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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 폭설이 쏟아진 대관령 능선은 눈꽃과 상고대가 더해져 설국을 방불케 하는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방문객들은 "안개가 자욱한 선자령 능선과 백두대간에 그려진 눈꽃이 어우러져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라고 감탄했다. 

주말을 맞아 이른 아침부터 등산 탐방객들의 발길이 대관령 정상으로 이어지면서 대관령 휴게소 주차장과 도로 좌우가 차량들로 인해 초만원을 이뤘다. 강릉과 횡계 양방향으로 차량들이 약 1km에 걸쳐 도로변 주차를 하는 바람에 극심한 통행 지정체가 하루 종일 이어졌다. 

대관령에서 30~40분만 발품을 팔면 주차걱정 없이 설경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백두대간에 허리를 걸치고 있는 대기리 고갯길과 삽당령 고갯길이다. 

2024년 마지막 눈꽃 감상하기 좋은 곳을 대관령을 중심으로 드론에 담아 안내한다.
  
주차장을 방불케하는 대관령도로(2024/2/24) ⓒ 진재중
        
금강송과 어우러진 눈 꽃길. 대관령은 영동고속도로와 구) 고속도로, 옛길이 있어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다. 강릉과 동해바다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고 낙락장송인 금강송에서 핀 눈꽃은 대관령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겨울 선물이다.

뱀처럼 휘어진 아흔아홉 굽이 길은 하얀 눈과 색다른 조화를 이뤄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경이로움 그 자체... 안개 자욱해 신비롭다"

산악회에서 단체관광을 온 이규현씨(69세)는 "폭설이 온다는 예보를 듣고 산악회 멤버들이 2024년에 담을 수 있는 마지막 눈꽃 감상이라 생각하고 새벽에 출발했습니다. 경이로움 그 자체라, 오늘따라 안개가 자욱해서 더욱더 신비로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경기도 의왕시에서 친구들과 비박여행을 왔다는 박동준씨(57세)는 "올해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눈꽃여행을 왔습니다. 눈에 담기만 아까워 친구들과 밤새워 보고 가려합니다"하고 흡족해한다.
 
영동고속도로와 구) 영동고속도로의 조화(2024/2/24) ⓒ 진재중
   
대관령 아흔아홉 굽이(2024/2/24) ⓒ 진재중
       
금강송에 핀 눈꽃(2024/2/24) ⓒ 진재중
     
대관령 도로위에 핀 눈꽃(2024/2/240 ⓒ 진재중
   
하늘에서 내려다 본 소나무에 핀 눈꽃(2024/2/24) ⓒ 진재중
   
눈꽃 촬영에 나선 등반객(2024/2/240 ⓒ 진재중
 
험난하지 않으면서 백두대간을 껴안은 길. 삽당령은 강릉시 왕산면 송현리와 목계리를 이어주는 높이 680m의 고개다. 백두대간에 속하는 고갯길로 강릉 성산면 소재지에서 30 여분 정도면 정상인 삽당령에 다다른다. 오봉 저수지를 끼고 서쪽 방향으로 왕산터널을 지나면 왕산면 소재지가 나오고 그 이후부터 눈꽃을 담을 수 있다.

강원도의 태백산맥 관통 도로의 대부분 도로 방향이 동-서 방향 연결인데 이곳은 특이하게도 남-북 방향이다. 고갯길답지 않게 커브구간이 많지 않아 차로 드라이브하면서 설경을 감상하기에 좋은 코스다. 도로 중간중간에 차를 주차하고 사진촬영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가는 길목 우측으로 백두대간의 탁 트인 허리에서 뽐내는 설국을 맘껏 볼 수가 있고 좌측으로는 활엽수림에서 피어나는 눈꽃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정상에 오르면 침엽수림인 잣나무, 소나무, 전나무 군락이 대관령에서 볼 수 없는 장관이 연출된다. 

가족들과 함께 온 송규남씨(54세)는 "태어나서 이렇게 아름다운 눈꽃을 본 적이 없습니다. 방문객이 많지 않아 편안하게 설국을 보고 있습니다. 올해 가장 좋은 여행을 삽당령에서 하고 갑니다"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온 남진국씨(45세) "이곳은 많이 알려지지 않아 맘껏 눈꽃을 감상할 수 있는 곳입니다. 특히 정상에는 각종 침엽수림이 우거져 알프스산맥에 온 기분이 드는 곳입니다"하고 감탄했다.

눈 속 잠자는 야생동물도 목격... 무리한 산행은 자제해야
 
남북으로 뻗은 삽당령고개(2024/2/240 ⓒ 진재중
   
삽당령 정상의 침엽수림(2024/2/24) ⓒ 진재중
   
삽당령 정산 설경(2024/2/24) ⓒ 진재중
   
삽당령 정상의 수목림에 핀 눈곷(2024/2/24) ⓒ 진재중
   
침엽수와 활엽수가 어우러진 삽당령 정상(2024/2/24) ⓒ 진재중
 
좁지만 풍성함을 주는 길. 대기리 고갯길은 대관령에서 내려와 성산면 사무소에서 차로 약 30여 분이면 닭목령에 이른다. 강릉의 식수원인 오봉댐부터 눈꽃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물 위에 핀 안개가 얼어붙으면서 상고대가 아름다운 눈꽃을 만든다. 저수지를 뒤로하고 닭목령으로 가는 길목 도로 우측은 대관령 자락에서 봄을 재촉하는 냇물이 흘러 봄과 겨울의 정서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길이다. 길이 좁아서 차를 주차해 놓고 눈꽃을 담기에는 위험이 따른다. 간간이 냇가를 건너기 위한 자그마한 다리가 있어 그곳에 잠시 주차를 할 수가 있다. 

눈 속에서 잠자고 있는 야생동물들도 목격할 수 있다. 주차하기 힘들 경우 차로 드라이브하면서 대관령 자락과 화란봉에서 피어나는 눈꽃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도로다. 

매년 이곳에 설경을 담으러 온다는 김진수씨(54세)는 "이 곳은 방문하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고갯길을 오르는 좌우에는 소나무와 참나무에서 피어나는 눈꽃과 시냇가에서 흐르는 소리가 있어 실망을 주지 않는 장소입니다"라고 말한다. 

동료들과 함께 온 이규상씨(45세)는 "제설작업에 지친 마을 주민들한테는 좀 미안하지만 이렇게 평온하고 아름다운 설경을 볼 수가 있어 심신의 피로를 씻고 갑니다" 하고 만족해한다.
 
뱀처럼 휘어진 도로(2024/2/24) ⓒ 진재중
   
도로 좌우에 다양한 눈꽃들을 볼 수가 있다(2024/2/24) ⓒ 진재중
   
소복이 쌓인 눈과 눈곷(2024/2/24) ⓒ 진재중
   
계곡에 핀 눈꽃(2024/2/24) ⓒ 진재중
   
계곡에 쌓인 눈(2024/2/240 ⓒ 진재중
 
눈속에 갇힌 고라니(2024/2/24) ⓒ 진재중
   
강원도 동해안은 온 세상이 하얗다. 일부지역은 대설주의보가 해제되지 않았다. 아직도 눈을 치우지 못한 농가와 길을 내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산촌지역이 있다. 눈꽃을 맘껏 감상하고 제설작업을 도와주는 것도 좋은 여행이 되리라.

한편, 설경을 보려 무리한 산행에 나섰다가 조난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정된 등산로만, 낮 시간대를 이용해 가는 등 산행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보인다.
태그:#대관령, #설경, #강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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