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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서병수 부산 북구갑 후보의 공약집에 게재된 거북섬.
 국민의힘 서병수 부산 북구갑 후보의 공약집에 게재된 거북섬.
ⓒ 선관위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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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 반포시민공원과 세빛섬이 있다면, 낙동강에는 거북섬이 있을 것입니다."

국민의힘 서병수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후보의 공약집에 있는 내용입니다. 서 후보는 "낙동강 리버시티의 리버사이드 관광벨트에는 거북섬 플로팅 아일랜드(가칭)가 건설될 것"이라며 "낙동강 리버크루즈 선착장, 요트 계류장, 파크골프장을 만들겠다"라고 공약했습니다.

특히 그는 '핫플레이스'와 '플렉스'라는 단어를 합친 의미라면서 "핫플렉스 낙동강 리버시티, 북구의 위대한 변화, 큰 정치인 서병수가 해내겠습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세빛섬'과 '거북섬 플로팅 아일랜드'는 물 위에 만든 인공섬이라고 합니다. 강 위에 인공적으로 섬 모양의 건축물을 만들어 각종 문화·관광 시설로 사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서 후보는 '거북섬'이 '핫플렉스'가 될 것이라며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일각에선 현실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 지적합니다. 

수익형 민자사업 '세빛섬'... 부채만 1200억원, 지난해에야 영업이익 흑자 
  
 서울 한강에 있는 세빛섬
  서울 한강에 있는 세빛섬
ⓒ 세빛섬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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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후보의 공약을 살펴 보니,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거북섬을 건설할지에 대한 세부 계획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서병수 후보가 밝혔 듯, 거북섬이 모델로 삼고 있는 세빛섬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세빛섬의 원래 이름은 '세빛 둥둥섬'으로 2009년 서울시 수익형 민자사업(BOT, Build Operate Transfer)으로 공사를 시작해 2011년에 완공됐습니다. 세빛섬에는 1400억 원가량의 자금이 투입됐습니다. 2034년까지 무상운영 후 서울시에 기부채납을 하고 이후에는 유상사용으로 전환됩니다. 

수익형 민자사업은 수익이 발생을 전제로 민간기업이 투자를 하고 사업에 참여를 합니다. 하지만 세빛섬은 2022년 금융감독원 자료 기준 결손금이 1217억 원이었습니다. <조선일보> 계열회사인 '땅집GO'의 지난 3월 1일 보도에 따르면 자본잠식률은 285%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라고 합니다.

세빛섬의 최대 주주인 효성과 2대 주주인 서울도시공사(SH)가 10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긴급 투입하고 방문객이 늘어나는 등 점차 안정이 됐지만 영업이익 흑자는 지난해에서나 가능했습니다. 

국회의원 임기 4년 내에 가능한 공약?... 세빛섬은 서울시장 프로젝트 
 
1일 부산 북구 덕천우리약국 앞에서 국민의힘 서병수(부산 북구갑)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4.1
 1일 부산 북구 덕천우리약국 앞에서 국민의힘 서병수(부산 북구갑)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4.1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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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후보의 거북섬 플로팅 아일랜드 조성 공약이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의 공약으로 적합한지는 의문입니다. 세빛섬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한강르네상스'라는 거대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부터 완공 이후에도 잡음과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사업입니다. 

서 후보는 부산광역시장 출신에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역임한 경력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서울시 사례처럼 환경 영향 평가와 부산시민들의 여론, 부산시청, 부산시의회, 국토교통부 등 다양한 관련 부처와의 협의와 조정이 필요해 국회의원 임기 4년 내에 끝낼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일각에선 부산시장 출신인 서 후보가 현역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 무리한 공약을 내세웠다고 지적합니다. 서 후보는 선거공보물에서 "현역 국회의원의 4년 전, 8년 전 공약들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 소소함이란"이라며 "에스컬레이트 설치, 수영자 조성, 횡단보도, 버스노선 등 이런 일들만으로 북구의 획기적 발전은 언제 가능할까요?"라고 홍보했습니다. 

처음 오세훈 시장이 세빛섬을 조성할 때는 반대가 심했지만 지금은 영업이익도 늘어나고 방문객도 늘어나고 있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고 고금리 상황에서 선뜻 나설 민간기업이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갖는 이들도 있습니다.

추진한다면 상당한 금액이 들어가고, 각종 행정 절차가 필요한 사업이 들어갈 것이기에 서병수 후보의 상세한 추진 계획이 제시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부산 북구갑은 북강서갑과 북강서을 2개 지역구를 북구갑, 북구을, 강서구 3개로 나뉘면서 새롭게 만들어진 선거구입니다. 전통적으로 보수정당이 강세였던 지역이었지만 20대,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당선되면서 민주당 지지세가 높아졌습니다. 국민의힘 5선  중진 서병수 의원이 당의 험지 출마 요구를 수용하면서 북부갑에 전략공천됐습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거북섬, #서병수, #부산북구갑, #세빛섬, #410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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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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