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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철도의 매력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저는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의 추억 찾기 놀이"라고 답합니다. 그 정도로 일본에는 수많은 종류의 열차들과 에끼벤(열차도시락)들이 있습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라기 보다는 관광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한 철도 강국 일본의 철도여행.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서 앞으로 다양한 철도여행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 기자 말

낭만과 멋이 있는 아오모리현의 '스토브 열차'
스토브 열차 역무원. (사진 제공 - http://gorail.blogspot.kr/) ⓒ gorail.blogspot.kr 제공
아오모리현 서쪽에 위치한 고쇼가와라시의 작은 역 쓰가루고쇼가와라역(五所川原駅)에서 출발해 쓰가루나가사토역(津軽中里駅)까지 가는 20.7km의 짧은 노선이지만, 드넓은 쓰가루 평원 위를 힘차게 달리는 이 기차를 타기 위해 매년 겨울(12월~3월) 많은 관광객들이 몰립니다.

표를 구입하는 곳은 마치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1960년대 어느 시골역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추억의 역사(駅舍)를 뒤로하고 플랫폼으로 향합니다. 이미 플랫폼에서는 많은 관광객들이 이 스토브 열차를 배경으로 저마다 기념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화려하지 않은 객차는 오래된 느낌마저 들지만 바쁜 세상을 살면서 이런 오래된 기차를 만나는 것도 쉽지 않아 좋은 추억 여행이 될 것입니다. 어르신들에게는 도시락과 책보로 통학하던 추억을 새록 새록 떠오르게 합니다.

열차는 서서히 출발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동하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소리가 들려 가보니 역시 이 열차의 이름인 '스토브 열차'대로 난로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저 또한 초등학교 시절 석탄난로를 때던 세대라 참 정겨웠습니다. 내부를 따뜻하게 해주기도 하고 아오모리현의 특산물인 오징어도 구워 먹을 수 있는 1석 3조의 매력 포인트죠.
고쇼가와라역 매표소. (사진 제공 - http://gorail.blogspot.kr/) ⓒ gorail.blogspot.kr 제공
이 스토브가 열차 여행의 목적이 되기도 합니다. 열차 내에서 구입한 오징어를 구워서 스토브사케와 함께 드셔보시면 열차 여행의 낭만은 배가 됩니다. 스토브의 화력이 나름 강력하다 보니 오징어가 금방 구워져 타지 않게 집중하면서 기다리세요. 보통은 판매한 직원이 다 구워서 일일이 결대로 잘라 다시 봉지에 넣어주기까지 합니다. 서비스 정신이 탁월한 일본입니다. 감동의 연속입니다.

열차는 하얀 눈보라를 일으키며 쓰가루 평원을 달립니다. 25분쯤 달리면 카나기역(金木駅)에 도착합니다. 잠시 내려서 아오모리현이 배출한 현대 문학가 다자이오사무(太宰治 1909~1948)의 기념관인 샤요칸(斜陽館)에 들려봅니다. 1907년인 메이지(明治) 40년에 만들어진 기념관으로 일본의 근대 건축 양식을 느껴 볼 수 있습니다. 2004년에 일본 국가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습니다.

다시 열차를 타고 달립니다. 설원을 달리는 것보다는 새하얀 바다를 달리는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그 정도로 눈 세상이죠.

석탄쿠키는 석탄처럼 생긴 모양의 쿠키로 쓰가루철도가 흑자가 되기를 바라는 작은 소망으로 만든 과자라고 합니다. 내부의 열기 때문인지 사케 때문인지 모두들 스토브 주변에서 스스럼 없이 서로 친해지게 되는 게 바로 철도 여행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스토브에 구운 오징어와 함께 맛보는 사케 한 잔
쓰가루 스토브 열차의 불을 관리하는 승무원. (사진 제공 - http://gorail.blogspot.kr/) ⓒ gorail.blogspot.kr 제공
불관리 중인 스토브 열차. (사진 제공 - http://gorail.blogspot.kr/) ⓒ gorail.blogspot.kr 제공
4분을 더 달리면 아시노코엔역(芦野公園駅)에 도착합니다. 무인역으로 차표도 안 팔고 근무하는 직원도 없지만 왠지 정감이 있는 역입니다. 이곳에 내린 이유는 에키샤(駅舍)라는 카페에 들리기 위해서 입니다. 아시노코엔의 예전 역사를 리모델링한 후 카페로 운영 중인데 이곳의 런치 세트가 맛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습니다. 겨울의 아시노코엔역은 조금은 황량하지만 봄이 오면 벚꽃터널이, 가을에는 단풍터널이 예술입니다.

열차는 약 50분을 달려 종착역인 쓰가루나가사토역에 도착합니다. 추억의 스토브 열차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가 됩니다. 낭만과 로맨스의 추억열차! 어른들에게는 옛 추억의 감동을 주고, 젊은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이 되는 관광열차입니다.

객차는 62년 전 히타치제작소에서 만들어진 오래된 차량이지만 1960~1970년대의 치열한 삶을 보내신 어르신들에게는 추억의 열차 여행이 될 것입니다. 나무로 된 창틀과 마룻바닥 그리고 그물로 만들어진 짐칸 하나하나 옛스러움이 묻어 나오는 열차입니다.

낭만과 추억의 일본철도여행 어떠셨는지요? 다음 편에는 더 즐거운 이야기로 찾아 뵙겠습니다.
아오모리현 '스토브 열차' 정보
출발역 : 아오모리현 쓰가루철도 고쇼가와라역
종착역 : 아오모리현 쓰가루철도 쓰가루나가사토역

총 연장 : 20.7km

역 수 : 12역

운행기간 : 12월 1일~3월 31일

운행 횟수 : 평일 2회 왕복 / 주말 3회 왕복
(운행시간 등은 홈페이지 참고 http://tsutetsu.com/jikokuhyou.html )
아시노코엔역. (사진 제공 - http://gorail.blogspot.kr/) ⓒ gorail.blogspot.kr 제공
스토브 열차 기념 엽서. (사진 제공 - http://gorail.blogspot.kr/) ⓒ gorail.blogspot.kr 제공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서규호 기자는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 엔트래블스 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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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