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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초는 79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오래된 역사만큼 수형이 아름다운 수목들이 운동장 둘레로 가득하다.
 마산초는 79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오래된 역사만큼 수형이 아름다운 수목들이 운동장 둘레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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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 송산면에 위치한 마산초등학교는 전교생 39명으로 작은 학교다. 이 학교에서 화성시 1호로 교사출신 공모제 교장이 뽑혔다. 이충일 마산초 교장을 3월 22일 만나 작은 학교의 혁신을 들었다. 

마산초는 1949년 설립돼 올해로 78년째 된 송산지역에서 오래된 역사를 가진 학교다. 학교 운동장 주변으로 위치한 거대한 수목과 아름드리 나무들이 그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학교 입구를 들어서면 오른편 끝 언덕에 커다란 소나무 한 그루가 위용을 뽐내며 서있다. 1층 입구를 들어서 계단을 올라 2층에 오르면 '문 열린 교장실'이 보인다.  

"폐교 위기, 혁신 꾀하며 교장공모제"

-  화성시 1호로 배출된 교사출신 공모제 교장이라고 들었다. 익숙지 않은 제도인데, 공모제 교장이 무엇인가.

"교장 공모제는 2007년 시작한 제도로, 승진에 따른 교장 임용방식이 아닌 공개모집을 통한 교장 임용방식이다. 학교 운영위원회 주도로 공개모집을 통해 교장을 선발한다. 교장 자격증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초빙하거나, 교직 경력 15년 이상인 사람을 대상으로 공모하거나, 해당 학교의 교육과정 관련 분야에서 3년 이상 종사한 사람이 지원할 수 있는 개방형이다. 저는 내부형으로 공모제에 응해서 2023년 9월 마산초 교장으로 취임하게 됐다. 임기는 4년이고 재임은 안된다." 

- 마산초등학교처럼 작은 학교에서 교장공모제를 화성시 최초로 시행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폐교 위기가 닥친 학교에서 혁신을 꾀하고자 교장공모제를 선택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마산 초등학교 운영위원회에서 학부모와 교사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하고, 어떤 방식으로 교장공모제를 할까도 결정해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교장실에서 학생에게 받은 상장을 들고 있는 이충일 교장. 화성시 제1호 교장공모제로 임용됐다. 
 교장실에서 학생에게 받은 상장을 들고 있는 이충일 교장. 화성시 제1호 교장공모제로 임용됐다. 
ⓒ 화성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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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어촌 기준 6학급 이하면 작은 학교로 분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마산초는 전 학년 6학급으로 신입생이 8명이다. 올해부터는 학교에서 등교한 아이들에게 아침을 챙겨준다. 환상적이다. 

"작은 학교는 큰 학교와 달리 학교 예산을 쓰는 게 더 광범위하다. 한 학급당 학생 수가 현재 많아야 9명 제일 작은 학급은 5명, 6학급이 전부다. 마산초는 방과후 수업부터 모든 수업이 사실상 무료다.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를 오는데 아이들 대부분이 아침을 거르고 온다.

점심때까지 배가 고플 텐데, 아침을 먹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월드비전에서 교육청과 연계해 아침을 지원해 주는 사업이 있다는 걸 알게 돼서 지원해 선정됐다. 외려 재단에서 우리 학교 사업을 무척 대환영했다. 부족한 예산을 학교 예산에서 채우려고 했는데 지역 교회에서 학교발전기금으로 또 보태주셨다. 아이들 아침을 4월부터 챙길수있게 됐다. 정말 기쁘다. " 

- 임기가 4년으로 알고 있는데, 마산초에서 어떤 일을 구체적으로 하고 싶은가. 

"학생의 존엄이 살아있는 학교로 만들고 싶다. 또 마을공동체 회복도 중요하다. 작은 학교는 사실 아이들 가정 환경이나 특징, 개성들을 속속들이 알 수 있다. 또 송산지역 특색이 이곳이 원래는 포도밭으로 유명했는데 지금은 사라지는 포도밭 위에 공장이 들어서고 있다.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마산초를 다니는 학생들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학교에서 어떤 것을 하고 싶은지를 파악하고 그것에 맞는 교육과 공간, 돌봄을 제공하고 싶다. 

