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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경 미술작가 
 황정경 미술작가 
ⓒ 화성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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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는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2024년 100만 인구를 넘어섰다. 노령화지수를 기준으로 봤을 때 우리 도시는 세종시에 이어 전국 2위로 젊은 인구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이렇게 인구가 많아지고 있는 젊은 화성시는 동부에 인구가 집중되어 있다. 

이곳 화성에서 살면서 인구 불균형은 이미 여러 해 들어온 이야기이다. 동부는 인구 증가와 도시화로 교통체증과 인프라 부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서부 지역은 주로 농경지나 자연환경이 보존되어있는 곳이 많은데, 동부에 비해 인프라가 부족해서 서부지역의 건강한 자연 활용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동부와 서부 간의 이동이 원활하지 않아 발전 가능성이 있는 서부 지역에 대한 가치투자와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  화성은 이미 녹지가 충분하다. 여기에 도시의 인프라 사용이 편리해진다면 젊은 활력이 넘치고 사회안전지수도 높은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 같다.

동서부의 불균형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효과적인 균형 발전 정책이 필요하다고들 한다. 선거 철마다 균형 발전을 위한 공약이 들려오고는 있지만 미술작업을 하고있는 사람으로서 생각해본다면 솔밭이 있는 바닷가 풍경 속 어딘가에 번듯한 미술관이나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든다. 드넓은 주차장이 있어 편리하게 사용하고 미술관에서 교육활동과 공연도 할 수 있는 그런 곳을 상상하는 것이다.

미술로 균형잡힌 화성 이미지

거기에 편리한 교통을 추가해 동서부의 접근성을 높이고 서부의 자연환경이 녹아든 문화산업을 활성화한다면 지역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화성시에 미술관이 부족하다는 것은 100만 시민이 있는 도시에 시립미술관이 아직 없다는 것만으로도 설명이 충분할 것이다. 

예술과 도시의 상생 사례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이다. 프랑크 게리가 건축한 구겐하임 미술관은 그 지역의 랜드마크다. 수변에 떠 있는 듯한 건물의 모습만으로도 그 지역을 예술적으로 물들이는 것 같다. 1997년 개관이래 수십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불러와서 '빌바오 효과'라는 용어가 생겼다고도 한다. 미술관 건립을 시작으로 도시가 활력을 찾아서 '문화가 도시에 미치는 영향이나 현상'을 뜻하는 대표적인 용어까지도 만들어진 것이다.

문화적 랜드마크를 통한 도시 활성화의 대표 사례는 이뿐 아니라 바르셀로나를 빼놓을 수 없다. 바르셀로나는 문화와 예술을 중심으로 한 도시 재생과 지속 가능한 발전이 어떻게 도시를 활성화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도시 내에는 공원, 박물관, 미술관, 예술 이벤트 등 다양한 문화 시설과 행사가 있고 거기에 더불어 '안토니 가우디'가 있다. 가우디의 건축과 예술은 도시이미지를 확고히 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가우디 보유국인 스페인 중에도 바로셀로나가 그 지역 유산의 특징을 잘 살렸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런 도시 문화재정비에 우리 지역이 가진 특색과 정체성 구축이 빠진다면 적지 않은 지자체들이 범하고 있는 그저 그런 특색 없는 범례가 되어버릴 것이다. 단순히 미술관을 지어서 문화상품을 하나 더 만드는 일이 아니라 우리 지역의 특색을 살린 정체성있는 문화 시설을 만들었으면 한다. 

서울역 앞 고가도로를 공원화한 '서울로 7017'의 모델이 된 뉴욕의 하이라인(High LIne)파크는 낙후된 고가도로를 멋진 도시 선형 공원으로 재탄생시켰다. 런던의 화력발전소로 사용되던 건물을 전시 공간으로 재활용한 '테이트 모던' 미술관도 그 지역 환경적 제약이었던 것을 문화사업을 통해 탈바꿈하였다.

화성은 서부지역의 지질 유산은 물론이고 공룡알 화석지, 수많은 보호종들이 찾는 넓은 생태습지와 갯벌, 도시와 가까운 섬들, 도농지역의 색다른 생활환경들도 고유한 특징이라고 볼 수있다. 이런 우리의 지역성을 잘 반영한 문화 시설이라면 지역적 자긍심도 커질 것이고 호기심을 가지고 그곳을 찾는 사람들도, 문화 활동도 더욱 풍부해질 것이다.

<Public Art Dialogue>학술지에 Cher Krause Knight는 공공미술이 불변적인 것이 아닌 시대, 문화, 그리고 사회구성원에 따라 끊임없이 진화하고 새롭게 형성되는 것임을 시사한다고 했다. 시민의 참여과 소통이야말로 도시 활성화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임을 알 수 있는 구절이다. 즐겨 찾을 수 있는 문화시설과 자연환경이 편리한 접근성으로 우리의 일상생활과 함께한다면 자연스럽게 문화적 소양과 관심은 생겨날 것이다. 

우리 지역의 유산을 계승하고 정체성을 확립한 문화, 그것의 지속 가능성과 자생능력을 갖추는가는 지역민의 문화 의식이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미술관과 같은 공공미술이 씨앗이 되고 시민들이 즐겁게 이를 활용하는 역할이 거름이 되어준다면 자생적 문화자치의 흐름이 생겨날 것이다. 이렇게 '예술과 도시의 결합'으로 일어난 문화적 흐름은 새로운 문화생태계를 키워나가면서 도시의 위상을 리디자인하여 균형잡힌 화성의 이미지가 재정립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화성, #미술작가, #화성시, #100만화성시,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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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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