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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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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 31조 1항은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소득(부모의 경제력) 격차에 따라 교육 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고, 이에 따라 교육 불평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의 근간을 흔드는 오늘의 교육 불평등 실태를 살펴보고 대안을 모색한다. [편집자말]
* 오마이뉴스의 위치 정보 수집 요구에 동의할 경우, 스마트폰에서는 현재 있는 지역에 따라 기사 제목이 바뀝니다.



[취재] 선대식, [시각화] 이종호, [디자인] 봉주영, [개발] 최용민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대한민국 헌법 31조 1항의 내용이다. '교육의 기회균등'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헌법 정신이다. 산업화 시대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은 계층 이동의 사다리 역할을 톡톡히 했고, 이는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현재 헌법 31조 1항의 헌법 정신은 위태롭다. 공교육이 제 역할을 못하면서 입시가 노력이 아닌 '누가 더 사교육비를 많이 쓰는가'의 문제로 전락한 지 오래다. 부모들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자녀의 교육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각각 '금수저'와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아이의 출발선은 다른 셈이다.    

<오마이뉴스>가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전국 시·군·구(자치구·일반구 포함)의 아파트값과 교육 여건을 보여주는 4개 지표(학원 수·수능 평균 점수·서울대 진학률·전국 신임 법관 비율)를 비교해 분석한 결과,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비싼 서울 강남구가 4개 지표에서 모두 전국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지역 내에서 아파트값과 4개 지표 사이에 일정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10년간 서울대 전체 정원 대비 서울 강남구 일반고등학교 출신 비율은 2005년 5.9%에서 2015년 6.69%로 증가했다. 강남 쏠림 현상과 교육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욱 구체적으로 분석 결과를 살펴보자.

[서울대 진학률] 강남 1000명당 24.7명 입학... 금천·구로구, 강남의 1/10 이하
서울대학교 정문 ⓒ 연합뉴스
2013~2015년 3년 동안 일반고·자율고(특수목적고, 신입생 전국 모집 자율형 사립고, 신입생 전국 모집 일반고·자율고 중 외지 출신 학생 비율이 절반 넘는 곳 제외) 출신의 서울대 입학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곳은 서울 강남구다. 학생 1000명당 24.7명(2.5%)이 서울대에 입학했다.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2, 4번째로 비싼 서울 서초구와 송파구의 서울대 입학률 역시 전국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경기도에서 과천시에 이어 아파트값이 가장 비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구·경북 지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비싼 대구 수성구 역시 서울대 입학률이 전국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전국 상위 10위 안에는 해당 시·도의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는 일반고·자사고가 있는 부산 기장군, 경기 양평군, 전남 장성군·담양군, 경기 안산시 상록구가 포함됐다.

반면, 지난 3년간 서울대 입학생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43개 지역 중에 대도시인 특별시·광역시 자치구는 한 곳도 없었다. 또한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를 제외하면, 모두 3.3㎡당 아파트값이 전국 평균(908만 원)을 크게 밑돌았다.

서울 25개 자치구의 아파트값과 서울대 진학률을 비교하면, 그 상관관계가 더욱 확연하게 드러난다. 아파트값 1~3위인 강남·서초·송파구의 서울대 진학률 역시 1~3위다. 반면, 아파트값이 가장 낮은 3곳인 도봉·금천·중랑구의 서울대 진학률은 각각 13위, 25위, 23위였다. 

자치구 간 진학률 격차는 최대 10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금천구와 구로구의 경우 1000명 당 각각 2.2명(0.2%), 2.3명(0.2%)만 서울대에 진학했다. 이는 강남구의 1/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수능 평균] 전국 상위 10개 지역 살펴보니... 아파트값 높은 지역 수두룩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영·수 평균 점수 역시 아파트값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 아파트값 1~3위인 서울 강남·서초구, 경기 과천시의 수능 평균 점수는 전국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경기 과천시에 이어 경기도에서 아파트값이 2, 3번째로 비싼 성남시 분당구와 용인시 수지구 역시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각각 대구·경북, 서울 서부 지역, 충남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비싼 대구 수성구, 서울 양천구, 충남 천안시 동남구 역시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는 일반고가 있는 비평준화 지역의 전남 장성·담양군 역시 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수능 평균 점수 하위 10개 지역을 살펴보면, 모두 아파트값이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하위 50개 지역으로 범위를 확대해도, 경기 부천시 오정구를 제외하면 모두 아파트값이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서울 25개 자치구의 아파트값과 수능 평균 점수를 비교해보면 어떨까. 아파트값 1~3위인 강남·서초·송파구는 각각 수능 평균 점수 1, 2, 4위를 차지했다. 아파트값이 23~25위인 구로·중랑·금천구는 각각 24, 23, 25위였다. 

