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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녹색정의당 장혜영 서울 마포구을 국회의원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마무리 유세를 하고 있다.
▲ 녹색정의당 장혜영 마포구을 후보, "기호 몇 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녹색정의당 장혜영 서울 마포구을 국회의원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마무리 유세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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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당에 기쁨이 되고 힘을 냈어야 할 순간에 당원들을 힘들게 하고 마음에 상처 준 것 아닌가 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서 다시 한 번 우리가 대한민국 사회에 어째서 필요한 정당인지 드러내고..."

녹색정의당 장혜영 비례대표 의원의 목소리가 떨렸다. 유권자들의 마음 속에 콕 박히도록 평소보다 큰 목소리로, 더 높은 어조로 말을 이어가던 그였다. 하지만 지난 21대 국회, 4년간 녹색정의당이 거쳐온 험난했던 길을 돌이켰을 때 그는 흐느꼈고 한번 고조된 감정은 쉽게 잠재워지지 않았다.

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100여명의 지지자들의 외침 속에 결국 눈물을 닦아보인 그는, 크게 숨을 내쉰 뒤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본선거를 시작할 때 비가 왔었죠. 그때 제가 '비가 와야 무지개를 본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지금 비를 맞고 있다 해도 이 비의 끝에 우리가 볼 무지개가 있을 것입니다. 무지개를 향해 끝까지, 힘차게 달립시다."

녹색정의당, '정체성' 드러내며 '선거유세 피날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열린 녹색정의당 장혜영 서울 마포구을 국회의원 후보 마무리 유세에서 입틀막 당사자인 카이스트 졸업생 신민기씨가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 녹색정의당 입틀막 당사자 신민기씨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열린 녹색정의당 장혜영 서울 마포구을 국회의원 후보 마무리 유세에서 입틀막 당사자인 카이스트 졸업생 신민기씨가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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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열린 녹색정의당 장혜영 서울 마포구을 국회의원 후보 마무리 유세에서 당원들이 유세를 보고 있다.
▲ 녹색정의당 장혜영 마포구을 후보 마무리 유세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열린 녹색정의당 장혜영 서울 마포구을 국회의원 후보 마무리 유세에서 당원들이 유세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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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을 하루 앞둔 9일. 공식 선거운동이 끝나기까지 5시간도 채 남지 않은 시각. 녹색정의당은 마지막 유세지로 고른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KT&G 상상마당 앞에서 막판 지지 유세를 벌였다. 이곳은 장혜영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출사표를 던진 '서울 마포을' 지역구이기도 하다.

녹색정의당이 마지막까지 놓치 않은 건 그들만의 '정체성'이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줄곧 기후, 노동, 성평등을 통한 정권심판을 강조해왔던 녹색정의당은 마지막 집중 유세의 순간에도 그 가치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날 유세 현장에서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았던 사람이 비례대표 후보이자 대기과학자인 조천호 후보였던 것도 이 때문이다.

"기후위기가 심화되면 이제 사람보다 먹을 게 부족한 세상이 됩니다. 우리가 아무리 화려한 핸드폰을 갖고 정부가 반도체를 만들어내도 먹을 게 없는 세상은 아수라장 될 것입니다. 이 위기는 지구상 80억 인구 모두가 일으킨 게 아닙니다. 전세계서 가장 잘사는 사람 10%가 전체 온실가스의 절반을 배출해 위기가 벌어졌습니다. 녹색정의당이 국회에 진출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열린 녹색정의당 장혜영 서울 마포구을 국회의원 후보 마무리 유세에서 조천호 비례대표 후보가 연설을 하고 있다.
▲ 녹색정의당 조천호 비례대표 후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열린 녹색정의당 장혜영 서울 마포구을 국회의원 후보 마무리 유세에서 조천호 비례대표 후보가 연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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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비례대표 후보이자 양성평등전문강사인 신현자 후보는 '여성' 어젠다에 초점을 맞춰 거대 양당이 구축한 정치 생태계를 비판하고, 녹색정의당을 향한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총선에서 여성이 지워졌습니다. 국민의 반인 여성이 사라졌습니다. 거대 양당 차려놓은 밥상에는 국민을 위한 정책, 여성의 삶을 위한 정책은 찾을 수 없습니다. 거대 양당은 여성 (공천 할당) 30%도 지키지 않고 오히려 성폭력 가해자를 변호한 사람 등 논란의 인물을 줄줄이 공천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있습니다. 녹색정의당은 그동안 많이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사회에는 진보정당이 필요합니다."

비례대표 의원인 이자스민 의원 역시 단상 위에 올라 "우리가 투표장으로 향하는 이유는 내 삶을 좀 더 나아지게 바꾸기 위함"이라면서도 "그런데 지금 선거판은 어떻냐, 기억나는 거대 양당의 공약이 있냐"고 질문했다. 그러면서 "달콤한 말로 (국민들을) 현혹하고 선거 때만 고개를 숙이는 거대 양당이 아닌, 어려운 길을 개척하고 기후정치, 이주민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유일한 진보정당인 녹색정의당에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정당지지도 1%... 녹색정의당 '원내' 진출할까

"간절히, 간절히,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한편 이날 마지막 유세 중에는 녹색정의당이 22대 국회에서 원내에 입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돌기도 했다.

실제 녹색정의당의 총선 전망은 밝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1~3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녹색정의당의 정당지지율은 1%로 나타났다(휴대전화 가상번호(100%) 이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 응답률 18.0%.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조사개요·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그런데 공직선거법상 비례대표 의석은 전국 유효 투표의 3% 이상을 얻은 정당이거나 지역구 국회의원을 5명 이상 지닌 정당에게만 배분된다. 이번 총선에서 3% 득표율을 얻지 못하면, 녹색정의당의 국회 진출 자체가 좌초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김준우 상임대표는 이날 마이크를 잡고 "무서운 밤"이라고 첫마디를 뗐다. 그는 "얼마나 많은 의석을 주실지 궁금한 날"이라면서도 "하지만 절박하게 지켜봐주시고 기적을 같이 쓰자고 이야기해주시는 분들도 계셨다"고 강조했다. 

김 상임대표는 그러면서 "녹색정의당은 대한민국의 독립된 진보 정당이다, 이번 국회가 거대 양당과 부산물 같은 정당들로 공고히 채워지면 단 두가지 색만으로 채워지는 흑백 공간으로 대한민국 국회가, 여의도가 채워지게 된다"며 "일곱빛깔 무지개 색이 아니라 3색, 4색 마저 허용하지 않게 되면 우리 사회에 어떤 상상력을 인정할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녹색정의당 장혜영 서울 마포구을 국회의원 후보 마무리 유세에서 정유현 비례대표 후보가 연설을 하고 있다.
▲ 녹색정의당 장혜영 마포구을 후보 마무리 유세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앞에서 녹색정의당 장혜영 서울 마포구을 국회의원 후보 마무리 유세에서 정유현 비례대표 후보가 연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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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현 비례대표 후보는 "현재 정치판이 모두 상위 1%를 위한 정치를 하는 동안 녹색정의당은 12년간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치를 했다"면서도 "그런데 녹색정의당이 이제 진보정당으로서 국회의 마지막 정당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무슨 뜻이냐, (국회의원) 한두 석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정당, 성소수자와 여성 성평등을 말하는 정당이 없어진다는 뜻"이라며 "정치 싸움이 지긋지긋하겠지만 지친 하루를 보냈을 우리 서민들과 소수자분들, 약자분들과 나를 위해 녹색정의당을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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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녹색정의당, #22대총선, #장혜영, #김준우, #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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