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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충남연구원이 발송한 2024년 제1차 정기이사회 개최 안내 공문. 6번 안건에 '충남연구원장 선임(안)'이 들어있다.
 지난 21일 충남연구원이 발송한 2024년 제1차 정기이사회 개최 안내 공문. 6번 안건에 '충남연구원장 선임(안)'이 들어있다.
ⓒ 충남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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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연구원장 선임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충남연구원은 지난 21일 연구원 이사 20명과 감사 2명, 그리고 충남도지사 등에게 공문을 발송하여, 오는 28일 2024년 제1차 정기이사회를 개최한다고 알렸다. 그런데 당일 회의 안건에 얼마 전 임시이사회에서 이미 부결된 '충남연구원장 선임(안)'이 다시 포함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5일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불참한 가운데 열린 2024년 제2차 임시이사회는 이사장이 임명 동의를 요청한, 성희롱 및 갑질 논란의 당사자 A씨의 후보 적격성을 심사한 결과 찬성보다 반대가 훨씬 많아 부결 처리한 바 있다. 당시 이사회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한 한 이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투표 결과 8 대 4로 부결되었다"고 밝혔다('성희롱·갑질 논란' 충남연구원장 임명동의안, 이사회서 '부결' https://omn.kr/27ulw).

임시이사회 의결정족수에 문제가 없었고 절차상 하자도 발생하지 않았는데, 충남연구원은 왜 다시 정기이사회 안건에 원장 선임안을 재상정한 것일까. 충남연구원 경영지원팀 관계자는 기자와 한 통화에서, "함부로 단언해서 말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이사회 의결 과정에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연구원 정관 제17조는 원장 선임 절차를 임원추천위원회의 공개모집 및 후보자 선발, 이사회 의결, 이사장 임명 순으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사장이 소집한 임시이사회에서 (이사장 참석 여부와 상관없이) 원장 선임안이 부결되었다면 재공고를 통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게 맞다. 그런데도 만약 이사회가 동일 안건을 다시 논의하여 의사결정을 번복한다면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 충남연구원지부가 25일 오전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결된 원장 선임안 재상정 시도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노총 충남연구원지부가 25일 오전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결된 원장 선임안 재상정 시도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 한국노총 충남연구원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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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정희 한국노총 충남연구원지부장은 25일 오후 1시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억울한 일을 견디며 참아온 피해자들을 감싸고 위로해 주기는커녕, 끊임없이 가해자 편을 들고 가해자가 원하는 대로 해주려는 시도는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사장이 충남연구원 정상화를 가로막아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남연구원 성희롱·갑질피해대책위 김진기 위원장은 "15일 임시이사회에서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A씨 부결을 결정했는데, 정기이사회를 다시 열어 재의결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내정설을 뒷받침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전남연구원에서도 원장 선임안이 이사회에서 부결되자 재공고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한 노무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연구원 이사회에서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부결을 결정했는데, 같은 안건을 부의하여 재의결을 추진한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연구원 정관을 개정하여 이사장이 합리적이지 않은 사유로 이사회의 결정 사항을 뒤집지 못하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A씨는 2019년 1월 어느 회식 자리에서 몇몇 사람들이 충남연구원 소속의 한 여성 연구원에게 "B씨(성희롱 피해자)보다 젊어 보인다"고 말하자, B씨에게 "폐경기가 얼마 안 남은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가 성희롱이 인정되어 그해 12월 20일 '견책'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이 사안은 이듬해 2월 3일 충남도 소청심사위원회가 A씨의 '징계 취소' 청구를 인용하면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A씨는 <매일노동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법률과 조례에 의해 설치된 소청심사위에서 징계 처분이 부당하다고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태그:#충남연구원장, #성희롱갑질논란, #충남연구원이사회, #일사부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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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전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교사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맘껏 놀고, 즐겁게 공부하며, 대학에 안 가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상식적인 사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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