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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4주기를 맞은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준비한 추모행사에서 추모 메세지가 담기 종이 비행기를 날렸다. ⓒ 이희훈
세월호 4주기를 맞은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준비한 추모행사에서 추모 메세지가 담기 종이 비행기를 날렸다. ⓒ 이희훈
"내가 수학여행 가서 오지 말라고 그랬잖아. 나 때문에 오빠가 진짜 돌아오지 못한 것 같아서 너무 슬퍼. 다음날 잘 다녀오라고 인사라도 하고 보낼 걸. 마지막일 줄은 상상도 못했어. 다정한 동생이 되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오빠 화나게 해서 미안해. 그냥 내가 다 미안해."

친구의 편지를 대독하던 학생은 중간중간 말을 잇지 못했다. 여기저기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나왔다. 누구는 눈가를, 누구는 코를 훔쳤다. 2018년 4월 16일 오전 10시, 경기도 단원고등학교 단원관에서 제4주기 세월호 참사 추모행사 '다시 봄, 기억을 품다'가 진행됐다. 현장은 학생들의 눈물로 바다를 이루었다.

읽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세월호 4주기를 맞은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준비한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세월호 4주기를 맞은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준비한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세월호 4주기를 맞은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준비한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세월호 4주기를 맞은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준비한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단원관에 모인 학생들은 모두 교복 어딘가에 노란 리본을 달고 있었다. 누군가는 손목에, 누군가는 가슴에 달았다. 노란 리본의 모양과 크기도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세월호를 잊지 않겠다는 마음은 한가지였다. 이가영 단원고등학교 학생회장은 "꿈조차 펼치지 못한, 꽃을 피우지 못한 우리의 선배들과 선생님들을 추모하는 이 행사에 참석해주신 재학생들과 선생님들, 내빈 여러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경건한 마음과 자세로 추모에 임해주셨으면 한다"라고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국민의례와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묵념 이후, 양동영 단원고등학교 교장이 여는 말을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세월호 참사가 그 누구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이라며 "과거의 아픔을 딛고, 그 어려움을 딛고, 더 큰 희망을 품고 꿈을 일구어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서 편지 낭독이 진행됐다. 편지는 총 네 통으로, 단원고등학교 재학 중인 김예림 학생의 편지, 강원도 추천 전인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편지, 사고로 오빠를 잃은 이호정 단원고등학교 학생의 편지, 그리고 단원고등학교 총동문회장의 편지였다. 이 중 전인고 학생의 편지와 이호정 학생의 편지는 본인이 아니라 다른 재학생이 대독하는 형식이었다.

편지를 읽는 학생도, 그 낭독을 듣는 학생과 교사들도 눈물을 쉬이 감추지 못했다. 낭독자가 감정을 다 추스르지 못해 편지를 읽는 과정에는 여러 쉼표와 그 쉼표 개수만큼의 침묵이 있었다. 침묵은 단원관을 메운 사람들의 눈물자국과 흐느낌으로 채워졌다. 추모를 위한 훌쩍임은 특히 이호정 학생의 편지 낭독 때 제일 커졌다.

이호정 학생은 편지에 "매일 밤마다 수도없이 기도하고, 이 모든 게 기나긴 악몽이게 해달라고, 눈 떠보면 오빠가 우리 가족 곁에 있게 해달라고 빌어"라면서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무뎌진다고 하는데 얼마나 더 시간이 지나야 무뎌지고 얼마나 더 시간이 지나야 울지 않고 의연하게 넘어갈 수 있을까"라고 적었다. 이어 "오늘 분향소에서 합동 영결식을 한다는 데, 영결식이라는 말은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영원히 헤어지는 의식이래"라며 "그렇게 말하니까 진짜 오빠 보내는 것 같고, 영원히 헤어진다는 게,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게 와 닿아서 나 너무 힘들다"라고 쓰여 있었다.

그는 "우리 다음 생에도 엄마 아빠의 아들, 딸로 오빠, 동생으로 만나자. 그때는 어느 누구도 그렇게 빨리 가지 말고 오래오래 살자. 이번 생에 함께하지 못했던 거 다 하면서 살자"라면서 "항상 오빠 몫까지 산다고 생각하며 살아갈게"라고 다짐했다. 편지는 "오늘 보고, 내일 죽어도 좋을 만큼, 어떤 단어로 표현하지 못하게 보고 싶다"라며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거 알지? 사랑해, 오빠"로 마무리됐다. 편지 낭독자는 잠시간 고개를 들지 못했고, 학생들도 함께 아파하며 슬픔을 공유했다.

종이비행기

세월호 4주기를 맞은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준비한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세월호 4주기를 맞은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준비한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세월호 4주기를 맞은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준비한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세월호 4주기를 맞은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준비한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단원고등학교 방송반에서 제작한 약 10분 간의 추모 영상 시청이 이어졌다. 2014년 4월 16일 이후, 지난 4년간 있었던 일들과 그 기록들을 담담하게 모은 영상이었다. 그러나 영상 속 유가족이 슬퍼하는 모습에서, 뉴스 앵커가 흐느끼며 미처 제대로 멘트를 하지 못하는 모습에서 단원관에 앉아있던 많은 이의 눈시울이 다시 붉어졌다.

단원고등학교 재학생들로 구성된 추모 합창단이 세월호 추모곡 '천 개의 바람이 되어'를 함께 불렀다. 음향 실수도 있었고, 반주도 살짝 틀리는 등 약간은 미숙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런 미숙함이 오히려 투박한 진정성으로 다가왔는지, 추모식에 참여한 이들은 합창단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박수 대신 눈가에 맺힌 이슬로 화답했다.

자리에 앉아있던 학생들이 세월호 참사를 영원히 잊지 않겠다며 노란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것으로 이날의 추모식은 마무리됐다.

이날 단원고등학교 총동문회장 편지의 마지막은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라는 세 문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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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