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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경매시장에 가지 않아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원하는 소를 구매할 수 있다.
 이젠 경매시장에 가지 않아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원하는 소를 구매할 수 있다.
ⓒ <무한정보> 황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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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전자경매 시스템을 도입해 지난 3월 27일 준공한 예산축협가축전자경매시장(오가 국사봉로, 아래 예산가축경매시장)은 전자 경매방식인 '출하안내전광판'을 갖춰 축산농가, 도축업, 정육점 운영자 등으로부터 주목 받고 있다. 

경매시스템은 그동안 전용단말기인 무선응찰기→스마트폰 활용 1단계(종이에 낙찰가 수기 게시)→스마트폰 활용 2단계(출하안내전광판 게시) 등 몇 단계를 거치며 발전했다. 

스마트폰 1단계 경매방식은 이미 전국 모든 경매시장에 적용돼 있지만, 예산군이 이번에 전자경매시스템을 도입해 개장한 예산가축경매시장은 가장 발전된 형태의 출하안내전광판을 적용한 스마트폰 2단계 시스템이다.

1단계와의 차이는 구매 희망자가 축협 직원의 안내를 받아 본인 스마트폰에 경매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굳이 경매장에서 소를 보지 않더라도 '출하안내전광판'에 표시된 △개체 번호 △관리자 성명 △성별 △최저가 △나이 △혈통 △산차(임신횟수) △친자일지 여부 등 구매에 필요한 기본 정보와 동일한 내용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해 응찰할 수 있다. 
 
경매시장 중앙 대형 전광판에 첫 낙찰된 소의 주인, 낙찰가, 혈통 등의 기본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표시돼 있다.
 경매시장 중앙 대형 전광판에 첫 낙찰된 소의 주인, 낙찰가, 혈통 등의 기본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표시돼 있다.
ⓒ <무한정보> 황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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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출하안내전광판'을 도입한 경매시장은 충남도에선 예산군이 최초이고, 전국에선 24번째다. 예산가축경매시장이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경매 규모는 총 344마리(큰소 228마리, 송아지 116마리)로, 도내에선 세종공주축협(500두), 홍성축협(400마리)에 이어 3번째다.

이효익 축수산유통팀장은 "기존 경매시장에서 큰소 50~60마리 처리하는 시간에 지금은 100마리 처리가 가능하다"며 "출하 속도의 단축으로 인근 홍성, 청양, 아산 등에서 가져온 소를 사고 팔 수 있게 돼 구매자 선택의 폭이 그만큼 다양해진 이점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11일 첫 경매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예산가축경매시장은 이날 새벽 3시부터 소를 실은 화물차들로 북적였다. 

예산축협 고병선 팀장은 "경매는 오전 7시에 시작하지만, 검역 등 준비 시간이 필요해 새벽 3시부터 소를 받았다. 첫 경매에 큰 소 87마리, 번식우 13마리 등 총100마리를 대상으로 소를 사고 파는 사람 50여명이 모인 가운데 40여분 동안 진행됐고, 출장된 소 100마리가 모두 낙찰됐다"며 "전엔 현황판을 수기로 작성했는데, 지금은 전산화돼 즉시 예정가, 비고란의 특별한 상황, 외모심사의 즉시 확인이 가능해 경매 속도가 빨라졌다"고 전했다.
 
처음 열린 경매시장에서 첫 판매의 주인공인 이창호씨. 전자경매 방식엔 흡족해 했지만, 가지고 온 암소 1마리의 낮은 낙찰가를 걱정하고 있다.
 처음 열린 경매시장에서 첫 판매의 주인공인 이창호씨. 전자경매 방식엔 흡족해 했지만, 가지고 온 암소 1마리의 낮은 낙찰가를 걱정하고 있다.
ⓒ <무한정보> 황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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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개장한 경매시장에서 가장 먼저 소를 판매한 주인공은 신양 연리에서 소 20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이창호(75)씨다. 이씨는 가지고 온 큰소(암소) 1마리 판매에 성공했다. 낙찰가는 6920원/㎏이다. 최저가 6800원/㎏ 보다는 높은 가격이지만 표정이 밝지 못했다.

