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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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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OUT' 촛불 든 대한항공 직원들 대한항공 직원과 가족, 시민들이 12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일가 및 경영진 퇴진과 갑질 근절을 위한 2차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남소연
대한항공 직원들 빗속 2차 촛불집회 대한항공 직원과 가족, 시민들이 12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일가 및 경영진 퇴진과 갑질 근절을 위한 2차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남소연
무대에 오른 대한항공의 한 기장은 조금은 어색하다는 듯 집회를 위해 작성한 '기내 방송문'을 읽어나갔다.

"사우 여러분, 함께 참석해주신 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여러분을 모시고 있는 기장입니다. 오늘도 저희 대한항공과 함께해주신 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비행기는 사람 살맛 나는 세상, 상식이 통하는 세상으로 가고 있는 '조양호 일가 퇴진 갑질 근절호'입니다.

재 우리 비행기는 하늘 끝에서 빛의 속도로 날고 있으며 목적지에는 금방 도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우 여러분과 시민들의 탑승이 많이질수록 더욱 빨라질 것입니다. 아직 탑승하지 못한 사우분께서는 어서 빨리 탑승해주시기 바랍니다."

세찬 빗줄기가 '조양호 일가 퇴진 갑질 근절호'의 비행을 방해했지만, 직원들은 평소 그랬던 것처럼 꿋꿋하게 원활한 비행을 위해 자리를 지켰다. 비행을 무사히 마치고 '조씨 일가 퇴진'라는 목적지로 가기 위해 피켓과 LCD 촛불을 든 그들의 외침은 서울역 광장을 흔들었다. 이날 '조양호 일가 및 경영진 퇴진 갑질 STOP 촛불집회'에는 500명(주최 측 추산)이 함께했다.

시말서 안 쓴 이유... "여러분이 뭉쳐 있기 때문"
'조양호 OUT' 촛불 든 대한항공 직원들 대한항공 직원과 가족, 시민들이 12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일가 및 경영진 퇴진과 갑질 근절을 위한 2차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남소연
'조양호 OUT' 대한항공 직원 2차 촛불집회 대한항공 직원과 가족, 시민들이 12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일가 및 경영진 퇴진과 갑질 근절을 위한 2차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남소연
"물러나라 조씨 일가! 지켜낸다 대한항공!"
"갑질 폭행 이명희를 구속하라!"
"자랑스러운 대한항공! 사랑한다 대한항공, 지켜내자 대한항공!"

12일 오후 서울역광장에 모인 대한항공 사원들과 시민들이 두 번째 촛불집회를 열었다.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진행된 촛불집회에 이어 8일만이다. '벤데타' 가면을 쓴 직원들과  연대하는 시민들은 함께 '조양호 회장 및 총수 일가와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악천후 속에서도 집회를 이어나갔다.

지난 집회에서 밝혀진 것처럼 '채증' 우려가 있는 상황에다가 비까지 오는 바람에 '위장'을 해야 하는 직원들 입장에서는 참석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그러나 직원들은 용기를 내어 모였고, 2시간동안 함께 소리쳤다. 그들이 하나같이 이야기 하는 것은 대한항공에 대한 '자부심'이었다.

"이 자리에 모이게 된 것은 저희가 저희 회사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동안에 저희가 피땀흘려서 열심히 일했지만 돌아오는 건 경영진들과 회장 일가의 갑질이었다. 힘이 빠졌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 청운의 꿈을 안고 들어왔고 대한항공에 다니는 걸 자랑스럽게 여겼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우리 회사'가 아니라 대한항공이라고 3인칭이라고 부른다. 예전에는 제복을 입고 공항 나가면 자랑스러웠다. 이제는 공항에 나가면 시민들이 측은하게 쳐다본다. 누가 그렇게 만들었는가. 조양호 일가다."
"지켜내자 대한항공" 외친 박창진 전 사무장 땅콩회항의 피해자 박창진 전 사무장이 12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일가 및 경영진 퇴진과 갑질 근절을 위한 2차 촛불집회에서 "사랑한다 대한항공, 지켜내자 대한항공"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남소연
'땅콩 주머니 터뜨리기' 퍼포먼스 대한항공 직원과 가족, 시민들이 12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일가 및 경영진 퇴진과 갑질 근절을 위한 2차 촛불집회를 열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을 풍자하는 '땅콩 주머니 터뜨리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남소연
무대에 올라온 직원들은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질과 불법이 대한항공의 명예를 실추시킨다고 강조했다. 이어 근로 여건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한 승무원은 "대한항공 여객 운항에서 기본적인 인권도 보장되지 않는다, 비행 직원들을 기게 부속만도 못하게 생각하는 조시 일가는 물러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4일 1차 집회 때 가면을 벗고 "저는 부산 항공우주사업본부 김건우입니다"라고 외쳤던 김건우씨는 이날 집회에도 무대 위에 올라섰다.
가면 벗고 무대에 오른 대한항공 직원 대한항공 직원과 가족, 시민들이 12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일가 및 경영진 퇴진과 갑질 근절을 위한 2차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부산 항공우주사업본부 김건우씨가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1주일동안 제 업무 충실히 수행하면서 편안하게 지냈습니다. 어느 기사에서는 제가 시말서를 적었다고 하는데 그런 일 없었습니다. 면담은 했습니다만 티타임이었습니다. 평상시라면 이렇게 안 됐을 겁니다. 시말서가 대수일까요? 그런데 제가 너무 조용하게 한 주를 보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바로 여러분이 뭉쳐 있기 때문입니다."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김건우씨는 말을 이어나갔다.

