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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황교안 국무총리를 대상으로 대정부질문을 하는 가운데, 대형스크린에는 경찰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는 백남기 농민 관련 UN특별보고서와 살수차 운용 관련 법원 판례가 표시되고 있다. ⓒ 권우성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황교안 국무총리를 대상으로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 권우성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11월 14일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 기억하나.
[황교안 국무총리] 민중총궐기라는 집회다.
[표창원] 그때 백남기라는 농민께서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져 8개월째 사경을 헤매고 있다. 알고 있나.
[황교안] 그때로부터 치유가 안 된 것으로 안다.
[표창원] 경찰의 물대포 사용과 당시 정부 조치가 정당했나?
[황교안] 그 부분은 수사 중이지만, 경찰은 경찰대로 안전 규칙에 따라 진행한 것으로 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끝까지 민중총궐기 당시 백남기 농민을 중태에 빠뜨린 책임을 경찰에 돌리지 않고 감싸기에 급급했다. 사과는 끝내 거부했다.

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나선 표창원 의원은 백남기 농민이 쓰러질 당시 상황을 복기하며 황 총리에게 "정당 방위 요건은 공권력 행사자인 경찰에게 더욱 엄격히 적용돼야 한다"면서 "백남기 농민이 당시 무기를 사용한 흔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백 농민이 무기를 사용하거나 위해를 끼칠 만한 행동을 했기 때문에, 정부가 경찰에 정당방위를 적용해 책임을 묻지 않느냐는 질문이었다. 황 총리는 "확인해봐야겠지만, 그 분이 제일 앞에 있었던 걸로 안다"라고 답했다.

경찰에 대항해 시위 대열 맨 앞에 선 것은 공권력에 대한 공격으로 볼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곧바로 표 의원은 "그게 폭력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황 총리는 "그 분이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했는지는 알아봐야겠다"고 일축했다.

이어 표 의원이 "대한민국 국정 책임자로서 도의적으로 (백남기 농민에게) 병문안과 함께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고 묻자 황 총리는 "그 분에 관해 사태 직후 안타깝다는 말을 했다"고 말했다. 표 의원은 "답변을 안 하겠다는 건가"라고 재차 물었지만 황 총리는 "이 사건에 관해 지금 단계에서 말씀 드릴 수 있는 제 입장을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안타깝다"는 총궐기 직후 입장 강조, 끝내 사과 거부한 황교안 총리

"살수차 운용지침에 따르면 경찰은 직사살수를 하는 경우 시위참가자의 가슴 이하 부분을 겨냥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경찰은 같은 날 오후 6시 50분경 종로구청 입구 사거리에서 시위참가자인 백남기의 머리 부분에 직사살수 하여 그가 바닥에 쓰러짐으로써 뇌진탕을 입게 하였고, 쓰러진 이후에도 그에게 계속하여 직사살수를 한 사실, 같은 날 밤 시간불상경 부상을 입고 응급 차량으로 옮겨지는 시위 참가자와 그 응급 차량에까지 직사살수한 사실이 인정된다.

경찰의 이 부분 시위진압행위는 의도적인 것이든 조작실수에 의한 것이든 위법하다."
- 2016년 7월 4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관련 서울중앙지법 판결문 중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황교안 국무총리를 대상으로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 권우성
표창원 의원은 황 총리의 말을 반박하기 위해 전날인 4일 판결문에서 법원이 언급한 경찰의 책임 부분을 인용했다. 실수든, 의도한 것이든 경찰의 직사 살수는 위법한 것이라고 법원이 직접 인정한 만큼,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와 후속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는 앞서 표 의원이 "유엔 특별보고서에서도 한국 경찰의 물대포 살수는 정당화가 어렵다고 발표했다"고 지적했음에도 황 총리가 "우리 안보와 관련해선 그동안 우리가 해온 법이 있고 판례가 있으니 거기에 따라 해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데 반박이었다. 하지만 국내 판례 제시에도 황 총리는 "1심 판결인 만큼 판결문을 분석해야한다"고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발언 내내 차분한 자세를 유지했던 표 의원은 황 총리의 답변을 듣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발언을 마무리하며 "요즘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많다,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엄정한 현실을 직시해야한다"면서 "언론과 방송을 조작해 진실을 감추고 제식구 감싸기에 의존한다면 대한민국은 갈등, 분열의 질곡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태그:#백남기, #표창원, #민중총궐기, #황교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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