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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키움 홍보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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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세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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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조류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기후위기로 영향을 받는 새들은 지금 어떻게 살아가는 지를 알 수 있는 콜로키움이 열렸다.

카이스트 인류세연구센터는 지난 14일 오전 11시 50분 조류와 기후변화를 주제로 콜로키움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조류에 관심이 많은 시민 30여 명이 함께했다. 

새들이 사라지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박진영 연구부장(이하 박 부장)이 연사로 초대돼 발제를 맡았다. 그는 새들이 살아가는 데 부딪히는 어려움을 소개하는 것으로 발제를 시작했다. 박 부장은 크게 4가지 이유를 설명해다.

현재 지구상에 알려진 새들은 1만1000종이 있고, 2018년 기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등재된 멸종위기종의 새는 1492종이다. 멸종이 가장 심각한 단계인 종은 1998년 168종에서 2018년 224종으로 33.3% 증가했다. 대한민국에서도 1971년 황새, 1979년 따오기, 1988년 크낙새가 사라졌다.

이렇게 멸종되는 이유는 첫 번째는 서식지 파괴다. 숲의 파괴, 갯벌의 매립 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고, 도시화와 도로 건설로 새들의 서식처가 사라지면서 멸종이 증가하고 있다. 두 번째는 줄어드는 먹이다. 새들은 농경지 감소로 먹이를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4년에서 2023년 사이 약 10% 농경지 면적 감소했고, 농경지의 많은 부분이 하우스로 변경되면서 먹이를 찾을 곳이 사라졌다.

세 번째는 오염이다. 오염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와 간접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DDT의 경우 상위포식자로 갈수록 농축되면서 맹금류에게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최상위 포식자의 경우 기초에서 천만 배 농축된다.

네 번째는 혼획과 밀렵 등의 남획이다. 매년 730만 톤이 해양에서의 허획과정에 혼획돼 사라진다. 새를 상업적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뉴기니아앵무와 극락조 등 많은 화려한 새들이 '애완용'으로 거래되며, 유통과정에서 약 80%가 죽어간다. 식용으로 판매됐던 검은머리촉새는 억 단위의 군집이 있었지만, 스낵 형태로 먹기 위해 잡으면서 현재 멸종위기종이 됐다.

이 밖에도 슴새와 알바트로스 같은 해양성조류는 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해 먹고 굶어 죽는 새끼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유리창 충돌로 하루 2만 마리가 죽어가고 있다. 외래종으로 인한 고유종의 교란행위 역시 큰 위협이며, 야생 고양이가 북미에서 멸종시킨 종이 33종이나 된다.

박 부장은 여러 지엽적, 국지적 위협 때문에 새들이 고난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절대로 새로 다시 태어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기후변화가 조류에 미치는 영향
     
발제 중인 박진영 박사
 발제 중인 박진영 박사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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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까지의 위협과 다르게 전 지구적인 위기로 다가온 것이 기후위기라고 설명했다.

박 부장은 기후위기로 새들에게 번식시기(산란시기) 변화가 있다고 설명했다. 북미의 다수 종 조사결과 10년간 6.6일 빨라졌다. 북미바다오리의 경우 지난 10년간 24일이나 번식시기가 빨라졌다. 

그는 시기가 빨라진 것은 종에 따라 좋을 수 있고 나쁠 수도 있다고 해설했다. 이런 번식시기뿐만 아니라 이동시기도 변화했는데, 북미에서는 63년 동안 27종이 도착시기가 빨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월동지에서 번식지로 이동하는 시기는 더 느려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박 주장은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철새는 월동지, 중간기착지, 번식지 모두의 환경변화에 영향을 받고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더 취약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새들은 수만 년 동안 기후에 적응하면서 곤충이 가장 많은 시기에 맞춰 번식해왔는데, 곤충의 번식시기가 빨라지면서, 시기가 맞지 않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기후위기로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한 북극곰이 서식지를 이탈하면서 다른 생물들에게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주된 먹이인 물범을 잡지 못해 솜털오리를 잡아 먹는 현상이 늘어가고 있다. 박 부장은 이렇게 시기와 서식처의 변화가 연쇄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어 문제라고 설명했다.

기후변화로 일어나는 해수면 상승으로 서식지가 사라지게 된다고 걱정했다. 해수면이 상승되더라도 인공구조물(제방, 건물 등)이 없다면 수변공간에 생기는 습지에서 서식이 가능하지만, 현재 해변에 인공구조 물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되면 새로운 서식처 자체 형성이 불가능하다며, 심각한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동아시아 이동경로에 있는 붉은어깨도요, 알락꼬리마도요가 60%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온대조류가 아닌 아열대 조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검은이마직박구리, 바다꿩, 잿빛찌르레기 등의 아열대 조류가 번식하는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미에서는 24년 동안 번식지의 위치가 105km 북상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박 부장은 툰드라 지대가 감소하면서, 넓적부리도요와 고니가 사라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박 부장은 이런 기후변화에 따른 다양한 조류서식의 변화가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먹이 피라미드의 상위에 취치한 조류가 기후변화의 기준이 되는 이유가 증명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에서 DDT의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종이 바로 맹금류였다며,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조류의 서식환경 변화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면서 발제를 마쳤다.

태그:#환경, #조류, #대전, #맹금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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