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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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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앞에서 열린 ‘경찰폭력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촉구 - 인권침해 주범 경찰 규탄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이철성 현 경찰청장, 강신명 전 경찰청장, 조현오 전 경찰청장,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최성영 전 남대문서 경비과장을 감옥에 가두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날 집회에는 백남기투쟁본부 ,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 용산참사 진상규명 및 재개발제도개선위 등 경찰폭력 피해 당사자들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권우성
이철성 현 경찰청장에 대해 밀양 진압과 백남기 농민 유가족 미흡한 사과에 대해 책임 묻는 시민들.ⓒ 권우성
김석기, 조현오, 이철성, 강신명, 최성영. 전현직 경찰 고위간부 5명이 파란 수의를 입고 서울 미근동 경찰청 앞 임시철창에 갇혔다. 이들은 자신이 저지른 '죄'를 기록한 팻말을 가슴에 걸고 시민들을 향해 사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내 알 수 있었다. 수의를 입은 전현직 고위 경찰간부들은 모두 가면을 쓴 대역들이다.

30일 오후, 지난 십수년 동안 경찰 폭력으로 고통 받은 피해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고 백남기 농민과 함께 했던 시민들부터 용산참사 유가족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 밀양송전탑 할머니들, 멀리 제주 강정마을과 성주에서도 주민들이 올라왔다. 이들은 "정권 지키기에만 급급했던 경찰이 책임자 처벌 없이 '인권경찰'을 운운한다"며 "어림없다"고 성토했다.

경찰은 최근 검·경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경찰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경찰개혁위원회'를 발족하며 고 백남기 농민에 대한 공식사과를 하기도 했다.

경남 밀양에서 올라온 한옥순 할머니는 격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2014년 6월 당시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를 무력화하기 위한 행정대집행 현장을 지휘했던 김수환 밀양경찰서장이 박근혜 정부에서 승승장구한 것을 지적했다. 김 서장은 밀양 송전탑 행정대집행 이후 대통령 및 요인 경호를 맡는 청와대 25경호대장으로 영전했다. 지금은 경찰의 최고 요직 중 하나인 서울 종로경찰서장을 맡고 있다.
경남 밀양에서 올라온 한옥순 할머니가 경찰폭력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권우성
"개XX들, 사람을 얼마나 죽여놓고 정신 못차리고 헛소리를 씨부리노. 행정대집행 때 서울에서 경찰 3000명이 투입됐다. 그때 할매들이 옷도 할딱 벗고 목에 쇠사슬 감고 굴 파고 있었는데 경찰들은 그냥 밀어닥쳤다. 이런 나라가 어디에 있노? 이것들 가만히 두면 안 된다."

'밀양송전탑 사건'은 경남 밀양시에 건설 예정인 765kV 고압송전탑을 두고, 밀양 시민과 한국전력공사 사이에 벌어진 일련의 분쟁을 통틀어 일컫는다. 대부분 70대, 80대 고령인 주민들은 지난 12년간 수많은 고통을 겪으면서도 한전이 주는 보상금을 거부하고, 공권력이 가하는 폭력과 송전탑에 찬성하는 마을 주민들과의 갈등을 견디며 싸우고 있다.

용산참사 유가족 전재숙씨도 그날의 기억을 곱씹으며 "그저 대화가 하고 싶어 망루에 올랐던 것"이라고 밝혔다. 전씨는 용산참사가 발생한 날, 남편 이상림씨를 잃었다. 아들 이충연 씨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 등 혐의로 기소돼 5년의 수감생활을 했다.

"김석기(당시 서울경찰청장)는 이명박에 충성해서 살인을 한 겁니다. 경찰도 한명 희생당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죽였다며 저희를 감옥으로 보냈습니다. 저희를 테러범이라며 1만쪽의 조서를 만들었습니다. 너무 억울한데 오늘(30일) 김상곤 후보 청문회에 김석기가 국회의원으로 나왔습니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20일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로 2가 남일당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사건으로 경찰의 진입과정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사망했다.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이었던 김석기는 2013년 공항공사 사장으로 발탁돼 활동하다 2016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경주에서 출마해 당선됐다.

"책임자 처벌하고 경찰권력 분산하라"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에 대해 용산철거민 참사의 책임을 묻는 시민들.ⓒ 권우성
그러나 경찰의 공권력을 앞세워 폭력진압을 이끈 최고위직 책임자들은 대부분 영전했다. 이에 대해 민선 공권력감시대응팀 활동가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동안 경찰의 폭력과 인권 유린이 가능했던 것은 포상과 승진이라는 승승장구의 길이 보장됐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이러한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장에 모인 시민들은 검경의 수사권 조정, 즉 현재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수사권을 경찰에게도 부여해야 한다는 논의와 관련해 결코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수사권이 조정되면 경찰이 거대한 공룡이 될 것이고, 민중의 지팡이가 아닌 몽둥이가 돼 국민들 앞에 군림할 것"이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기존 국가경찰을 자치경찰로 쪼개고 수사경찰과 행정경찰을 나눠 민주·인권경찰로 다시 태어나게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경 수사권 조정은 인정하되, 경찰의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선 경찰개혁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경찰의 반성과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이날로 그치지 않는다. 이날 행사 주최측은 고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지 600일이 되는 오는 7월 5일 국회에서 경찰 폭력 피해자들의 사례를 공유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도 열 계획이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 대해 쌍용차 노동자 폭력진압의 책임을 묻는 시민들.ⓒ 권우성
강신명 전 경찰청장에 대해 고 백남기 농민 물대포 살인진압 책임을 묻는 시민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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