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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파리 브롱니아르궁에서 열린 국경일 리셉션에서 참석자들과 건배하고 있다. 2023.11.25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파리 브롱니아르궁에서 열린 국경일 리셉션에서 참석자들과 건배하고 있다. 2023.11.25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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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개최지 투표 나흘 전 윤석열 대통령과 재벌 총수들이 프랑스 파리에서 술자리를 연 걸로 드러났다. 

<한겨레21>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1월 24일 밤 파리의 한 한식당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여기에는 소주와 맥주 등 술도 나왔다. 

<한겨레21>이 취재한 식당과 5대 그룹 관계자들이 말한 것을 종합하면, 이 자리는 대통령실이 마련했고 기업 총수들은 수행원 없이 참석했다고 한다. 저녁 식사는 오후 8시부터 시작됐고 마친 것은 오후 10시 혹은 11시다.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마셨다는 일부의 전언도 있었다.

윤 대통령과 재벌 총수들이 술자리를 한 11월 24일은 엑스포 유치 도시를 결정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나흘 전이다. 윤 대통령은 11월 23일 영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프랑스로 이동, 같은 날 오후 각국 BIE 대표 초청 만찬을 열었다. 11월 24일에는 '2030 개발 협력 파트너십'을 주제로 BIE 대표들을 초청해 오찬 리셉션을 했다. 같은 날 저녁 시간엔 브롱니아르궁에서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이 연 국경일 리셉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재벌 총수들도 함께했다.

대통령과 재벌 총수들의 술자리는 이 국경일 리셉션 직후 장소를 옮겨 열린 것으로 보인다. 리셉션에는 기본적으로 먹을거리와 마실 거리가 나오기 때문에, 저녁 식사보다는 술자리를 위해 한식당을 찾은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다음날 귀국을 위해 파리를 출발했다. 

술자리가 시작된 바로 그 시각, 대통령실 관계자는 파리에서 기자들을 만나고 있었는데, 대통령의 일정과 관련해 "프랑스 박람회 유치와 관련해 세 번의 리셉션 행사 이외에도 계속 분주하게 지금 대통령이 뭔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최지 투표 당일 대통령 일정에 관한 질문을 받고 "28일 현지 시각 4시 반에 시작해서 1, 2차 투표까지 가게 된다면 모든 것이 30분 안에 끝나서 한국 시각으로는 29일 새벽 12시 반에서 1시 사이에 모든 것이 결정된다. 따라서 그 시각에 맞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면서 "그리고 기업과 정부 각료, 지방자치단체장, 이렇게 모두 역할을 나눠서 마지막 3일을 효율적으로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분초를 아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얘기였지만, 실상은 대통령과 재벌 총수들이 모여 술자리를 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성공했다면 자신의 치적이 됐을 엑스포 유치에 대통령이 기업의 역량을 대거 동원한 것도 문제인데, 대통령과 재벌 총수들이 이런 식으로 비공식 술자리를 여는 것도 우려할 만한 일이다. 이런 술자리에서 기업의 기여에 대한 반대 급부 이야기가 나오는 등 정경유착의 단초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태그:#윤석열, #재벌총수, #엑스포, #술자리, #혼신의대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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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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