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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경찰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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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라남도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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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혐의 처분됐던 함평군수 부인 3000만원 뇌물수수 사건을 경찰이 수개월에 걸쳐 재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요구에 따라 올해 초부터 뇌물 사건 연루자 5명에 대한 재수사 및 보완 수사를 이어온 경찰은 조만간 결론을 내리고 사건을 검찰에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라남도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 1대는 뇌물수수 혐의로 지난 2022년 3월 검찰에 고발된 이상익 함평군수 부인 김아무개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수사는 올초 광주지검 목포지청의 재수사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검찰은 경찰이 무혐의 처분했던 군수 부인 김씨와 군청 비서실장에 대해선 재수사를,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건설업자, 돈봉투 전달자 부부 등 뇌물공여자에 대해서는 보완수사를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기존 수사 서류 검토, 관련자 소환 조사, 혐의 적용을 위한 관련 법률 검토 등 수사를 벌여왔으며 조만간 결론을 내릴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돈봉투 제공 시점은 2021년 5월, 수사 착수는 2022년 3월로 짧지 않은 시간이 흐른데다, 뇌물 사건 특성상 뚜렷한 물증 확보가 어렵다는 점에서 최종 수사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불필요한 의혹이 남지 않도록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함평군수 부인 3000만원 뇌물 수수 사건은 2022년 봄 불거졌다. 문제의 뇌물 제공 시점은 이보다 1년 앞선 2021년 5월.

지방선거를 약 2개월 남겨둔 2022년 4월 군수 부인과 평소 친분이 있던 뇌물 전달자 부부가 기자회견을 자청해 "(함평생태공원 조성 사업 관련) 건설업자 청탁을 받아 2021년 5월 함평 파크 골프장 주차장에서 군수 부인 측에 3000만원 돈봉투를 건넸다"고 폭로했다.

이보다 한 달 앞선 2022년 3월 군수 부인 김씨는 선거를 앞두고 돈봉투 수수 소문이 퍼지자 문제가 될 것 같다며 "받은 돈은 즉시 돌려줬다. 뇌물 전달자 부부를 처벌해달라"는 취지로 검찰에 먼저 고발했다.

이에 맞서 뇌물 전달자 부부도 군수 부인 김아무개씨와 돈봉투 수수에 관여한 함평군 비서실장을 검찰에 맞고발했다.

검찰로부터 두 사건을 넘겨받은 경찰은 약 9개월 간 수사를 거쳐 2022년 12월 군수 부인 김씨와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불송치 처분을 내렸고, 뇌물 전달자 부부와 건설업자에 대해서는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전라남도 함평군 청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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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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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수사팀이 이런 결론을 내린 데는 "받은 돈을 수일 내 되돌려줬다"는 군수 부인과 건설업자 측 진술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달자 부부는 여전히 "문제가 불거진 뒤 군수 부인과 건설업자가 서둘러 입을 맞춘 것 아니냐"며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처분에 대해 검찰은 "불송치 대상자에 대해서는 재수사를 하고,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이들에 대해서는 증거 등을 보완하라"는 취지로 올초 요구했다.

함평군수 양복 뇌물 사건 최종 처분 머뭇거리는 검찰...브로커 개입 의혹 제기도

한편 부인 뿐만 아니라 이상익 함평군수 역시 1000만원짜리 양복 뇌물 수수 혐의로 3년 이상 수사를 받고 있다.

이 군수는 지난 2020년 4월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광주의 한 고급 양복점에서 구입한 맞춤 양복 5벌 비용, 1000만원 상당을 건설업체로부터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이 군수를 2차례 이상 송치했으나 검찰은 번번이 보완수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뒷말이 나왔었다.

결국 검찰은 2022년 12월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았으나, 1년이 되도록 최종 처분을 내리지 않고 있다.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선출직 공직자를 재판에 넘길지를 판단하는 데 3년 이상의 수사 기간이 소요되고 있는 것이다.

함평군 일부 주민단체는 이런 점을 지적하며 "수사기관이 함평군수를 봐주고 있다" "구속 기소된 사건브로커 성아무개(62)씨가 이 사건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전라남도 함평 주민들로 구성된 '전투비행장 강행 이상익 군수 파면 투쟁본부'가 3일 광주지방검찰청 목포지청 앞에서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이상익 군수를 조속히 구속 기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날까지 3주에 걸쳐 모두 3차례 검찰청사 앞 시위를 벌였는데, 이들은 검찰이 처분을 확정할 때까지 매주 같은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2023.8.3
 전라남도 함평 주민들로 구성된 '전투비행장 강행 이상익 군수 파면 투쟁본부'가 3일 광주지방검찰청 목포지청 앞에서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이상익 군수를 조속히 구속 기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날까지 3주에 걸쳐 모두 3차례 검찰청사 앞 시위를 벌였는데, 이들은 검찰이 처분을 확정할 때까지 매주 같은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2023.8.3
ⓒ 전투비행장 강행 이상익 군수 파면 투쟁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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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함평군수, #돈봉투, #양복뇌물, #재수사, #전남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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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라본부 상근기자. 제보 및 기사에 대한 의견은 ssal198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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