5월 1일에는 송산면 주민자치회와 송산면에 위치한 마산초, 고정초, 송산초 3개 학교가 연합해 하는 어린이 축제도 열 계획이다. 지역에서 처음 시도해 보는 연합 어린이 축제다. 마도면에서 작년에 했던 축제를 벤치마킹해서 송산면에서도 해보자는 의견을 냈다. 학교별로 나누지 않고 다 섞어서 포도알팀, 공룡알팀처럼 지역색을 내세워서 기획하고 지역의 어르신들고 함께 참여하는 마을잔치가 됐으면 좋겠다."

"아이들 몸과 마음 챙기고 돌볼 수 있는 교육"
 
마산초 텃밭에서 아이들이 농작물을 키우며 직접 농부가 되기도 한다. 
 마산초 텃밭에서 아이들이 농작물을 키우며 직접 농부가 되기도 한다. 
ⓒ 화성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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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중에  초등학교는 특히 학교의 규모가 작아야 한다는 의견을 말했다. 이유가 무엇인가. 

"수원시 망포에 있는 한 초등학교는 80학급이다. 아마도 전국 1위일 것이다. 반면 화성 서부권역이나 지방의 시골, 심지어 서울에서도 폐교 위기에 직면한 학교가 있다. 도시 공동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곳들도 있어서, 캠퍼스형 학교 등의 모델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교사 1인당 볼 수 있는 학생 수가 적어질수록 교육의 질은 당연히 높아간다. 교사와 학부모, 지역사회 연계 등 교육 공동체가 함께 교육에 참여하는 기회를 늘리는 등, 작은 학교의 모델을 만들어주고 새로운 시도와 혁신을 꾀하기에 작은 학교 규모가 좋기 때문이다." 

- 화성시 제1호 교장공모제로 교장을 채용한 마산초가 자랑할 만한 것은 무엇인가. 

"학생 1인당 교육비를 따지면 큰 학교와 비교가 불가하다. 방과후, 체험학습 등 학교에서 들어가는 모든 비용이 무상으로 진행된다. 또 소수의 학생으로 학급이 운영되다 보니 개별화 교육,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개성을 살려주는 교육, 아이들 몸과 마음을 챙기고 돌볼 수 있는 교육을 할 수 있다.

일례로 제가 취임한 이후 상담할 일이 발생할 때 학교 상담사와 교장과 담임 교사, 교감 이렇게 4명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논의를 한다. 담임교사가 개별상담을 한 후, 상담사가 개별상담하고 다시 모여서 해결책을 내놓고. 이런 모든 과정은 사실상 작은 학교라 가능한 부분이다.  또 아이들 생일을 챙겨주고 있다. 교장실 앞 공지판에 아이들 생일을 적어놓고, 오늘 생일자 커다란 리본도 달아줘요. 그러면 복도나 교실에서 생일자 아이에게 인사도 해주고 덕담도 해주는 거죠. 그리고 교직원들이 축하 메시지를 포스트에 써서 붙여준다." 

"교장실서 기타치며 아이들과 노래부르면..." 
 
교장실 앞 칠판에는 이런저런 소식들로 가득하다. 생일을 맞은 아이는 축하메세지를 받는다. 
 교장실 앞 칠판에는 이런저런 소식들로 가득하다. 생일을 맞은 아이는 축하메세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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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문학 평론가로도 알고 있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독서 수업, 학교 선생님들과 책 연구회 등을 교장이 직접 한다고 들었다. 교장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내려고 하는 것 같다. 

"교장실에서 있는 선생님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직접 수업도 한다. 교장실 한편에 있는 기타를 들고 아이들과 함께 동요도 부르고 게임을 하면 아이들이 정말 좋아한다. 스스럼없이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점심시간에 운동장에서 축구도 같이 한다. 문 열린 교장실을 통해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아이들이 불쑥 들어와서 이런저런 수다도 떨고, 사탕도 먹고, 음료수도 나눠마신다. 믿을 수 있는 어른, 아이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이다." 

- 마산초에 와서 인터뷰하다 보니, 우리 애들도 이 학교에 보내고 싶은 마음이다. 마지막 질문으로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가. 

"교육과정이 중심이 되는데 학교장이 든든한 파수꾼 역할을 해줄 수 있었으면 한다. 쳐낼 건 쳐주고 그러면서 동시에 방향성이나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리더가 되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화성, #이충일, #마산초, #교장공모제, #화성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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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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