[신임 법관·학원 수] 강남·서초구, 서울 신임 법관 절반 육박

2005~2014년 전국 신임 법관 비율을 살펴보자. 신임 법관을 배출한 전국 상위 5곳에 전국 아파트값 1, 2, 4위인 서울 강남·서초·송파구가 포함됐다. 대구·경북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비싼 대구 수성구는 3위였다. 광주 북구가 나머지 한 자리를 차지했다.

전국 신임 법관 비율 1, 2위인 서울 강남·서초구의 경우, 인구 대비 신임 법관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서울 강남구의 전국 대비 인구 비율은 1.08%지만, 신임 법관의 8.8%가 강남구에 있는 일반고를 다녔다. 서울 서초구의 전국 대비 인구 비율은 0.8%다. 신임 법관의 4.9%는 서초구에 있는 일반고를 졸업했다. 반면, 114개 시·군·구는 지난 10년 동안 단 한 명의 법관도 배출하지 못했다.

분석 범위를 서울 지역으로 좁히면, 강남·서초구 쏠림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서울 인구에서 강남·서초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9.45%지만, 서울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45.3%에 이르는 신임 법관을 배출했다. 신임 법관의 강남·서초구 쏠림 현상은 사회 계층의 대물림 현상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교과 교습학원 수(2012년 기준)는 서울대 입학률과 수능 평균 점수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에서 수능 평균 점수 상위 5곳의 학원 수는 평균 719곳이었다. 반면 수능 점수 하위 5곳의 학원 수는 평균 271곳이었다.
2015 교육불평등 보고서 ⓒ 봉주영
[전문가 의견] "성적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만들어진다"

집값이 높은 지역에 사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똑똑할까. 그렇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결론이다.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해 내놓은 논문 <경제성장과 교육의 공정경쟁>에서 "확률적으로 '용의 씨'는 각지, 각 계층에 골고루 뿌려지나, 지금 용이라고 뽑히는 학생들은 지역적, 계층적으로 일부에 극심하게 몰려 있다"면서 "부모 경제력 차이가 사교육 같은 치장법의 차이를 통하여 '겉보기 인적자본' 차이를 가져 왔을 가능성이 크며, 이를 실제 데이터도 어느 정도 지지해 준다"고 전했다.

성기선 가톨릭대 교육학과 교수는 <오마이뉴스>가 분석한 데이터를 두고 "개인이 노력하고 능력이 좋으면 교육에서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고 하지만, 사실 그 능력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성적은 사실상 만들어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성기선 교수는 "교육기회의 불평등은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서 "앞으로 이런 상황이 심각해진다면, 기득권층은 자기의 지위를 이용해 높은 지위를 독점할 것이다. 사회의 신뢰, 민주시민의식, 공동체 의식 등이 무너지면서 사회가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국책연구기관들도 교육 불평등에 경고음을 내고 있다. 김희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지난 5월 보고서에서 "한세대 간 계층 대물림이 강화되고 교육격차가 확대되면서 교육의 (계층 이동) 사다리 역할에 대한 회의론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육개발원도 지난 2013년 보고서에서 초·중·고 모두에서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자녀의 학업 성취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교육기본법 4조 2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교육 여건 격차를 최소화하는 시책을 마련하여 시행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어떤 대책을 준비하고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인 고교무상교육은 사실상 파기된 지 오래다.

오는 10일 열리는 교육부 국정감사에서는 교육 불평등 문제가 다뤄진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교육 불평등 문제가 심화되고 있지만, 박근혜 정부는 오히려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교육 공약을 대거 파기했다"면서 "국정감사에서 대책 마련을 주문하겠다"고 강조했다.

[2015년 교육 불평등 보고서]

①-2 조희연 "태어난 집 달라도 배우는 교육은 같아야"
②-1 강남사람들의 '입시 성공 방정식'을 공개합니다
②-2 서울대 많이 보내는 학교 10곳 학비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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