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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청계천-을지로는 지속적인 개발 압력을 받는 도심 제조, 유통 산업지대이며, 도심에 경력 40년 이상의 기술자들이 2만여 업체가 모여있다. 2만 명이 넘는 기술자들이 모여있는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이들이 만드는 제품은 시제품, 실험기기, 예술작품, 인테리어 부품, 인쇄물로 한국의 대기업, 공학대학, 예술가, 디자이너들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생산의 공간이다. 또한 4차 산업에서 필요한 첨단 기기의 부품을 1대 1로 소량 생산해주기 때문에, 미래의 산업을 위해서도 중요한 장소이다.

일본의 청계천으로 알려진 동경 오타구에는 4229개의 제조업체가 있지만 그 규모는 서울의 청계천 지역의 1/4 수준이다. 을지로 지역의 산업적 가치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이 지역의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발전시키기보다 단순히 부동산 개발에만 무게를 두고 있어 그 사회적 여파에 대한 우려가 크다. 2022년 발표된 세운상가 일대의 녹지축 및 초고층 빌딩 개발은 을지로 도심지역의 산업적, 문화적, 역사적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개발로 도시 정체성과 경제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재개발로 사라진 1680억 원

서울시 일자리 통계에 따르면 2019년에서 2022년 사이 청계천-을지로 세운지구에서 '을지로동'에서만 3800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졌다. 아예 동 자체가 사라진 입정동과 수표동을 고려하면 4천 개 넘는 일자리가 재개발 때문에 사라진 셈이다. 우리나라 평균 연봉인 4200만 원을 곱하면 1680억 원어치의 가치가 증발한 셈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까? 서울시는 청년 세대를 위한 직주근접 논리를 주장하며 아파트를 도심에 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입정동 440여 개 공업사를 허물고 새로 생긴 세운 힐스테이트 아파트는 14평에 9억 원이 넘기 때문에 청년들을 위한 주거 공급이라는 논리와 맞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 투자를 위한 선택으로도 그다지 전망이 밝지 않다. 현재 서울에 매물로 나온 아파트는 8만 채가 넘고, 아파트 가격은 최고가 대비 20% 이상 하락 하는 중이며 인구는 급감하고 있다.

부동산 거품을 떠받치기 위해 우량 제조업체들을 내쫓는 일은 과연 올바른 선택인가? 서울시의 세운 재정비촉진지구 계획은 부동산 개발을 위한 비전은 담겨 있을지 몰라도, 기존 2만 여개가 넘는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대책이나 부흥 대책은 매우 빈약한 수준이다.

풀뿌리 도시계획의 필요성

리슨투더시티와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는 지역의 산업 생태계를 충분히 잘 지키면서 지역의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풀뿌리 도시계획의 방법으로 <도시계획 강좌 및 도시계획 워크숍 : 서울시 보다 을지로 도시계획 더 잘하기>를 3차에 걸쳐 기획했으며, 현재 1,2차 결과물은 현대 자동차 미술관 블루 프라이즈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서 전시 중이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건축 대학에서 청계천 을지로를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하지 않은 곳은 없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심지어 적지 않은 수의 외국 대학들도 을지로와 세운상가군을 대상으로 설계 수업을 진행한다. 그러나 그 숱한 아이디어들은 현장에 연결되지 못하고 휘발되었다.

그 많은 아이디어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서울시에서도 청계천 을지로에 관련한 수많은 도시재생 프로젝트들과 용역 사업을 진행했으나 시장이 바뀌면서 그동안 해온 수많은 사업들은 휘발되고 말았다. 도시의 공공성이 축소되는 것은 수많은 아이디어와 실험이 현장과 연결되지 못하는 소극성과 추상성에 있다. 그 소극성과 추상성은 사실 그 지역의 주민들과 소통하지 않는 고질적 문제를 기반으로 한다.

도시재생 사업도 실질적으로 세운상가의 소수 건물주들만 거버넌스에 참여했으며 세운지구에 99.5%가 넘는 세입자들은 도시계획 과정에 참여하지 못했다.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이해당사자들을 만나고 의견을 나누고 혹은 충돌을 감내하면서도 나은 방안을 서로 나누는 과정이 필요하다. 풀뿌리 도시계획은 어쩌면 도시를 더 나은 곳으로 바꿀 수 있는 상상력뿐만 아니라 타인과 갈등을 감내할 약간의 용기가 필요한 셈이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이 워크숍은 을지로 공간을 사용하는 제조 및 유통 상인들, 사용자(디자이너, 제작자, 학생 등), 세운구역 지주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진행되었다(세운 3구역의 지주들 25% 이상은 재개발에 반대하였다. 특히 건물의 크기가 클 수록 땅의 면적이 넓을 수록 재개발 시 강제수용 당하거나 매우 낮은 가격의 보상만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워크숍을 고안하면서 앞으로 현재 1) 을지로의 가치를 파악하고 2) 어떠한 사람들이 이용하는지 파악하고 3) 이들이 이 공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파악하며 4) 현재 공간에서 사용하기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파악하고자 했다. 모든 워크숍은 현장 답사 및 상인들과 만남을 시작으로 진행됐다.

