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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도 천장굴 위에서 본 서도 ⓒ 이정호
독도에 매료된 사내를 만났다. 금강에 마음을 뺏긴 기자와 닮았다. 우리를 이어준 것은 금강이다. 지난 9월 7일 충남문화재단에서 하는 '이제는 금강이다'에 강사로 나갔다. 여기서 강사와 수강생으로 인연을 맺었다. 사내는 열정적인 수강생이었다. 그가 궁금했다.

늘 웃는 인상이다. 작달막한 키와 달리 허리춤에 대포 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를 매고 다녔다. 사진도 평범하지 않았다. 기회를 엿보다 인터뷰를 시도했다. 지난 17일 기자가 사내를 찾아갔다.

이정호(59) 사진작가의 직업은 토목기술자다. 다행이 내가 아는 나쁜 업자는 아니었다. 세종특별시 새롬고등학교 교무실이 있는 건물에 들어서자 수십 개의 독도가 나타났다. 널따란 로비 1층 통째가 독도 전시장이다. 이정호 사진작가의 작품을 보았다. 그가 독도에 빠진 이유를 물었다. 
 
삼형제 굴 바위에서 본 촛대바위 ⓒ 이정호
- 독도만 찍는 작가가 왜 금강을 찾았나?
"지난해 5월에 독도에서 박범신 작가를 만났다. 그때는 인사만 하고 헤어졌다. 그런데 '이제는 금강이다' 탐사단을 맡은 김성선 대장이 내 책(대한민국 독도 사진집)을 박범신 작가에게 전달했다. 충남문화재단에서 박범신 작가가 추천했다며 금강을 함께 걸으며 사진을 찍어달라는 요청이 왔다. 이후에 박범신 작가를 만났더니 '당신은 다큐멘터리 작가니 금강을 잘 표현해달라'고 해 '이제는 금강이다' 탐사단에 합류하게 됐다.

지역의 많은 사진작가들이 금강을 찍어 왔기에 부담이 많은 자리다. 작가들마다 찍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금강의 아픈 모습, 좋은 모습, 기대하는 모습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 몇 년을 찍어야 할 사진을 한 달 정도에 찍어야 하니 시간이 짧아 새벽부터 늦은 시간까지 금강을 찾아다닌다."
 
흐린 날 어둠 속에서 금빛 내림 바다를 무대 섬은 쾡이갈매기의 왈츠 ⓒ 이정호
- 언제부터 독도를 사진에 담았나?
"취미로 접한 사진을 20년 넘게 찍어왔다. 아는 형님이 독도지킴이 운동을 하고 있어서 처음 동행하게 되었다. 독도에 첫발을 들인지 8년 정도 되었다. 2009년도에 처음 들어갔는데, 찍어오면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다시 찾게 되고, 또 찾게 되었다."

- 독도에 들어가는 횟수는?
"일 년에 서너 차례 들어갔다. 독도는 파도가 높고 바람이 심해서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다. 울릉도까지 들어가도 허가 문제와 일정 등 자연이 허락하지 않으면 돌아와야 한다. 독도에 들어가도 마음대로 머물 수도 없다. 머물러도 마음대로 배를 타고 사진을 찍을 수도 없다. 삼박자가 맞아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어려움이 많은 곳이다. 겨울에는 출입이 통제되어 계절별로 사진을 찍을 수도 없다."  
 
알을 품은 어미의 마음 ⓒ 이정호
- 독도만 고집하는 이유는?
"나에게 독도는 묘한 끌림이 있다. 이제까지 잘 알려진 독도의 사진들은 한 방향에서 본 모습이 태반이다. 사진을 찍으면서 독도를 자세하게 관찰하니 여러 가지 모습이 있었다. 바위마다 제각각 다른 형상을 하고 있다. 나무꾼 이야기처럼 독도에는 두 부부가 업고 있는 토끼 소녀의 모습도 있다. 일본을 향해 서 있는 주먹바위와 반인반수 바위를 보면 '왜 하필 일본을 향해 그런 형상을 띠게 됐을까?' 생각한다. 신기할 정도다."

- 독도 사진집을 냈다고 들었다.
"아이들이 그림을 그릴 때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역사적인 자료들은 많은데, 사진은 많지 않다. 동도와 서도 이외에도 독도에는 우리나라 섬에서 찾아보기 힘든 주상절리도 있다. 그동안 찍은 사진을 모아서 작년 10월에 '대한민국 독도'라는 사진집을 만들었다.

