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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칠성시장 내에 있는 개시장. 개식용 금지법이 통과되면서 이곳 상인들은 업종을 전환하기 위해 먼저 생계 대책을 세워달라고 요구했다.
 대구 북구 칠성시장 내에 있는 개시장. 개식용 금지법이 통과되면서 이곳 상인들은 업종을 전환하기 위해 먼저 생계 대책을 세워달라고 요구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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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그만하라고 하니까 우리도 하고 싶지 않지만 하루아침에 그만두라면 뭘 해서 먹고사나요? 시에서 대책이라도 세워주든지 해야지, 우리가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지난 9일 식용 목적으로 개를 사육·도살·유통·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한 '개 식용 종식 특별법' 제정안이 통과됐다. 경기 성남시 모란시장과 부산 구포시장에 이어 전국 3대 개시장인 대구 북구 칠성개시장 상인들은 "적절한 생계 보장이 이루어진다면 업종을 전환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곳에선 보신탕 업소 4곳과 건강원 9곳 등 13곳의 가게가 영업하고 있었다. 이들 중 10여 곳은 '업종전환을 위한 적절한 보상'을 강조했다.

칠성개시장에서 40여 년 동안 장사를 해왔다는 A씨(70)는 "동물단체들이 찾아와 팔지 못하도록 하고 정부에서도 금지한다는 말이 나오면서 2~3년 전부터는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우리는 생계가 걸려 있는데 당장 그만두라면 어떻게 살라는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예전에도 업종전환 얘기가 있었고 대책을 세워주겠다는 말은 있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대책도 없었다"며 대구시를 원망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많은 돈을 요구하는 것도 아닌데 누구는 몇 억을 요구한다느니 하는 말이 나온다.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했다.

임미연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동물보호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그동안 많은 노력이 있었고 이분들 중 10명 정도는 당장이라도 업종을 전환하고 싶어한다"며 "그렇지만 아직까지 대구시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 등 "대구시가 행정력 발휘해야"
 
임미연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동물보호특별위원장은 11일 오전 대구 북구 칠성개시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에 상인들의 전업 및 폐업을 위한 논의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임미연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동물보호특별위원장은 11일 오전 대구 북구 칠성개시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에 상인들의 전업 및 폐업을 위한 논의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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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위원장은 11일 오전 이곳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시에 칠성개시장의 폐쇄를 다년간 촉구했지만 아직도 이런 목소리를 무시하고 당시 상황만 모면하고자 하는 방안만 내세워 성과도 없이 시간만 흘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시민들에게 칠성개시장 조기 폐쇄를 촉구하는 서명을 받아 대구시에 제출하는 과정을 통해 많은 이들의 간절함을 알 수 있었다"며 "개식용 금지법이 통과되기 전부터 업종전환에 동의하신 상인들을 위한 대책 강구를 요청했지만 아직도 대구시는 방안이 없다"고 비판했다.

임 위원장은 "법 공포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신고하고 종식이행계획서를 제출해야 전업 및 폐업 등에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며 "3년의 유예기간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대구시가 적극 나서 취지에 맞는 행정력을 발휘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대구시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칠성개시장 폐쇄와 함께 상인들의 생계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개식용금지법 통과는 오랜 사회적 논의를 통해 사회적 분위기가 충분히 무르익었기에 나올 수 있었던 결말"이라며 "홍준표 시장은 당장 칠성개시장 폐쇄에 대한 계획을 마련하고 시민들 앞에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대구시는 법이 통과됐지만 정부의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정해지지 않아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대구시 관계자는 "법이 통과됐지만 구체적으로 시행되기 전이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정해지면 거기에 맞춰서 대책을 세우고 업종을 전환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태그:#칠성개시장, #개식용금지법, #대구시, #더불어민주당대구시당, #정의당대구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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