그는 "운임비 7만원을 들여 새벽 3시에 경매시장에 왔다"며 "적어도 킬로그램당 9000원은 받아야 한다. 2년 먹인 소인데 이 가격이면 사룟값의 반도 못 건진다. 400만원도 못 받을 것 같다. 경매방식은 편리해졌는데 가격이 너무 적게 책정돼 걱정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임신우 3마리를 팔기 위해 봉산 하평리에서 온 김기웅(70)씨는 입찰 순서를 기다리면서 "4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마리당 500만원 정도 받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정가가 400만원 미만으로 낮게 책정돼 1500만 원도 못 받을 것 같다"며 걱정했다.

김씨가 말하는 예정가는 전광판에 최저가로 표시돼 있다. 구매 희망자는 방송으로 안내하는 입찰가격을 듣고 본인 휴대폰에 설치된 앱을 통해 응찰하면 된다. 첫 입찰에 응찰자가 없으면 유찰된 뒤 다시 200원 낮춘 가격으로 재입찰에 들어간다. 이때도 응찰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최종 유찰되며, 이 경우 소 주인은 다시 본인 농장으로 가져가야 한다.

넓은 주차장, 쾌적한 시설
 
경매장에 계류대별로 설치된 ‘출하안내전광판’이 각 소들의 기본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경매장에 계류대별로 설치된 ‘출하안내전광판’이 각 소들의 기본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 <무한정보> 황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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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구매시 무엇을 중요하게 보는가에 대한 질문엔 "생김새, 살이 얼마나 쪘는지, 지방함유량이 얼마나 많은지 등을 살펴본다"며 "현재 매매 가격은 8500원/㎏선에 형성돼 있다. 550만원에서 600만원이면 소 1마리 가격으로 적당할 것 같다"고 전했다.

홍성에서 온 한 구매자는 "큰 소 3마리를 샀다. 가장 비싼 소가 8500원/㎏, 가장 싼 소가 6700원/㎏"이라며 "직접 키우려는 것은 아니고, 도축장에 보내 판매할 고기로 사용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축협 관계자는 "만일 무릎이 안 좋은 등의 문제 있는 소가 아니라면 가축경매시장에 나온 소들은 웬만하면 현장에서 다 팔린다"며 "오늘 시세를 보면 혈통이 우수한 것들은 예정가보다 한참 상회하는 수준으로 낙찰된 편이다. 개체 관리할 때 부계나 모계쪽에 육량이 많다거나 등급출원률이 좋을 경우 낙찰가가 높게 형성된다. 반면 기초(혈통이 확인 안된 소)는 예정가가 낮아져 있다"고 설명했다.

예산가축경매시장은 △계류대(3200㎡) △주차장(3000㎡) △퇴비동 △ 창고동 △경매진행실 △정산 사무실 △소독실 등을 갖췄다. 특히 출품자, 구매자, 구경삼아 경매시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예산축협에서 한우소머리 국밥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예산축협 이호 과장은 "기존 신양 경매장은 계근, 상·하차 과정에서 소를 묶은 줄을 놓칠 경우 산으로, 또 도로로 도망치는 등 안전사고 위험이 있었다"며 "이곳은 위험요소를 감안해 시설 전체 외부를 울타리로 막고, 계류대는 소가 절대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는 구조로 만들었다"고 자신했다. 

한편 예산가축경매시장은 이날 첫 경매를 시작으로 4월에는 16일과 25일 두번 경매가 예정돼 있다. 월 평균 경매마리수는 송아지 500마리, 일반우(번식우, 비육우) 100마리 등 총 600마리이며, 경매는 단일경매방식으로 화요일과 목요일 등 월 2~3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태그:#가축경매시장, #스마트경매시장, #스마트가축경매시장, #예산축협가축전자경매시장,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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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의 참소리 <무한정보신문>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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