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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 등이 들어갈 어떠한 공간마저 허용되지 않았던 대구 중구 가로수
 빗물 등이 들어갈 어떠한 공간마저 허용되지 않았던 대구 중구 가로수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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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흡수할 공간 하나 없이 아스콘으로 메워놓은 대구 중구의 가로수
 물을 흡수할 공간 하나 없이 아스콘으로 메워놓은 대구 중구의 가로수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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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에 목격한 대구 중구 가로수들은 '충격적'이었다. 빗물을 흡수해야 할  좁은 면적의 바닥 공간(가로·세로 1m 미만)마저 콘크리트로 매워 사실상 물을 흡수할 수 없는 구조로 만들어놓은 가로수길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기자는 "콘크리트에 갇힌 대구 중구 가로수, 끔찍합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로 실태를 고발했었다. 취재과정에서 문제제기를 받은 대구 중구청은 문제제기를 즉각 수용하고 "내년에 예산을 반영해서 콘크리트를 모두 뜯어내고 흙을 매워넣도록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약속했었다.

자유를 되찾은 대구 가로수 ... 도시의 인상마저 제고시켜
 
대구 중구 가로수의 아름다운 변화. 드디어 나무가 숨을 쉰다.
 대구 중구 가로수의 아름다운 변화. 드디어 나무가 숨을 쉰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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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약속이 올해 드디어 지켜졌다. 지난 12일 대구 중구의 문제의 가로수길은 아랫단을 꽉꽉 메워둔 콘크리트 블록이 모두 걷히고 흙으로 깔끔하게 대체돼 있었다. 비로소 나무가 숨을 쉴 수 있게 된 것만 같아 무척 반가웠다. 마침 가로수들은 초록의 잎사귀를 피워 올리며 한껏 자유를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은 정말 천양지차로 다가온다. 빗물을 머금을 작은 공간마저 허용되지 않아 거의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만들어놓은 모습과 콘크리트를 뜯어내고 마사토로 깔끔하게 단장해둔 모습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가로수들도 최소한의 존중을 받게 된 모양새다.

어찌 보면 단순한 행정 행위이지만 그로 인해 도시가 받는 인상은 달라지는 것 같다. 가로수조차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는 인상은 도시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다가갈 것이다.

아울러 대구 중구청은 관할 내 다른 대로인 달구벌대로 가로수길엔 더 멋지고 극적인 변신을 허락해 눈길을 끌고 있다. 뿌리를 접하고 있는 아랫단 면적을 더 넓고 아름답게 꾸며놓은 것. 마치 작은 정원처럼 화단을 꾸며놨다.

가로·세로 1m도 안 되는 좁은 면적에 갇혔던 가로수들이 더 넓은 정원을 선물로 받은 셈이다. 작은 관목까지 함께 심어져 도시 미관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줬다.
 
가로수가 심겨진 곳을 하나의 작은 화단처럼 꾸며둔 대구 중구청. 가로수의 화려한 변신이다.
 가로수가 심겨진 곳을 하나의 작은 화단처럼 꾸며둔 대구 중구청. 가로수의 화려한 변신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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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인상마저 바꿔놓는 가로수길의 아름다운 변신
 도시의 인상마저 바꿔놓는 가로수길의 아름다운 변신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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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공익적 기능... 대구 중구청 "더욱 힘쓰겠다"

앞으로 가로수길의 전형으로 이같은 화단 형태가 자리매김하면 도시 미관도 개선될 뿐더러 나무에게도 더 넓은 자유의 공간을 허용하게 해 '나무 복지'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나무의 공익적 기능은 무궁무진하다. 특히 도심 나무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가로수의 공적 기능은 크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에서부터 도시의 온도를 낮춰주는 기능, 새나 작은 곤충들에 휴식공간을 제공하기도 하며 도시를 아름답게 해준다. 이런 나무들의 공익적 기능에 걸맞은 대접을 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친나무적' 도심 가로수 정비가 전국으로 확대돼 '나무 복지'도 실현되고 도시의 인상마저 제고하게 되는 선한 영향력이 더 확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민사회의 문제제기를 바로 수용하고, 큰 변화를 이끌어낸 대구 중구 공원녹지 도시디자인과에 큰 칭찬을 보내는 이유다. 도심 행정의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길 바란다. 

대구 중구 도시디자인과 담당자는 "지금 아파트 공사장 앞 가로수들은 아파트 공사장 측에서 사업을 마무리할 때 정비를 해주기로 해서 아직 그대로이니 양해해주시길 바란다"면서 "곧 그곳 가로수도 아름답게 정비될 것이다. 앞으로도 대구의 도시 미관을 살리는 일에 더욱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대구 중구의 아름다운 변화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자유를 되찾아 일제히 '초록'을 피워 올리는 대구 중구의 가로수길
 자유를 되찾아 일제히 '초록'을 피워 올리는 대구 중구의 가로수길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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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입니다.


태그:#가로수, #대구중구청, #나무복지, #도시이미지, #도시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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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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