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사회

서울

포토뉴스

백남기 농민 빈소 찾은 김제동 방송인 김제동이 26일 새벽 고 백남기 농민의 빈소가 마련된 대학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강제부검을 막기 위해 밤샘농성중인 시민,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백남기 농민 빈소 찾은 김제동 방송인 김제동이 26일 새벽 고 백남기 농민의 빈소가 마련된 대학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강제부검을 막기 위해 밤샘농성중인 시민,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26일 오전 6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층 앞. 누군가 "법원이 검찰의 부검영장 신청을 기각했대"라고 외치자, 곳곳에서 환호성이 울렸다. 농민 백남기씨 시신을 지키기 위해 밤을 새운 수백여 명의 시민들은 웃으며 아침을 맞이했다.

25일 오후부터 이날 새벽까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의 분위기는 급박하게 흘렀다. 백씨는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집회 때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져 의식을 잃은 후 317일 만인 25일 오후 숨을 거뒀다. 경찰은 "사인은 물대포"라는 유가족의 입장에도, 시신을 부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 수사를 지휘하는 검찰은 이날 0시 법원에 부검 영장을 청구했다.

이 때문에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아래 백남기 대책위)는 이날 새벽 경찰이 장례식장에 진입해 백씨의 시신을 빼앗을 수 있다는 우려를 알렸고, 많은 시민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모여들었다. 그 중에는 방송인 김제동씨도 있었다.
밤새 백남기 빈소 지킨 학생들에게 감사 마음 전하는 김제동 방송인 김제동이 26일 새벽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남기 농민 빈소를 조문한 뒤 검찰의 강제부검을 막기 위해 밤새 빈소를 지킨 학생들에게 빵과 음료수, 초콜릿 등을 건네주고 있다. 이날 김제동은 밤샘농성을 벌인 학생들에게 "고맙다. 정말 멋지게 살고 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 유성호
백남기 농민 부검 영장 기각 속보에 환호하는 학생들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남기 농민 빈소에서 검찰의 강제부검을 막기 위해 밤새 빈소를 지킨 학생들이 부검 영장 기각 속보에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 유성호
고 백남기 농민 장례식장에 올려 퍼진 노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고 백남기 농민의 장례식 빈소를 밤새 지킨 학생과 시민이 결의대회를 열어 서로 어깨동무하며 노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부르고 있다. ⓒ 유성호
뜬눈으로 장례식장을 지킨 시민들

"얘들아, 자가면서 해. 춥다. 아이고."

김제동씨는 장례식장에서 젊은 대학생들에게 빵과 음료수를 건네며 이 같이 말했다. 검은 양복을 입은 김씨는 대학생, 세월호 유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며 밤을 보냈다. 장례식장을 오고가는 차와 시민들이 부딪히지 않도록 차의 운행을 돕기도 했다.

장례식장에는 책이나 교재를 보는 대학생들이 많았다. 대학생 박석완(20)씨는 25일 오후부터 장례식장을 지켰다. 그는 "26일 오전 10시 30분 경기도 안성에 있는 학교에 수업을 들으러 가야 한다"면서 "이날 오전 6시 30분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첫차를 타고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피곤하지 않을까. 극심한 취업난인데 학점·토익 점수와 같은 스펙 쌓기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박씨의 답은 달랐다.

"많은 친구들이 국가폭력으로 백남기씨가 눈을 감은 것을 알고 있다. 중요한 것은 아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직접 거리에 나가는 것이다. 공부에 대한 압박이 크긴 하지만, 이 자리에 나오는 게 더 의미가 있다."

같은 대학교에 다니는 손아무개(21)씨는 교재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는 "백남기씨 사건은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는 문제"라면서 "대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게 있다고 생각해 나왔다. 여기에 있는 게 더 큰 공부"라고 전했다.

세월호 유가족 10여 명도 밤새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최근 단식과 거리농성에 몸과 마음이 지쳤다. 또한 국정감사와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전체회의 참석 등 바쁜 일정이 예정돼있다. 하지만 서울 광화문광장에 있던 유가족들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으로 자리를 옮겨 밤을 새웠다. 이날 오전에는 유가족들이 경기도 안산에서 이곳으로 출발한다.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백남기씨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외치다가 쓰러졌다. 너무나도 비통하다"면서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남기씨는 1년 동안 사경을 헤매다가 본인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2년 동안 단식·노숙농성으로 아무리 힘들다 해도 오늘 농성을 두고는 힘들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밥차'는 이날 장례식장에서 시민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전했다. 김학현(50)씨는 1톤 트럭에 온수기, 라면 700개 등을 가져왔다. 라면은 동이 났다. 김씨는 "누군가를 위해 많은 사람이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낀다. 그 마음이 모여 경찰의 침탈을 막아낸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강조했다.

박석운 백남기 대책위 공동대표는 날이 밝은 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부검을 막은 것은 밤을 꼴딱 새우면서 힘들게 버텨준 시민들과 온 국민의 성원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살인자 처벌, 진상규명의 여망을 모아갈 것이다. 백남기씨를 고이 보내드릴 때까지 장례절차는 지연될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강제부검 안돼! 백남기 농민을 지켜라' 지난해 민중총궐기 도중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던 백남기 농민이 317일만인 25일 오후 사망했다. 고인에 대한 강제부검에 반대하는 시민, 학생들이 26일 새벽 대학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시신안치실앞에서 경찰투입에 대비해 밤샘농성을 벌이고 있다. ⓒ 권우성
댓글124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61,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