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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 초등학생은 물론 국회의원과 기자까지 연행했던 경찰이 또다시 묻지마식 연행으로 사고를 쳤다. 이번에는 관악경찰서 행정발전위원회 소속 위원까지 현행범이라며 강제연행을 했다가 신분확인후 풀어주는 촌극을 연출했다.

 

29일 새벽 1시경 경찰은 서울 종로구청 입구 사거리에서 귀가하던 관악경찰서 행정발전위원회(이하 행발위) 소속 이모씨를 '현행범'이라는 이유로 강제연행을 시도했다.

 

기자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길을 건너가던 이씨는 앞에서 걷던 경찰 간부와 몇마디 나누는가 싶더니 곧이어 2명의 전경에 양팔을 잡힌 채 끌려가 대기하고 있던 경찰호송버스에 강제로 태워졌다. 하지만 이씨를 버스로 끌어올리던 형사가 순간 당황하며 이씨를 연행해온 전경을 다급히 부르기 시작했다.

 

형사가 연행사유를 묻자 전경은 "지휘관이 그냥 연행하라고 지시해 데리고 왔습니다"라고 대답하며 다시 자기의 자리로 돌아갔다.

 

이후 형사는 다시 이씨의 신분증을 확인한 후 연신 죄송하다며 이씨를 버스에서 내려줬다. 이 모습을 기자가 사진촬영 하자 우산으로 촬영을 방해하며 황급히 다른 곳으로 이씨를 데리고 갔다.

 

이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집에 가기 위해 길을 건너던 중 앞에 가던 한 경찰 간부가 '단장이 앞에 있으니깐 돌아가라'고 말했다"며 "이어 '당신 경찰이냐'고 물어보길래 '난 경찰이 아니다'라고 대답하자 바로 '현형범으로 체포하라'며 주변에 있던 경찰들에게 지시를 내렸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그는 "미란다원칙은 고사하고 연행사유도 없었다. '현행범으로 체포해'라는 경찰간부의 지시가 있자 주변에 있던 2명의 전경이 나의 팔을 잡고 무작정 끌고가 버스에 태워다"며 "경찰버스에 오르면서 난 행발위 위원이다"라며 신분을 밝히자 그때서야 신분증을 확인한 후 버스에서 내려줬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나의 연행사유가 그 경찰간부가 말하는 단장을 뒤쫓아갔기 때문이라면 그것이 현행범으로 연행될만큼 큰 범죄행위냐? 행발위 위원 자리를 떠나 경찰의 이런 불법적인 행태를 보면서 내가 이런 경찰들을 위해 지역에서 일을 했다는게 치가 떨린다. 내일이라도 바로 행발위 위원을 사퇴하겠다."

 

그는 경찰의 무차별적인 강제연행에 분을 삭히지 못한 채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나는 그래도 경찰과 한 식구라고 할 정도로 신분이 확실하니깐 그 자리에서 바로 풀어줬지만 나처럼 억울하게 현행범으로 몰려 연행된 사람들이 얼마나 많겠냐"며 경찰을 강력히 비난했다. 

 

한편 주변의 경찰간부들은 이모씨의 거센 항의가 계속 이어지자 가차없이 연행하라고 명령을 내리던 것과는 대조되게 말없이 자리를 피하기 바빴다.

 

그러나 비슷한 시간 주변에서는 인도를 걸어가던 몇몇의 시민들이 경찰에 둘러싸인 채 '현행범'이라는 이유로 경찰에 의해 강제 연행되고 있었다.

 

 


태그:#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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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 좋아 사진이 좋아... 오늘도 내일도 언제든지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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