1차 워크숍은 다양한 전공(마케팅, 역사, 건축, 디자인 음악 등)의 시민들과 함께 서울시를 계획해 보는 워크숍을 진행했으며, 2차 워크숍은 시각디자인 전공의 디자이너들과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와 서울시가 진행한 산업생태계 설문조사,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와 FDSC(Feminist Designer Social Club)가 실시한 사용자 설문조사를 인포그래픽으로 시각화하는 워크숍을 진행했다. 3차 워크숍은 1, 2차 워크숍에서 도출된 내용을 바탕으로 세운 5구역 산림동에 대체영업장 및 앵커시설을 설계하여 산업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건축 디자인 워크숍을 진행했다. (워크샵 영상, 촬영 편집: 리런 샬릿)

1차 시민들이 본 을지로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 대안적 도시계획
 
첫번째 워크샵 (리슨투더시티 사무실, 2023)
 첫번째 워크샵 (리슨투더시티 사무실, 2023)
ⓒ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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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부터 시작해 2024년 2월에 마무리된 워크숍은 총 34명이 참여(중도 포기하신 분들 제외)했다. 1차 도시계획 팀 김하은, 엄선호, 유채현, 이동근, 정지아, 구지민, 성윤주, 이상준, 이정옥, 김채영, 임정연, 정지윤, 조혜윤, 함주희는 도시재생에 필요한 요건 도출, 지식산업센터 디자인 안, 도시계획 매니패스토를 제안했다.

참여자 모두 을지로의 공간적, 건축적 특성이 보존되는 것에 동의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핵심 거점 공간을 디자인하여 더 다양한 인구가 유입되는 데 동의했다. 보전할 건 보전하고, 보완할 건 보완하자는 슬로건이 도출되었고, 을지로를 찾는 사람이 여러 사람이라는 사실에 착안해 누구나 편하게 들릴 수 있는 공간이 을지로 내에 만들어져 무엇인가를 새로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을지로가 힙지로 이전에 '을지로'라는 생산의 공간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한 팀은 구체적으로 대안 건축물이 생길 시에 필수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공동작업장, 시설들을 도출했다. 또 매니페스토 팀은 서울시민 청계천-을지로 도시계획 개선 워킹그룹은 서울시에 10대 도시계획 요구를 담은 매니페스토를 도출했다.
1. 청계천, 을지로를 공통재 (the commons)로 인지하라 
2. 청계천-을지로 일대의 역사, 문화적 정체성을 보존하라
3. 청계천-을지로 일대의 산업 생태계를 보호하고 육성하라 
4. 대학 및 특성화고를 연계 하여 4차 산업과 R&D를 육성하라
5. 청계천-을지로 일대 도시계획을 사용자 중심으로 계획하라. 
6. 청계천-을지로 일대의 민주적 사업 협의회의 구성하고 남겨지는 7. 주민이 없도록 하라
8. 청계천-을지로 일대 도시계획과 과정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시민 9. 참여를 확대 및 보장하라.
10. 청계천-을지로 일대 역사적 골목을 리모델링하여 역사 및 관광자산으로 만들라.
11. 젠트리피케이션 현황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방지 대책을 사전에 수립하라
12. 청계천-을지로 일대의 생활 유산을 파악하고 예방 대책과 보존 방안을 포함한 관리방안을 수립하라.
 
힙지로 이전에 을지로
 힙지로 이전에 을지로
ⓒ 김하은, 엄선호, 유채현, 이동근, 정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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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을지로와 연결 될 수 있을까?
 나도 을지로와 연결 될 수 있을까?
ⓒ 구지민, 성윤주, 이상준, 이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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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시각 디자이너들과 함께 한 인포그래픽 워크샵

2차 인포그래픽 워크샵은 시각 디자이너들만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김정민, 김지연, 박정수, 양으뜸, 왕효남, 이연수, 이정인, 임주연, 최유연, 권민정(길잡이 : 신인아, 한경희, 정유미, 김태경, 안근철, 박은선)은 그동안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에서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가 변동 및 용적률 변화, 사용자의 특성, 사장들의 특성, 시민들이 원하는 재개발 방향 등을 바탕으로 인포그래픽을 제작했다.

