의집'(사저)을 일반에 정식 공개하게 되었다. 묘역 옆 기념관 역시 계속 준비과정에 있다"고 했다.

그는 "격변하는 상황 속에서 묵묵히 일을 추진해 주는 재단과 자원봉사자, 지지자분들께 감사드린다. 이 모든 일이 국민과 지역 시민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 달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내년 10주기 추도식에 북 대표가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9주기인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이용섭 광주시장 후보, 김영록 전남지사 후보 등이 추모객들이 이 추도식을 마치고 참배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이날 추도식에는 정세균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당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장병완 평화민주당 원내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민주당에서는 윤관석, 양향자, 민홍철, 김병관, 박완주, 이개호 최고위원과 이춘석 사무총장, 김태년 정책위의장, 김민석 민주연구원장, 김현 대변인이 함께 했다.

민주당 강병원, 박주민, 서영교, 이재정, 금태섭, 기동민, 이학영, 서형수, 소병훈, 송영길, 전해철, 전현희, 신동근, 심재권, 안민석, 노웅래, 표창원, 원혜영, 위성곤, 박경미, 윤호중, 이석현, 권칠승, 김두관, 김종민, 전재수, 정재호, 한정애 국회의원과 정의당 심상정 국회의원, 무소속 손금주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청와대 한병도 정무수석,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국무총리실 배재정 비서실장, 한경호 경남지사 권한대행, 최성 고양시장, 김영배 서울성북구청장, 박유동 김해시장 권한대행,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 김용익 국민건강보험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또 지방선거에 나선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허성무 창원시장 후보, 김정호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등도 함께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강경화 외교부장관 등이 조화를 보냈다.

추도식에 이어 참석자들은 묘역으로 이동해 헌화, 분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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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