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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테러범 김씨가 주진우 기자에게 보낸 편지
 이재명 테러범 김씨가 주진우 기자에게 보낸 편지
ⓒ 주진우 기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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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잊거나 잊혀지고 있는 사건에 대하여 이렇게 열심히 취재를 이어가는 부분이 이 이해가지 않는 부분을 넘어 흥미로웠습니다." 

이재명 테러범 김아무개씨는 지난 3월 21일 주진우 기자에게 보낸 편지와 함께 최후진술서와 남기는말(이하 변명문) 초안을 공개했다.  

김씨는 답장을 통해 "김어준과 같은 성향의 이념적으로 왼쪽에 포지션잉 된 사람, KBS 시사프로그램 진행하다가 사장이 바뀌면서 자진 사퇴하고 나온 사람으로 기억된다"고 적었습니다. 

그는 "(주 기자가)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달하겠다고 했지만 나의 반응이 왜곡돼서 전달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돼 못 본 체 지나치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씨는 "주 기자님팀에서 처와 자식들에게 취재차 접근하고 일부러 서울에서 부산까지 와서 내 재판을 방청하고 아산의 부동산 사무실을 찾아 주변 이웃들에게 나에 대한 평가도 듣고, 특히 구치소 내 수용번호를 어떻게 찾아서 편지도 넣었다"면서 답장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검찰에서 사건 발단이 가정 불화와 경제적 어려움에서 출발됐다고 하나요?"라며 "경제적으로 어려움은 있었지만 가정 불화는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검찰이) 사실과 다르게 작위적인 틀을 설정해 놓고 주변 사실을 부풀리거나 왜곡시켜서 끼워맞추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나를 아주 몹쓸 인간으로 만들었다"면서 "법정에서 바로 잡겠다. 죄 지은 거는 벌 받고, 잘못된 거는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씨는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시는데 도움이 되라고 두 건의 문건을 보낸다"면서 "나를 매개체로 이재명에게 알려지고 싶은건지, 이재명을 야단치고 싶은 건지, 주 기자님의 취재 열정의 원인이 후자이기를 바랍니다. 단식 중에 힘들여 답장합니다"라고 편지를 마무리합니다. 

"한국 정치사에 보기 드문 테러... 테러 이유 알릴 필요 있다고 생각" 
 
주진우 기자가 이재명 대표 테러범 김아무개씨 사무실에서 발견한 테러 연습 흔적
 주진우 기자가 이재명 대표 테러범 김아무개씨 사무실에서 발견한 테러 연습 흔적
ⓒ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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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주진우 기자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테러범 김씨를 취재하게 된 이유와 과정을 들어봤습니다. 아래는 주 기자와의 일문일답 내용. 

- 취재를 시작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한국 정치사에서 보기 드문 정치 테러가 발생했다. 상대를 혐오하고 미워하고 악마화하다가 이제는 칼까지 들었다. 이런 정치 테러가 벌어진 이유를 국민들이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재명 테러범이 자기가 이런 테러를 한 이유에 대해서 밝히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경찰도 검찰도 변호사도 얘기할 수 없다고 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밝히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보였다. 

큰일이 벌어지면 이유와 동기가 가장 중요한데 이 부분에 대한 수사는 진행되지 않고 막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김씨에게 그 얘기를 들어보려고 취재에 나섰다."

- 변명문을 비롯해 이재명 테러범 김씨가 작성한 문서를 어떻게 입수하게 됐다. 

"김씨 주변 사람들을 찾아가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을 보내 김씨를 설득하고 직접 편지도 썼다."

- 지난 3월 27일 유튜브 '이렇게 된 마당에 주기자 라이브를 통해 변명문을 최초로 공개한 것 치고는 언론에 거의 보도가 되지 않았다. 어떤 언론에서 연락을 하고 보도했나? 

"뉴욕타임스에서 제일 먼저 전화하고 MBC와 미디어오늘이 다루고 끝났다. 너무 중요한 일이고 선거에서 중요한 변수였는데 언론은 받아쓰기조차 하지 않았다."

- 언론이 보도하지 않은 이유를 뭐라고 보나.

"언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을 알리는 것보다 그냥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밝히고 싶지 않아 보인다." 

- 이재명 대표에 대한 테러와 같은 일이 또 발생할 수 있다고 보나. 

"광화문 태극기 집회나 정치판에 가서 보면 생각이 다른 사람은 테러해도 된다 죽여도 된다 이런 얘기를 마구 쏟아낸다. 이건 시작이라고 본다."

- 우리 정치권이나 언론의 반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치인들이 혐오를 부추겨서 표를 구걸하는 정치를 하고 있다. 유튜버들도 혐오를 부추겨서 돈을 벌고 있다. 독설을 던지다가 가짜뉴스를 던지다가 이제 칼까지 들었다. 이 상황이 무섭다. 

일부 보수진영에서는 이 테러가 아무것도 아닌데 (이 대표가) 꾀병을 부린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역사적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영웅이 될 것'이라고 얘기를 한다. 이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안경을 썼네, 양복 단추를 기사에 쓸 게 아니라 이런 정치혐오를 없애기 위해서 누가 노력하고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 정치인들은 여기에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은 더 큰 책임이 있다. 그래서 이 현상에 대해 고민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래 보이지 않는다." 

"전광훈 목사가 태극기집회로 천하통일" 

- 김씨를 취재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고 가정에도 큰 문제가 없던 사람이 왜 이런 엄청난 일을 벌였을까 취재했더니 유튜브에 빠지고 태극기집회에 빠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자기가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을 한 줄 알고 있다.  태극기집회를 취재하면서 너무 소름이 끼쳤다. 그런데 이제는 이들이 모여 돈을 내고 공동체를 만들려고 조직하고 있더라."

- 전광훈 목사의 태극기집회 규모를 어느 정도로 보나. 

"옛날에 있었던 어버이연합, 엄마부대 그런 게 거의 다 사라지고 전광훈 목사가 태극기집회로 천하통일을 했다고 볼 수 있다."

- 앞으로 어떤 취재를 진행할 예정인가. 

"(태극기집회와 전광훈 목사가) 윤석열 정부하고 관계가 아예 없다고 보기 어렵다. 국정원이 과거에 했던 일도 있지 않나. 세월호 유가족들 단식 농성장 앞에서 폭식한 사람들은 과연 다 사라졌을까? 이런 의혹을 계속 취재할 예정이다."

주진우 기자는 김씨의 편지에 자신이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를 진행하다가 박민 사장 취임 이후 자진사퇴했다고 나와 있는데, 자신은 쫓겨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는 현재 유튜브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렇게 된 마당에 주기자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주진우, #이재명테러범, #태극기집회, #한동훈, #변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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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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