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글쓰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자료사진).
 글쓰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자료사진).
ⓒ 픽사베이

관련사진보기

 
인재개발연구소 대표인 나는 <아보카도 심리학>, <대한민국 진로백서> 등을 써냈다. 최근 새 책을 쓰기 위해 일기장에 써둔 예전 글들을 읽어보는데 지금 봐도 놀라울 정도로 잘 쓴 글들도 있지만 참 유치한 글들이 많았다. 

아니, 좀 더 솔직히 얘기하면 유치한 글이 전체의 90%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더 제대로 된 글을 쓰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던 부분이 있다. 

문제는 그런 식으로는 글빨(?)이 오히려 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글감도 줄어들었던 기억이 난다. 사람들이 봐도 고개를 끄덕거릴 정도의 글을 쓰고 싶었지만, 그런 글이 잘 나오질 않기 때문이었다.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와도 사람들에게 보여주긴 민망해서 아예 공개하지를 않거나, 결국은 쓰기를 포기한다. 

기껏 어느 정도 수준의 글이 나와도, 타인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거나 아니면 이런 글을 SNS에 공개하긴 너무 아깝다는 식의 말도 안 되는 자만심 때문에 공개를 하질 않는다. '신간 서적에 담아야지' 했지만, 그렇게 아끼다가 결국은 사장된 글들이 많다. 게다가 최근에는 유튜브까지 맹렬히 시도하다 보니 '이건 유튜브로 공개해야 돼'라며 공개를 억누르고 억누르다가, 결국 묵히게 되어버린 글들도 많다. 

안다. 결국 문제는 너무 잘 쓰려는 욕심이다. 그냥 써야 한다. 그렇게 90%의 글이 쓰레기로 묻히더라도 글을 쓰는 것이다. 그중에 10%를 건지기 위함이다. 사실 10%만 해도 과분하다. 제대로 된 글감이라고 한다면 불과 1~2%에 그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어쩌면 글쓰기뿐만 아니라 인생의 모든 부분이 다 그렇지 않을까 싶다. 90%의 노력과 온갖 시도는 대부분 경우에 쓸모없어 보일 때가 많다. 그게 글쓰기이든, 디자인이든, 음악이든, 스포츠 활동이든, 다양한 분야의 직무분야의 직장생활이든, 가정생활이든 모두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생각해 보라. 유명가수들조차 노래 하나하나를 자세히 찾아보면, 곳곳에 보석 같이 숨어 있는 좋은 노래도 있지만 '정말 이 사람이 부른 노래가 이 수준이었나' 싶을 정도의 노래도 있기 마련이다. 유명한 영화배우도, 영화감독도 마찬가지다. 

물론 나와 완전히 같은 사람이야 없겠지만 평범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럴 수밖에 없으리라. 그러다 보니 하는 일에 의욕이 뚝 떨어질 때가 있다. 

오히려 어느 정도의 연륜과 실력이 갖춰질수록, 아이러니하게도 낮은 수준의 역량을 폄하하고 더 이상 낮은 수준의 작업들은 반복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 실력에 한계가 더 빠르게 올 수밖에 없지 않나 싶기도 하다. 

내가 하는 일이 헛되지 않고 내 분야에서 제대로 된 전문성을 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겸손해야 한다. 조금 모자라다는 걸 알고, 스스로의 부족함을 감내해야 한다. 빠르게 실패하기보다, 완제품을 내려는 욕심보다는 빠르게 시도해 보고 반응을 살펴보며 빠르게 수정보완해야 한다. 지금 느껴지기엔 단순하고 반복적인 것들이라도, 일정량을 집요하게 실행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는 매일같이 작은 생각이라도 내 생각을 기록해 봐야겠다. 쌓이다 보면 언젠가는 달라질 것이다.

태그:#글쓰기, #쓸모없는일, #책쓰기, #집필하기, #칼럼쓰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대구대, 나사렛대 취업전담교수를 거쳐 대학, 기업, 기관 등 연간 200여회 강연하고 있다. 《대한민국 진로백서》 등 다수 도서를 집필하며 청춘의 진로방향을 제시해 언론과 네티즌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정교수의 인생수업’이라는 유튜브를 운영하며 대한민국의 진로성숙도를 높이기 위해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