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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추모식에서 발생한 폭발 피해를 보도하는 AP통신
 이란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추모식에서 발생한 폭발 피해를 보도하는 AP통신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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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각) 이란 혁명수비대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4주기 추모식에서 의문의 폭발 사고가 발행해 100명이 넘은 사람들이 숨졌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동쪽으로 820km 가량 떨어진 케르만시 순교자 묘역에서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란 정부는 이 사건을 외부 세력이 벌인 테러로 규정하고, 그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기자는 이란 현지의 분위기를 살펴보기 위해 이란에 살고 있는 두명의 시민을 인터뷰했다. 대학교에 재학중인 20세 여성 자흐라(가명)와 화가로 일하고 있는 27세 여성 파티마(가명). 인터뷰는 지난 4일, 왓츠앱과 텔레그램을 통해 서면 인터뷰로 진행했다. 아래의 내용은 인터뷰 내용 전문이다.

"이란 이슬람공화국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

- 최근 시리아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이란 혁명수비대 장군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했다. 그리고 1월 3일에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추모식이 진행되던 이란의 도시 케르만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현재 케르만의 현재 상황이 어떤지 그리고 이란 국민들의 분위기(여론)은 어떤가?

자흐라: "내 친구 중 한명은 현재 케르만에 살고 있는데,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녀에게 직접 물어봤다. 현재 그곳은 완전히 안전하다고 했다. 다만, (테러가 발생했기 때문에) 추모식을 준비하던 거리가 이상하고 혼란스러울 뿐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곳에서 총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이란 국민들 중 일부는 이 테러 때문에 슬퍼하고 있고, 일부는 누가 솔레이마니 사망 기념일에 참석했는지에 대해 화가 난 상태다. 일부 사람들은 '이번 테러가 솔레이마니를 혐오하는 사람이 일으킨 것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한다."

파티마: "이란 정부는 이런 일들을 통해 우리의 의견을 바꾸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런 일을 미국, 이스라엘, 영국이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것에 우리는 정말 지쳤다. 이란 정부는 이런 일이 일어나면 항상 그런 식으로 말해왔다. 그리고 최근에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 사람들은 더욱 분노하게 되었다. 그들이 이런 식으로 사건을 조작하는 게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 미국은 이번 테러의 공격이 이스라엘의 소행이 아닌 IS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IS는 5일 자신들이 저지른 테러라고 발표했고 이에 대한 이란 정부의 입장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 편집자 주). 그리고 이스라엘은 테러가 이스라엘의 책임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이번 테러가 이스라엘의 소행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각국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란 국민들은 이번 테러를 일으킨 주체(배후)가 누구라고 생각하고 있는가? 

자흐라: "이번 테러 때문에 이란 사람들이 지금 슬픔을 느끼고 있고 화가 나긴 했지만, 누구 이런 짓을 했는지에 대해서 건전하게 생각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추모식 기간동안 그곳에 경비가 잘 되어 있었고, 많은 군인들이 건물을 지키고 있었다. 그럼 그 테러를 감행한 사람은 스파이거나 이란 이슬람공화국의 측근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 사람이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는 게 불가능하다. 이란 국민들의 불만을 이스라엘로 돌리기 위해서 이란 정부가 의도적으로 이 테러를 기획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파티마: "내 생각에는 이것이 이란 이슬람공화국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뉴스를 보면 이스라엘은 그것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말했고, 이란 정부에 있는 사람들은 아무도 그들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결국, 이란 정부는 이 테러가 이스라엘의 소행이라고 사람들이 믿게끔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란 정부가 하는 말을 아무도 믿지 않는다."

- 이란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추모식에 많은 이란인들이 참석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이란 사람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고,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가?

자흐라: "70%의 이란 사람들은 그들(솔레이마니를 추모하는 사람들)을 싫어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우리가 추모 대신 사망 기념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이유다. 그리고 학교 측에서 일부 학생들을 그곳에 강제로 보냈다고 한다.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대학에서도 학생들을 그곳으로 보내는 경우도 있었는데 심지어 일부 학생들은 그곳에 가고 싶어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학은 그 학생들도 그곳에 보냈다."

파티마: "이것은 이란 국민들이 솔레이마니를 사랑했고 그가 좋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이슬람 공화국의 쇼일 뿐이다. 이 모든 것은 거짓말이며 그곳에 참석한 사람들은 일반 사람들이 아니라 혁명수비대(이란의 정예군대)와 바시지(이란의 이슬람 공화정을 지지하는 종교적인 민병대) 출신들이다."

"이란의 언론은 신뢰할 수 없어"

- 이란 현지 언론들은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도하고 있는지 설명해달라. 그리고 이란 국민들은 이 사건에 대한 이란 언론의 보도를 신뢰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자흐라: "나는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들을 확인하지 않았고, 이란의 언론 보도를 신뢰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각자 확인하는 정보들을 신뢰한다. 누군가가 그것(테러)에 대한 정보들을 알려주고 있다."

파티마: "Manato 네트워크와 이란 인터네셔널이 탄생한 후로 이란 사람들은 이란의 언론들을 더이상 이용하지 않게 되었다. 그 두개의 언론사가 그들(이란 체제)에 대한 진실을 말하기 때문이다. 마음이 닫혀있는 보수적인 사람들 또는 이란 체제를 지지해야만 수입이 생기는 소수의 사람들만 이란의 언론을 이용한다. 그리고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가 발전하고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이란 사람들은 이란 정부가 하는 추악한 행동들을 더욱 잘 알게 되었다."

- 이번 테러로 인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스라엘이 배후로 의심되는 이번 테러로 인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지지하는 이란인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이미 '이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은 엄청나게 후회할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이란 정부가 이스라엘에 대해 군사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파티마: "이 사건 때문에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도 있지만 한가지 분명히 알아야 할 사실은 이번 전쟁이 시작된 이유는 하마스의 소행 때문이었다. 그리고 하마스가 이란 이슬람공화국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이란 국민들도 알고 있다. 나는 더이상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고, 무고한 사람들이 죽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자흐라: "아마도 사람들은 라이시 대통령이 하는 말에 대해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

"이란 국민들은 이란 정부와 다르다"

- 추가적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자흐라: "이란에 살고 있는 보통 사람들은 정치와 아무 관련이 없으니 비난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반적인 이란 사람들은 이란 정치인들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추가적으로 말하자면, 나의 대학 친구들도 솔레이마니를 추모하는 장소에 갔다. 다행히 그들은 기차 운행에 문제가 생겨서 그 장소에 약간 늦게 도착했다. 만약 그들이 그곳에 1시간 일찍 도착했다면, 아마도 나는 그 친구들을 잃었을 것이다. 그들은 솔레이마니를 좋아한다. 그리고 그들 중 몇몇은 솔레이마니 때문에 자신들이 죽게 되더라도, 그게 나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의견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 그들도 나처럼 똑같은 대학생이기 때문에 나는 그들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는 않다."

파티마: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란 이슬람공화국이 하는 말을 믿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란 국민들의 의견은 그들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 덕분에 돈을 벌고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 그리고 신앙심이 깊은 종교적인 사람들만 이란 이슬람공화국을 지지한다."

태그:#이란, #케르만, #폭발, #솔레이마니,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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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서 역사문화학을 전공한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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