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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에 위치한 금호지구는 금호동과 사수동에 지어진 신도시로 2014년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택지가 조성될 당시엔 금호지구로 불렸지만, 입주자들이 늘면서 이 지역 주민들에겐 사수지구로 불리기 시작했다. 사실, 택지지구의 대부분이 사수동에 걸쳐 있고, 금호동은 택지 끝부분에 걸쳐 있던 터라 타 지역 주민들에게도 금호지구 보단 사수지구로 더 알려졌다.
 
2014년 입주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풀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금호사수지구 내 고등학교 설립 부지.
 2014년 입주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풀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금호사수지구 내 고등학교 설립 부지.
ⓒ 김종길 고등학교 설립 대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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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수도 대구금호 LH천년나무 1/8/5단지, NHF 대구금호 스타힐스 6단지, 브라운스톤 강북, 금호 서한이다음, e편한세상 대구금호, 대구금호 스타힐스테이 등을 포함하면 총 7,394세대에 이른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설립에 필요한 인구수도 충족시켰다.

실제로, 초·중·고 학교 신설 규정에 따르면 초등학교는 4천~6천세대, 중·고등학교는 6천~9천세대가 될 때 설립가능하다. 하지만 이 규정 역시 강제 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관할 지역 교육청과의 협의에 따라 최종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택지가 조성되면, 세대수 규모에 따라 초·중·고 학교 부지도 조성됐다.

그런데 2019년 5월 591세대의 대구금호 스타힐스테이 입주를 마지막으로 금호사수지구 내 고등학교 조성 부지에 학교가 들어온다는 소식은 감감무소식인 채, 벌써 5년째 풀만 무성히 자라고 있는 것이다.

현재, 금호사수지구에는 4월 17일 현재 삼영초등(597명), 사수초등(952명), 사수중학교(480명) 등 3개 학교시설이 있으며, 3개 학교 학생수만 2,029명에 이른다. 관문동 행정복지센터 금호분소에선, 금호사수지구 인구수가 4월 17일 현재 1만 6천여 명이 넘는다고 확인해주었다.  

여기에 더해, 0~12세의 인구는 2019년 3085명, 2020년 3379명, 2021년 3254명, 2022년 3260명, 2023년 3201명, 2024년 4월 11일 기준 2815명으로 아이들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는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 아이들이 중학교를 졸업한다고 가정한다면, 고등학교는 설립은 꼭 필요하다.

하지만, 사수중학교를 이미 졸업한 제1회 졸업생 71명(2020년), 제2회 졸업생 90명(2021년), 제3회 졸업생 98명(2022년), 제4회 졸업생 110명(2023년), 제5회 졸업생 130명(2024년)은, 칠곡1~4지구에 조성된 버스로 평균 30분~1시간 이상의 거리에 있는 매천고, 영송여자고, 강북고(이상 태전동), 구암고(구암동), 함지고(구암동), 운암고(구암동), 학남고(국우동)로 배정됐다.

또, 2025년 2월에 사수·삼영초를 졸업하게 되는 초등생 197명을 포함해 사수중학교 1학년 186명, 2학년 154명, 3학년 140명도 도보가 아닌 버스로 고등학교를 다녀야만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도시에 대한 꿈을 안고 금호사수지구로 들어온 신혼부부들이나 초·중 자녀를 둔 학모들이 고등학교 배정 때문에 칠곡 1~4지구로 다시 이사를 나오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구시교육청은 자녀들의 고등학교 입학 때문에, 금호사수지구에서 이사를 나오는 상황에 대해선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대구교육청의 한 사무관은 4월 17일 통화에서 "자녀들의 고등학교 입학 때문에 이사를 나오는 상황에 대해 검토한 바가 없다"면서도 "이미 2018년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민원에 대해 '고등학교 설립 불가'라고 회신했고, 2021년과 2023년에도 다른 민원에 대해 같은 내용으로 회신한 상황이라 금호사수지구에 고등학교 설립은 현실적으로 불가하다"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금호사수지구 재개발 등 특별한 상황이 생기고, 또 고등학교 건립 요청이 들어오면 재고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금호사지구 택지 개발이 이미 완료된 상황임을 감안하면, 대구교육청의 재개발 요구는 억지나 다름없다. 