디자이너들은 다양한 자료를 시각화하여, 을지로의 사용자가 누구이며 시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화하였다. 이를 통하여 을지로에서 필요한 시설은 무엇인지, 어떤 이유 때문에 젊은 세대들이 을지로에 열광하는지 알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 부동산 문제의 고질적 문제인 부동산과 집에 대한 열망에 대한 내용도 함께 다루었다. 참가자들은 인포그래픽 디자인 과정을 통해 지역의 특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자세한 내용은 리슨투더시티 홈페이지 참고: http://www.listentothecity.org)
 
추운 겨울 진행된 인포그래픽 워크샵(리슨투더시티 사무실)
 추운 겨울 진행된 인포그래픽 워크샵(리슨투더시티 사무실)
ⓒ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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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터스 부산에서 전시 중인 워크샵 결과물
 현대모터스 부산에서 전시 중인 워크샵 결과물
ⓒ 리슨투더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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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 재정비촉진지구 용적률
 세운 재정비촉진지구 용적률
ⓒ 박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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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개발, 찬성하시나요? (튜터: 한경희, 신인아)
 초고층 개발, 찬성하시나요? (튜터: 한경희, 신인아)
ⓒ 이정인, 최유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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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사용방법 (튜터: 한경희, 신인아)
 을지로 사용방법 (튜터: 한경희, 신인아)
ⓒ 이정인, 최유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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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살기와 청년이 생각하는 집의 의미(튜터 : 신인아)
 집 살기와 청년이 생각하는 집의 의미(튜터 : 신인아)
ⓒ 김지연, 권민정, 박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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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건축 워크샵

3차 워크샵은 건축팀으로, 튜터는 박은선, 안근철, 에이쿱(https://acoop.kr/)의 건축가 이재원과 김자경으로 구성되었으며 트레이싱 페이퍼 팀(김동현, 김인아, 김태영, 박준규, 황세희, 임수빈), 도화지 팀(손석영, 송소영, 이유진, 조채원) 두 팀으로 나누어 아직 금속 제조업이 잘 남아있는 세운5구역을 중심으로 대안을 설계했다.

트레이싱 페이퍼 팀은 100여 년 이상 된 좁은 골목과 작업장이 야외 작업 문화가 기인한 연유로 분석했고, 을지로의 평면에 적응해 온 결과이자 건축과 인간의 연결고리를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로 분석했다. 트레이싱 페이퍼 팀은 기존의 시설들을 보존하면서 이 도시조직의 성격을 기반으로 한 증축안을 계획했다. 큰 골목(줄기)과 그곳에서 파생되는 작은 골목들(가지) 그리고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좁은 필지의 건물들이 현재 을지로의 물리적인 핵심 조직도라는 점을 파악했고 이들을 수직적으로 연장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들의 최종 작업물은 오버/랩 을지로(OVER/LAB Euljiro)로 이름 붙였다. 상인들 간의 관계에 주목했다. 골목길이라는 수평적 공간에서 네트워킹이 있었다면, 리모델링 후에는 수직적, 수평적 공간이 조화를 이루면서 다채로운 네트워킹이 일어나게 된다. 메인 통로뿐만 아니라 공간 곳곳에 생겨난 통로 부분에서 작업이 가능하게 하고, 골목에서 만들어지던 작지만 소중한 커뮤니티들을 유지하고자 했다.

도화지 팀은 얼마 전 개관한 LH 상생지식산업센터의 문제를 함께 살피고 차후 바람직한 설계 방향을 도출하여 설계를 시작했다. 그들은 상생지식산업센터가 문을 연 것은 다행이지만 현재 상생지식산업센터 문제점으로 상인들 간의 연결성 없는 오피스텔형 구조, 비합리적이고 높은 임대료와 관리비, 연계성 없는 서울시 취업사관학교를 문제로 파악했다. 자재를 공급하는 업체, 제조 공정 업체, 고철 등을 재활용하는 고물상, 유통 업체, 서비스업, 그리고 소비자와 방문객 같은 기타 주체가 을지로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러한 다양한 주체들의 교류는 을지로에 활기를 더하기 때문에 신축 건물에서도 교류가 와해되지 않도록 건물을 디자인했다.
 