우리 땅에 대한 자부심과 경관보존에 노력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됐다. 독도와 관련된 사진이나 자료가 많다고 하지만, 실상 학교에서 찾기란 쉽지 않다. 학교에서 전시회를 열었을 때 경상북도에서 온 공무원이 '이런 사진 처음 본다'고 할 정도였다. 그동안 봤던 독도 사진보다 더 실감 나게 찍었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반인반수상’ 독도 동도 정상에서 동쪽을 향해 바라보며 동해와 섬을 지키고 있다 ⓒ 이정호
- 취재 비용은 어떻게 충당하나?
"사진을 찍기 위한 비용은 사비로 쓴다. 한번 들어갈 때면 큰 비용이 들어간다. 독도는 품위가 있는 섬이다. 국민의 자존심이다. 독도에 새겨진 음각이나 양각을 보면 고풍스러운 곳이다. 그런 곳을 찾아내고 알리는 행위는 국민의 자존심을 일깨우는 것이다. 사진전을 열거나 사진집을 낼 때는 기업 후원을 받았다."

-어디에 작품이 전시됐나?
"지난 2012년 국회에서 연 전시에서 총 43점 중 개인 작품이 7점을 전시했다. 대한민국 바다사진전도 열었다. 사진은 혼자 보는 것이 아닌 여러 사람이 보면서 여러 각도로 해석하고, 본인의 생각대로 느끼게 하는 측면이 있기에 좋아한다. 지금 세종시에 상설 전시를 하는 독도 사진도 찍을 때 느낌과 볼 때 느낌이 다르다. 사람마다 색다른 꿈도 가지 수 있다. 호기심도 가졌으면 한다."
‘서도 가재굴’ 오래전 양식을 했던 시설물의 흔적들과 뼈 등이 남아 있다 ⓒ 이정호
- 독도는 건강한가?
"최근 들어 많은 사람이 드나들고 있다. 태양광이나, 독도관리사무소, 국토해양부, 해양경찰청 등 세 곳에서 관리하면서 인위적인 시설물이 많이 설치되었다. 인공적인 시설물 하나하나가 훼손이다. 이제는 자연 그대로 보존해야 할 그런 가치가 있는 섬이다."

-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독도 100선 전시회를 하고 싶다. 우리나라는 독도를 사랑한다고 한다. 정부도 늘 '독도'를 찾는다. 하지만 독도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의식적으로, 형식적으로만 독도를 찾는 것 같다. 독도와 관련된 단체도 수없이 많다. 그러나 독도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단체는 손에 꼽을 정도다."
 
코끼리바위 동굴 생각하는 사람 ⓒ 이정호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부에 바라는 게 있다. 내가 알기로 국립 미술관에서 국내 작가들의 독도 전시를 제대로 연 적이 없다. 외국 작품들 가져다가 전시하고 있다. 국립미술관에서도 전시회를 열었으면 한다. 또, 독도 100선을 만들고 싶다. 정부가 같이하자고 하다면 돈을 받지 않더라도 할 수는 있지만, 찾아다니면서 구걸하고 싶지는 않다.

가끔 학교에서 전화가 온다. 교과서에 사진을 넣고 싶다고 해서 줬다. 그러면 교장실하고 학교에 걸어 놓고 싶은데 사진을 달라는 전화가 또 온다. 그러면 거절한다. 작가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적 예의는 갖춰야 한다. 고생한 사람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독도가 소중하다고 하면서 학교에 독도에 관한 사진집 하나도 없다. 정말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이정호 사진작가는 한국화보 대전·세종 지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8년간 1년에 3~4차례 독도를 찾고 있다. ⓒ 이정호
한편, 지난 8월 28일부터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독도전시관(새롬고등학교 1층)에서 '대한민국 독도 세종에서 만나다'란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찾아가는 독도 교육의 장'으로서, 세종시 지역의 학생과 교원·지역민들에게 독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영토주권의식을 확산시키고자 마련했다.

독도전시관은 '독도의 소개', '독도의 역사', '영상 및 체험존'으로 구성되었다. 독도의 소개에서는 독도 실시간 영상, 독도의 지리·생성·기후 등 독도의 자연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또 실제 독도를 1/500 크기로 축소한 모형을 전시하여 보다 생생하게 느끼고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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