"고등학교 설립 불가" 결정에 정치권·지자체도 외면

특히 이 사무관은 "2019년부터 3천명대를 유지하고 있는 금호사수지구의 0~12세 아이들의 숫자를 아느냐"라는 질문에, "전국적인 출산율 저조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와 국가재정이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학생 수에 비해 학교시설이 극히 부족한 일부 지역 외에는 학교 설립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중ㆍ고등학교의 경우 초등학교와는 달리 학군 단위로 학생을 배정하고 있으며, 학생의 거주지역과 학교 분포의 불균형, 교통 여건 등으로 초등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원거리 통학이 불가피한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라고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김종길 고등학교 신설 대책위원장이 관문동 행정복지센터 금호분소에서 받은 2024년 1월 11일 기준 0~14세 아이들수.
 김종길 고등학교 신설 대책위원장이 관문동 행정복지센터 금호분소에서 받은 2024년 1월 11일 기준 0~14세 아이들수.
ⓒ 김종길 고등학교 신설 대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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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대구교육청은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이들 숫자가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에 대해선 "나몰라라" 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금호사수지구의 학보무들이 2019년부터 고등학교 설립을 위한 임시대책위를 꾸리고, 고등학교 유치를 위해 팔방으로 뛰어다녔지만, "학령인구 감소와 어려운 국가재정"을 내세운 대구교육청의 한결같은 "고등학교 설립 불가" 의지에, 정치권을 포함한 지자체도 더 이상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최우영 북구의원은 2019년 10월 21일 열린 제251회 임시회에서, "금호동과 사수동으로 구성된 금호택지지구는 스타힐스테이 아파트 입주를 끝으로 대부분 입주를 완료한 상태로 (그 해) 9월 30일 현재 1만7789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부족한 교통여건과 교육여건으로 많은 민원들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2013년 11월 1일 학교용지로 토지개발 사업이 완료된 후 대구시 교육청으로부터 고등학교 설립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듣지 못한 주민들은 최근 대구시 농산유통과에서 진행 중인 학교부지 내 도시텃밭 조성 이야기를 듣고 학교 설립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듣고 싶어 한다"라고 질의했다.

이에, 배광식 북구청장은 "금호지구 고등학교 신설에 관해 학생수 감소추세와 고등학교 배정여건 등을 고려할 때 현재로서는 학교 설립 계획이 없다"라는 대구시 교육청의 결정을 대신 전하면서, "학교가 설립되지 못할 경우 향후 부지 활용에 대해서는 토지소유자인 LH에서 용지변경을 요청할 경우 주민의견을 최대한 수렴하여 공익목적의 시설로 활용을 검토해보도록 하겠다"라고 답했다,

이는 북구청도 금호사수지구 내 고등학교 신설이 사실상 어렵다는 것으로 판단한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정치권에서도 금호사수지구의 고등학교 신설에 대해선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실제로, 2020년 4월 15일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북구을 출마 후보자들도 이 문제를 공약으로 다루지 않았으며, 2022년 6월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그 이유는 바로 대구교육청이 2018년 LH에 보낸 '금호사수지구 내 고등학교 설립 불가' 회신 때문인데, 정치권도 지자체도 "이미 '고등학교 설립 불가' 결정이 난 상황에서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지 않겠다"라는 생각에, 금호사수지구 주민들의 간절한 바람을 외면했던 것이다.

김종길 위원장 "금호사수동 보다 아이들 많은 동네 찾을 수 없어"

한편, 김종길 고등학교 신설 임시대책위원장은 2023년 5월 26일 대구 북구 인터넷매체인 '강북인터넷뉴스'에 <대구 북구 금호사수동 고등학교 신설 이대로 시간만 보내는 것인가?> 제하의 글을 실었는데, 그는 이 글에서 "2014년 입주를 시작한 신도시 북구 금호사수동은 2023년 현재 약 8000세대의 주민이 살고 있는 곳"이라며 "최초 개발당시 고등학교가 신설될 것이라 믿고 입주한 주민 또한 상당수이고, 매년 시간만 보내고 있는 모습에 사기라며 분통을 터트리는 주민들 또한 많다"라고 글을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또 이 글에서, "대구서부교육청이 학교부지를 매입하기로 했으나, 금호사수동 아이들수가 적다는 이유로 매입하지 않았다"라고 전제하고, "금호사수동 주민들 또한 이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지 않았으며, 고등학교 신설 임시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매년 0~12세까지 금호사수동 아이수를 5년 동안 수집했다"며 "그 결과, 3,200여명의 아이들이 사수동에 계속 거주 중인 것으로 집계되었고, 서부교육청이 주장한 '학생수 부족이란 이유'도 지금은 정당성을 잃게 되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종길 위원장은 ▲ 북구에서도 외곽에 위치한 지리적 약점 ▲ 약 1만8000여 명의 주민수에도 불구하고 대구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부족한 대중교통시설 ▲대구지역에서 인구에 비해 아이들수가 많은 동네를 찾을 수 없다는 점 등을 금호사수동에 고등학교가 신설되어야 하는 이유로 들었다.

덧붙이는 글 | 강북인터넷뉴스 및 대구강북신문에도 게재될 예정임


태그:#금호사수지구, #고등학교설립불가, #대구북구청, #대구시교육청, #김종길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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