산림동 거점공간 오버/랩 을지로 설계안(트레이신 페이퍼: 김동현, 김인아, 김태영, 박준규, 황세희, 임수빈)
 산림동 거점공간 오버/랩 을지로 설계안(트레이신 페이퍼: 김동현, 김인아, 김태영, 박준규, 황세희, 임수빈)
ⓒ 트레이싱 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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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동 지식산업센터 설계안(도화지: 손석영, 송소영, 이유진, 조채원)
 산림동 지식산업센터 설계안(도화지: 손석영, 송소영, 이유진, 조채원)
ⓒ 도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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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을지로 도시 건축의 대안적 건물을 디자인하는 발표회에는 서울시 중구청 도심 재정비전략추진단 안병석 단장 및 담당 공무원들도 참여하였으며, 2019년 서울건축비엔날레 감독인 프란시스 사닌(전 시라큐스 대학 건축과 학장), 구가건축의 조정구 소장, 홍익대학교 건축과 임동우 교수, 어라운드 소셜의 소장 오승준 건축가 등이 참여해 의견을 나누었다. 민간에서 진행하는 대안적 움직임에 관할 지자체에서 참여하는 일은 매우 드물기 때문에 공무원 분들의 참여 자체가 매우 인상적이었다는 의견을 나누었다. 

중구청 안병석 과장은 1차 상생지식산업센터 설계시에는 어떻게 더 많은 업체를 넣을지만 고민했을 뿐 다른 고민을 하지 못했는데 이러한 움직임이 반갑고 앞으로 시민 여러분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하고자 하겠다는 말을 했다. 이미 중구청에서는 청계천 상인들이 부당하게 강제이주 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사전협의체를 진행해왔으며, 산림동 지식산업센터, 수표동의 지식산업센터 등이 건립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프란시스 사닌 전 시라큐스 대학 교수는 이렇게 민간에서 상상한 내용이 실제 도시계획에 반영되기를 소망하며, 이러한 실질적 워크숍이 비슷한 문제를 직면한 여러 도시들에게 중요한 인사이트를 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시민들의 의견에 토론하고 있는 서울 중구청 도심재정비전략추진단 안병석 단장
 시민들의 의견에 토론하고 있는 서울 중구청 도심재정비전략추진단 안병석 단장
ⓒ 엄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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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워크샵 최종 발표회
 건축 워크샵 최종 발표회
ⓒ 엄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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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구는 산업 부흥을 위해 노력하는 중 

사람들은 왜 도심에 산업 지구가 있어야 하냐고 말한다. 그런데 반대로 이들이 있으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을지로 3가는 평당 매출 단가가 서울 강북지역에서 가장 높고 이 가치는 50년 이상 수만 명의 기술자들과 상인들,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이다. 현재 을지로는 새로운 문화 융합의 장소가 되고 있다. 상인들이 50년 이상 만들어온 문화를 현재 젊은이들이 힙지로라는 이름으로 소비하고 있으나, 중요한 점은 이 현상을 단순히 소비로 볼 것이 아니라 구 세대와 현 세대가 만나는 공간적 시간적 공간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을지로의 기술자들은 현재 후학을 구하지 못해 기술의 대가 끊길지도 모르는 위험 속에 놓여 있다. 이 기술자들이 사라진다면 시제품이나, 예술작품 실험은 중국에 외주를 줘야 하며 그만큼 제작 기간과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중이다. 일본 도쿄시는 일찌감치 도심 제조업을 지키고자 전통 제조업 시설을 지키기 위해 오타구에서 오픈 팩토리 행사를 진행하고, 산업 부흥을 위한 여러 제도를 시도 중이며, 부동산 업자들과 시행사들이 공장을 함부로 내쫓지 못하도록 강력한 개발 제한을 만들고 있다. 무분별하게 지은 아파트가 지역의 터줏대감인 공장들이 시끄럽다고 오히려 민원을 제기하기도 하고, 활발한 산업 경제 활동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우리도 이제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해 부동산이라는 실체 없는 산업이 아닌 실제적으로 경제와 삶을 만드는 산업을 지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와 리슨투더시티는 앞으로도 풀뿌리를 기반으로 한 도시계획을 지속적으로 구체화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의 필자 박은선은 리슨투더시티 디렉터이자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활동가입니다。


태그:#청계천을지로, #도시개발, #풀뿌리도시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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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수표도시환경정비사업 등의 이름으로 재개발 될 위기에 처한 청계천-을지로를 지키고자 2018년 12월 결성된 예술가, 디자이너, 메이커, 연구자, 시민들의 모임입니다. 우리는 도시재생이란 이름의 재개발로부터 이 곳의 가치를 기록하고 알리고 지킬 수 있도록 상인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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