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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외공리 소정골, 민간인 학살지 위령제.
 지리산 외공리 소정골, 민간인 학살지 위령제.
ⓒ 최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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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그 자리'였다는 증표로 삼기 위해 돌을 받쳐 세워놓은 나무판 묘비인 '백비'는 그대로 있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그 옆에는 국화 한 송이가 놓였다. 거기에는 아무런 글자가 새겨져 있지 않았지만, 억울한 죽음에 대해 무수히 많은 말을 하는 것처럼 여겨졌다.

경남 산청군 시천면 외공리 지리산 자락에 있는 민간인 학살지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지리산 외공리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대책위'(아래 대책위)가 6일 현장을 찾아 정비를 하고 위령제를 지냈다. 

이날 위령제에는 대책위 회원들과 함께 케이블카없는지리산실천단을 포함해 50여명이 참석했다. 시천면이장협의회와 점동마을 주민들이 조화를 보내오기도 했다. 자흥 스님(불교)의 종교의식에 이어 참가자들이 제물을 차려놓고 절을 올려 추모했다.

학살지 안내를 한 서봉석 전 산청군의원은 "무덤을 발굴했더니 '인상(仁商)'과 '인중(仁中)', '경농(京農)', '해관(海關)'이라고 새겨진 단추가 나왔다. 그것은 수도권 지역 학교에서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해방 직후 엄청난 격변기 속에 민족을 생각하는 분들의 가족들이 이곳에서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최보경 교사(간디학교)는 "진실화해위(1기)가 외공리 사건에 대해 규명 불능이라 한 것은 의지 문제이다"라며 "정치기본권이 없는 교사라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참으로 통탄스럽다. 우리가 잊지 말고 매년 만나서 외곡리의 억울한 죽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역사를 바로 세우도록 함께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케이블카없는지리산실천단 사무국장은 "억울하게 희생 당한 민간인들을 위해 매년 위령제를 지내게 되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더 이상 지리산의 아픔이 없도록 이대로 잘 보전될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했으면 한다"라고 했다.

이곳은 한국전쟁이 벌어진 뒤인 1951년 2~3월 사이 트럭 3대에 나눠 타고 왔던 민간인들이 군인에 의해 학살 당했던 것이다. 피학살자들은 수도권에 살았던 사람들로 추정된다.

외공리 골짜기 소정골에는 모두 6기의 무덤이 있었고, 2000년 5월 민간이 그 가운데 1기를 발굴해 250여구의 유골을 찾았다가 다시 묻었으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1기)가 2008년 7~10월 사이 무덤을 모두 발굴해 280여구의 유해‧유품을 수습했다. 이곳에는 당시 400여명이 학살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나온 유해‧유품은 현재 '세종 추모의집'에 보관되어 있으며, 이곳에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대책위는 학살지 보전을 위해 2004년에 땅 270여평을 매입하기도 했고, 해마다 이맘때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지리산 외공리 소정골, 민간인 학살지 위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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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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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외공리, #소정골, #민간인학살, #진실화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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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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