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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이 최고위원에 선출된 것을 두고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의 브리핑을 지적하고 있다.
 김석기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이 최고위원에 선출된 것을 두고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의 브리핑을 지적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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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꾼의 도심 테러와 같은 심각한 불법·폭력 시위였습니다."

'용산 참사'의 책임자인 김석기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또다시 책임을 떠넘겼다.

국민의힘 새 최고위원에 당선된 김석기 의원은 27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마이크를 잡고 지난 2009년 '용산 참사'에 대해 항변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를 비난하기도 했다.

발단은 지난 24일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의 브리핑이었다. 강 대변인은 "'용산 참사' 책임자, 김석기 의원이 집권 여당 최고위원이라니 참담하다"라는 제목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제주 4.3 사건, 5.18 민주화 운동을 폄훼한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물러난 자리에 용산 참사 강제 진압의 책임자인 김석기 의원이 선출되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김 최고위원은 특공대 투입 명령으로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사망하는 참사를 낳고도 강제 진압이 정당했다는 소름 끼치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라며 "자신의 출세를 위해 국민을 사지로 내몰았던 김석기 의원이 집권 여당의 최고위원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특히 "국민의힘은 용산 참사 유가족과 생존 철거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라며 "국민의힘에는 그렇게 사람이 없습니까? 막말로 물러난 최고위원 자리를 다시 막말 인사로 채우다니, 국민의힘 답다"라고 꼬집었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윤심과 막말만 남은 국민의힘의 무대포 행보는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라는 경고였다.

김석기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에서 도심 테러... 정당한 법 집행"

그러자 김 의원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 당과 저에 대해 공식적으로 모욕적인 발표일 뿐만 아니라 저를 투표로 뽑아주신 전국에 계신 전국 위원님들에 대한 비난이기도 하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민주당이 말하는 용산 화재 사고는 2009년도 일"이라며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인 용산구에서 불법·폭력 시위 전문꾼인 전철연(전국철거민연합회)과 현지 거주 철거민들이 지나가는 무고한 시민과 차량을 향해 무차별로 화염병, 염산병, 돌을 투척한 도심 테러와 같은 심각한 불법 폭력 시위였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무고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고, 이웃 건물에 화염병 투척으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라며 "경찰이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폭력 시위대들이 경찰을 향해 던진 화염병으로 화재가 발생했고, 불행하게도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와 관련 검찰과 법원의 오랜 시간 진상규명 노력이 있었고, 그 결과 대법원은 재판관 전원 일치로 시민의 생명 및 재산 보호와 법질서 확립을 위한 경찰의 정당한 법 집행이었다고 판단을 했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저는 당시 경찰 지휘관으로서 인명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서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했다"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유명을 달리한 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라고 회고했다. "많은 경찰관들이 눈물을 흘리며 만류했지만 저는 도의적 책임감으로 경찰청장직을 사퇴했다"라며 "이것이 용산 화재 사고의 전말"이라는 이야기였다.

"이재명, 욕설하면 타의 추종 불허... 사람 그렇게 없느냐?"

그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얘기를 좀 해보겠다"라며 "민주당에는 그렇게 사람이 없어서 이재명 같은 사람을 당 대표로 앉혀놓나?"라고 타깃을 바꿨다. 김 의원은 "지금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최강욱 전 의원의 막말과 관련해서 당원들에게 말과 행동을 신중히 하라고 지시하고 막말, 욕설, 물의를 일으키면 공천에 영향이 있다, 이런 얘기를 했다"라며 "이재명 대표는 욕설 금지 지시를 하면서 양심에 거리낌이 없었는지 궁금하다"라고 물음표를 던졌다.

김석기 의원은 "욕설하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이 이재명 대표 아닌가?"라며 "우리 국민들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형수에게 정상적인 사람이면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했다는 사실을 잘 기억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당시 외국에서도 이재명 대표의 그 욕설 발언을 듣고 '어떻게 저런 사람이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나'라는 반응도 있었다"라며 "이미 본인 욕설로 나라 망신까지 톡톡히 시킨 장본인"이라는 비난이었다.

김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수시로 재판을 받으러 다니고 있는 범죄 피고인이다. 언제 교도소에 들어갈지 알 수 없는 게 현실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사람을 당 대표로 뽑아 앉혀놓고 있는 민주당이야말로 정말 사람이 그렇게 없느냐?"라며 "세계인들을 놀라게 한 패륜적 욕설과 범죄 혐의 투성이인 이재명을 당대표로 모시고 있는 것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은 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민주당은 앞으로 남의 당에 대해서 얘기하려면 스스로를 돌아보고 심사숙고한 후에 말을 해주기 바란다"라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날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는 "김석기 최고위원 당선과 또 회의 참석을 축하드린다"라며 "전국위원회에서 97%가 넘는 압도적 지지율을 받아 당선된 것은 총선 승리를 위해 그만큼 단합도 잘 하고 지도부도 잘 이끌어달라는 염원이 담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막중한 역할에 최선을 다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라고 격려했다.

김석기가 말하지 않은 것
 
2009년 1월 20일 새벽 서울 용산구 신용산역 부근 재개발 지역내 5층 건물 옥상에 설치된 철거민 농성용 가건물을 경찰특공대가 강제진압 하는 과정에서 불길에 휩싸인 가건물이 무너지고 있다.
 2009년 1월 20일 새벽 서울 용산구 신용산역 부근 재개발 지역내 5층 건물 옥상에 설치된 철거민 농성용 가건물을 경찰특공대가 강제진압 하는 과정에서 불길에 휩싸인 가건물이 무너지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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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사망한 2009년 용산참사는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최악의 진압작전으로 꼽힌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010년, "용산참사 당시 경찰이 철거민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잉조치를 했다"라며 "망루농성과 같은 점거농성이 발생한 경우 경찰은 우선적으로 농성자들이 농성을 풀 수 있도록 충분히 대화하고 설득해야 함에도 농성개시 당일 바로 특수범죄 진압 등이 주요 임무인 경찰특공대 배치를 결정했다"라고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후 2018년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역시 "2차 진입 강행은 특공대원과 농성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무시한 무리한 작전 수행이었다"라며 "1차 진입 후 유증기 등으로 화재 발생 위험이 커진 점 등을 파악해 적절히 지휘해야 했다"라고 지적했다. 당시 서울경찰청 지휘부가 업무상 과실치사를 저질렀다고 보았으나,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은 불가능했다. 당시 책임자는 경찰청장 내정자였던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이었다.

또한 당시 경찰은 용산 참사 발생 이후 여론이 악화되자, 전국의 사이버 수사요원 900여 명을 동원해 일종의 여론 조작마저 시도하기도 했다. 김석기 최고위원은 이처럼 본인에게 불리한 사실들에 대해서는 일부러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이전부터 관련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같은 논리의 주장을 반복해 왔다(관련 기사 : 김석기가 펼친 '용산참사' 왜곡 3장면 https://omn.kr/1h0b1).  

태그:#용산참사, #김석기,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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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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