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홍준표 대구시장이 총선 결과가 발표된 11일 오후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맹비난했다.
ⓒ 대구시	관련사진보기

 
홍준표 대구시장이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한 것과 관련 "총선에 무슨 전략이 있었느냐"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를 맹비난했다.

홍 시장은 11일 오후 대구시청 기자실을 찾아 "이번 선거는 시작할 때부터 잘못된 선거였다"며 "정권의 운명을 가름하는 선거인데 초짜 당 대표에 선거를 총괄하는 사람이 또 보선으로 들어온 장동혁이다. 거기에 공관위원장이라는 사람은 정치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대위에서 무슨 긴급회의를 했다는 소리를 들어본 일이 없다"며 "그런 사람들한테 정권의 명운을 좌우할 그런 중차대한 총선을 맡겼다. 출발부터 저 선거 안 된다고 봤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또 "대통령 임기가 2년도 안 지났는데 어떤 역대 정권이 대권놀이를 저렇게 빨리 시작한 적 있었느냐"며 "동원된 당원들 속에서 셀카 찍는 것뿐이었다"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여당이 선거 앞두고 대통령과 차별화해버리면 국민들이 누구를 믿고 찍겠나"라며 "한마음이 돼서 어떤 식으로든 돌파를 해나갈 생각을 해야지 선거기간 내내 용산 대통령실하고 긴장관계 형성했다. 그렇다고 차별화가 됐느냐"고 주장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이 정권 잘못한 게 내가 무슨 책임이 있느냐'고 한 발언에 대해 홍 시장은 "법무부장관 하면서 모든 인사권을 쥐고 있었던 것 아닌가, 검증 책임이 거기 다 있는 것 아닌가"라며 "법무부장관을 했으니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당 대표가 용산하고 소통하고 조율을 했어야 한다. 이종섭 문제까지도"라면서 "선거를 책임지는 대표가 조율을 했어야 하는데 소통도 안 하고 자기는 자기대로 놀고"라고 한 위원장의 책임이 크다고 강조했다.

총선 이후 정계개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홍 시장은 "국민의힘은 정계개편의 주체가 되는 게 아니라 객체밖에 안 된다"며 "누가 국민의힘에 힘 합치자고 들어오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대표도 들어오겠나. 이제 날개 달았는데 합당 명분이 있겠느냐"며 개혁신당과의 합당 가능성도 일축했다.

한동훈 위원장이 야당의 정권심판론에 맞서 '이조심판론'을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이조심판론은 검사가 피고인을 조사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며 "검찰의 수사 관례가 가족 범죄가 있을 때는 한 사람만 수사한다. 가족 전체를 도륙하는 그런 수사는 좀 잔인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왜 온갖 비리부정을 하고도 미국에서 뜨겠느냐. 그게 정치다. 조국도 마찬가지"라며 "그렇게 메시지를 국민들한테 혼란스럽게 던져가지고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고 했다.

홍 시장은 당에서 역할론을 요청하면 들어줄 것이냐는 질문에 "당선된 중진들 중에서 역량 있는 사람이 많다"며 "그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경남지사직을 중도 사퇴하고 올라갔던 2017년 같은 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다시 하지 않는다"며 "대구시장으로서 마무리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