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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산 참꽃. 뒤에 보이는 봉우리가 비슬산의 주봉인 천왕봉이다. ⓒ 여경수
비슬산 참꽃 풍경. ⓒ 여경수
지난 20일 구미 '평일엔 산으로' 산악회 회원들과 대구광역시 달성군에 있는 비슬산에 다녀왔다. 이맘때 비슬산은 정상 주위에 분홍빛으로 물드는 참꽃으로 유명하다. 매년 봄에 참꽃문화제가 열리는데, 올해는 23일부터 5월 1일까지다.

비슬산 이름과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전해진다. 첫째는 범어에서 왔다는 설. 신라시대 인도 스님들이 와서 산을 보고 '비슬(琵瑟)'이라 이름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비슬은 인도의 범어 발음을 그대로 옮긴 것인데, '덮는다'는 뜻으로 한자로 쓰면 포(苞)가 된다고 했다. 일연은 삼국유사에서 비슬산을 '포산'이라 했고, 지금도 그 일대를 일컫는 지명으로 포산을 쓴다.
둘째는 한자어 풀이에서 유래됐다는 이야기다. 산의 모습이 거문고와 같아서 비슬산(琵瑟山)이라고 했다는 기록이 있다. 산꼭대기에 있는 바위의 모습이 마치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과 같다고 해 비슬산이라 불렸다고도 한다.

셋째는 신화 이야기다. 천지가 개벽해서 온세상이 물로 덮였는데, 비슬산 정상에 있는 바위에 배를 매었다는 '배바위 전설'이 전해진다. 그 바위의 모습이 비둘기와 닮아서 비둘산이라고 부르다가 비슬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이야기.

비슬산에 오르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비슬산자연휴양림에 출발하는 방법과 유가사에서 출발하는 방법이 있다. 우리 일행은 유가사에 주차한 뒤 산행을 시작했다. 유가사는 신라시대에 세워진 사찰인데, <삼국유사>를 쓴 일연 스님과 연관이 많은 곳이다. 우리는 1시간 정도 오르막을 오른 뒤, 비슬산 정상인 천왕봉(1084m)에 도달했다.
비슬산 대견사 풍경. ⓒ 여경수
천왕봉에서 능선을 따라서 걸으면 대견사에 다다른다. 대견사는 신라 흥덕왕 시절에 건립된 사찰인데,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당나라 문종이 신라에 사신을 보내서 건립한 절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름을 대국에서 보낸 사찰이라서 대견사로 불린다는 설이 있다.

대견사는 일본강점기 시절 훼철됐다. 당시 대견사의 대웅전이 일본 쪽으로 향해 대마도를 끌어당기고 일본의 기를 꺾는다는 이유로 조선총독부가 민족 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강제로 없앴다고 한다. 대견사는 지난 2014년 복원됐다. 대견사는 큰 바위 위에 홀로 서 있는 삼층석탑이 유명하다.

대견사에서 기이한 바위들을 따라 올라가면, 비슬산의 또 다른 봉우리인 대견봉(1083m)에 이른다. 지금 비슬산은 천왕봉에서 대견봉까지 참꽃이 그 모양새가 장엄할 정도로 무리지어 피어있다. 특히 듬성듬성 외로이 있는 소나무의 푸른 빛깔과 참꽃의 분홍빛은 그 조화가 아름답다. 마치 사시사철 외로이 있던 소나무를 봄철에나마 참꽃이 정겨운 말동무가 돼 주는 듯하다.

덧붙이는 글 | 비슬산 산행 사잔은 구미평일엔산으로(http://cafe.daum.net/j02100)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태그:#비슬산, #참꽃, #대견사, #유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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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힘이 되는 생활 헌법(좋은땅 출판사) 저자, 헌법 연구자.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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