"그날 이후 저는 조금 유명해진 것 같습니다. 격려를 많이 받았습니다. 제게 주먹을 불끈 지어주시고, 눈빛을 마주치며 응원해주셨습니다. 그 눈빛 속에서 저는 느꼈습니다. 이 기회가 아니면 다시 없다, 이제는 바꿔보자,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 같습니다. 조씨 일가 퇴진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직원들과 시민들은 함께 '김건우' '김건우'를 연호했다. 박창진 사무장은 "함께 가자 동료들아, 사랑한다 동료들아"를 외치며 직원들이 '똘똘 뭉쳐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시민들의 발언 늘어나... "세상을 바꾸는 것은 여러분"
대한항공 직원들 빗속 2차 촛불집회 대한항공 직원과 가족, 시민들이 12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일가 및 경영진 퇴진과 갑질 근절을 위한 2차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 남소연
이날 집회에서는 시민들의 참여도 돋보였다. 서울역 광장의 계단과 역 주변에서 집회를 지켜보는 시민들은 집회가 진행되면서 되레 늘어났다. 특히 자유발언 시간에 시민들의 참여가 많았다.

한진그룹 소유인 인하대학교 졸업생이라고 밝힌 한 시민은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인하대 '부정 편입' 전력을 이야기하면서 "국적기 사장이 부정 편입한게 말이 되느냐"라며 "인하대학교 동문들이 (집회를) 응원한다"라고 전했다.

촛불집회에 매번 참여했다는 시민은 "촛불집회를 23회 하면서 대통령도 끌어내렸다. 조양호는 더 적은 촛불집회를 해서 끌어내릴 수 있겠다"라면서 직원들을 격려했다. 비가 와서 힘을 보태야 할 것 같아서 나왔다는 다른 시민도 "눈물이 난다. 남북평화만큼 나라 안의 평화도 중요하다, 제대로 된 정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해달라"면서 정부와 정치권에 요구를 전달하기도 했다.

68세 아저씨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남성은 "이 비는 여러분들의 눈물이자 나의 눈물이다, 스스로 닦아줘야 한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여러분이다, 끝까지 가야 한다, 여기서 흩어지면 세상이 안 바뀐다"라면서 집회의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3차 촛불집회로 이어간다"

2시간가량 이어진 집회는 박창진 사무장의 '대한항공 직원연대 호소문'을 읽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박 사무장의 목소리를 시종일관 또렷했다.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 갑질로부터 직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장치 마련 ▲필수공익사업장 지정 철회 ▲ 조씨 일가의 폭력과 불법 수사 ▲ 관세청의 조씨 일가 밀수 혐의 수사 ▲ 공정위의 내부거래 수사 ▲청와대의 대책 마련 등을 호소했다. 또한 위 내용을 관철시키기 위해 앞으로 계속 활동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회자는 "다음 집회는 1주일 내에 (직원 연대) 단톡방을 통해 공지하겠다"라면서 '대한항공 촛불집회'를 계속 이어갈 것임을 선언했다.

오마이TV 라이브를 통해 방송을 보던 시민들도 "승리하는 그날까지 가자" "여러분 뒤엔 국민이 있습니다"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등의 응원 메시지를 보내며 3차 집회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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