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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가 성소수자 커플의 권리 문제와 관련해 본인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관련 로이터 통신 보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가 성소수자 커플의 권리 문제와 관련해 본인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관련 로이터 통신 보도
ⓒ 로이터통신 보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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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수적인 성향의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가 성소수자 커플의 권리 문제와 관련해 본인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2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스페인에서 출간 예정인 새 책에서 전임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동성 커플을 위한 시민 파트너십에 찬성했을 때 아군을 발견한 것 같았다고 심정을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신간은 현지시각으로 3일 출판될 예정이지만 책의 내용은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여러 언론에 선 공개되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베네딕토 16세, 성소수자 권리 관련해 내 생각 두둔"

프란치스코 교황은 책에서 동성 커플의 시민 파트너십을 옹호하는 자신에게 그러한 '이단성'을 불평하기 위해 익명의 추기경 그룹이 방문했을 당시 베네딕토 16세가 그들 앞에서 자신을 옹호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추기경들은 나를 사실상 재판에 회부하기 위해 베네딕토 16세의 집에 찾아왔고, 그의 앞에서 내가 동성 결혼을 지지한다고 비난했다"면서 "베네딕토 16세는 그들의 얘기를 듣고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말한 것은 이단이 아니다'라며 추기경들이 분별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왔다"라고 회고했다.

<교황 프란시스코, 후계자: 베네딕토 16세에 대한 나의 기억>이라는 제목의 이번 책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스페인 일간지 ABC의 바티칸 주재 기자 하비에르 마르티네스 브로칼과 한 대담을 묶어 스페인어로 출간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교회가 동성 결혼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확인했지만 동성 커플은 시민 파트너십에 의해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반복해서 말해왔다"라며 "지난해 12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제들의 동성 커플 축복을 허용해 보수주의자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으나 이성애가 아닌 관계를 공식적으로 승인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라고 설명했다.

"교황 선출하는 콘클라베에도 정치공작 존재"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책에서 베네딕토 16세를 교황으로 선출한 2005년 콘클라베와 자신이 교황으로 선출된 2013년 투표에 관한 기밀 사항들을 공개했다. AP통신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이 교황이기 때문에 추기경들의 비밀 유지 선서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이러한 내용을 책에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책에서 베네딕토 16세를 교황으로 선출한 2005년 콘클라베와 자신이 교황으로 선출된 2013년 투표에 관한 기밀 사항들을 공개했다. AP통신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이 교황이기 때문에 추기경들의 비밀 유지 선서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이러한 내용을 책에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 AP통신 보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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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책에서 베네딕토 16세를 교황으로 선출한 2005년 콘클라베와 자신이 교황으로 선출된 2013년 콘클라베에 관한 기밀 사항들도 공개했다. AP통신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이 교황이기 때문에 추기경들의 비밀 유지 선서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이러한 내용을 책에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책에서 2005년 콘클라베 당시 베네딕토 16세의 선출을 막기 위해 추기경들이 자신을 '이용' 했으며 115표 중 40표를 그들 뜻대로 움직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추기경들은 아르헨티나 출신인 자신을 선출하려는 것이 아니었다며 "훗날 그들은 내게 '외국인' 교황, 즉 이탈리아인이 아닌 교황을 원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추기경들이 단순히 성령의 영감으로 그 자리까지 오른 것이 아니라 냉정하고 냉혹한 정치적 계산에 의한 것임을 깨달았다며 자신이 교황이 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발표함으로써 이런 공작에 종지부를 찍은 결과 베네딕토 16세가 선출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네딕토 16세가 사임한 뒤 치러진 2013년 콘클라베에서도 마찬가지로 정치적 공작이 개입되어 있었다며 당시 다른 추기경들이 라틴아메리카 교회에 대한 질문으로 자신을 괴롭히면서도 지지 의사를 암시하며 자신 몰래 결집하고 있었음에도 그러한 사실을 사후에야 깨달았다고 말했다.

AP통신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콘클라베 규칙 개혁을 계획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을 부인했다"며 "교황 장례식 의전에 대해서는 개정 중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네딕토 16세의 장례식이 "교황의 시신이 열린 관에 안치돼 노출되는 마지막 장례식이 될 것"이라며 교황도 "교회의 다른 아들처럼" 품위 있게 그러나 과하지 않은 방식으로 묻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베네딕토 16세와의 갈등? 고귀함과 인간성 결여된 행위"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네딕토 16세의 오랜 개인 비서였던 게오르크 겐스바인 대주교가 지난 2022년 12월 베네딕토 16세의 선종 직후 자신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회고록을 출간한 일을 두고는 "베네딕토 16세를 이용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 그 책은 베네딕토의 장례식 당일에 출판되었는데 나는 그것이 고귀함과 인간성이 결여된 행위라고 느꼈다"며 비판했다.

겐스바인 대주교는 회고록을 통해 지난 2020년 자신이 교황궁내원장에서 해고된 까닭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베네딕토 16세의 갈등 때문이었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겐스바인 대주교는 베네딕토 16세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자신의 복직을 호소하는 편지도 보냈으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를 거부했다고도 주장했다.

AP통신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네딕토 16세가 항상 자신을 존중하고 옹호하며 지지했으며, 자신의 권위를 훼손하려는 보수 세력의 공격이나 공작의 배후에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AP통신은 베네딕토 16세의 장례미사에서 한 강론에 대해 전례 의전 외의 다른 의도가 있었다는 보수주의자들의 주장을 프란치스코 교황이 부인하며 "강론에서는 추도사를 하지 않는 법"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태그:#프란치스코교황, #베네딕토16세, #콘클라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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