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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1일에 있었던 주민학교 강연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전주시의회 송영진 의원.
▲ "혁신동을 자전거 타기 편하게 만들어 가요" 10월 11일에 있었던 주민학교 강연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전주시의회 송영진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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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자전거로 꿈꾸는 혁신도시'와 관련해,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은 원정대원 중 한 명인 송영진 전주시의회 의원이다. 그는 여러 차례 공개적인 보고회나 토론회 강연 등을 통해 '유럽에서의 경험은 특별했다'고 강조한다. 그가 어떤 영감을 얻어왔고, 나아가 주민들과 함께 어떻게 일을 도모하게 되었는지 들어보았다. 

- 어떤 계기로 원정대에 합류하게 되었는지 소개해주세요.

"먼저 일행으로 합류한 전직 동료 시의원님께서 소개해주셨습니다. 찾게 되는 도시들에 대해 여러모로 궁금하고 호기심이 들기도 했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잘 몰랐습니다. 일정 초반엔 불만도 좀 있었습니다."
 
유럽 자전거 원정대가 파리의 '더 나은 이동을 위한 자전거 협회'(MDB)를 찾았을때 찍은 사진.
▲ 자전거 원정대원들과 함께 유럽 자전거 원정대가 파리의 '더 나은 이동을 위한 자전거 협회'(MDB)를 찾았을때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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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마음이 180도 반전하게 된 사정을 소개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녀와서 주변 사람들에게 종종 말하곤 합니다. 다른 일정으로 찾게 되더라도 '우리가 묵었던 위트레흐트 호텔에서 꼭 1박을 하라'고요. 출근길 풍경만 접하더라도 많은 충격과 울림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덧붙이면서요. 도로 가득 줄지어선 자전거들의 풍경이 압권입니다. 누군가가 계속 강조하듯이 '원래 안 되는 일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가능하게 만든 세트장' 같이 느껴졌잖아요.

우리 일행 모두가 그 아침에 자전거로 만들어내는 풍경을 보면서 여러모로 빠르게 생각 정리가 되었던 것 같아요. 생각이 정리되자 '우리는 어떻게 해야 이걸 가능하게 만들지, 우리도 정말 가능할지'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나머지 일정에선 정말 이해가 쉽게 되었고 몰입했던 것 같아요. 특히 혁신동과 흡사한 규모의 하우턴을 보면서는 '바로 이 길이야~'란 탄성을 외쳤습니다."
 
송의원이 인터뷰에서 말한 위트레흐트의 출근길 풍경. 이 도시를 비롯해 여러 네덜란드의 도시에서는 출퇴근 시간의 러시아워의 주인공이 자전거였다.
▲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의 "자전거 러시아워" 송의원이 인터뷰에서 말한 위트레흐트의 출근길 풍경. 이 도시를 비롯해 여러 네덜란드의 도시에서는 출퇴근 시간의 러시아워의 주인공이 자전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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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느끼고 정리해 온 생각을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고 계시잖아요.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진행되었나요?

"연수기간 내내 (주민들과) 함께하는 밴드나 단톡방에 계속 올렸어요. 제 생각과 함께 그것을 뒷받침하는 사진과 영상이었는데, 주민들도 똑같은 생각이 들었나 봐요. '돌아가게 되면 이런 이야기를 보다 진지하게 상의하자'고 했더니 반응이 오더군요. 전주가 20년 동안 자전거 도시를 만든다고 여러 일을 해왔지만 의미 있게 나아진 게 없잖아요? 솔직히 지금도 전주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모르겠습니다. 막막하죠.

근데 혁신동이라면 가능하겠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주민들 역시 똑같이 말하더군요. 별 거 없습니다. 자전거를 보다 많은 주민들이 타고 다니고 그 대열이 넘치면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 아닐까요? 주민들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활동해 온 전문가들도 같은 의견을 주시는 것 같습니다.

혁신동 주민들은 무엇인가에 대한 불만을 하고 마는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모아 가는 흐름이 있습니다. 공동체적 마인드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정서가 크게 형성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홍보가 좀 부족하긴 했지만 여러 주민들이 참여하고 함께 하신 모습이 바로 그런 데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 '자전거로 꿈꾸는 혁신'이 가시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프로그램이 마무리되어 가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구상하고 계시나요?

"이번 사업은 유럽에 다녀온 뒤로 주무부서인 대중교통과를 설득하고 제안하면서 진행되었습니다. 변화가 큰 일일수록 그에 걸맞게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펼쳐 가야 할 것 같습니다. 반면에 이번에 한 일은 예산도 많이 들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자전거를 타면서 변화의 실마리를 찾아가겠다고 시작했는데, 보십시오. 얼마나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는지... 참여하신 분들의 만족도가 매우 컸던 것 같습니다.

행사는 끝났지만 잘 평가해야겠습니다. 그걸 바탕으로 내년도에는 좀 더 투자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제안해두고 있는 상태이고 시의 반응도 괜찮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2023년을 잘 정리하면 업그레이드된 2024년의 혁신동이 준비가 가능하다는 격려도 많습니다. 혁신동에서 이런 일이 잘 정착되면 자연스럽게 전주시 전체로 적용해 갈 수 있는 시범적 사례가 만들어질 것으로 여깁니다."
 
'벨로 혁신'이라는 주민조직을 출범하고 가졌던 10월 21일의 첫번째 자전거 행진에 앞서 사진을 촬영하였다.
▲ "자전거 타기 편리한 혁신동 만들어가요!" '벨로 혁신'이라는 주민조직을 출범하고 가졌던 10월 21일의 첫번째 자전거 행진에 앞서 사진을 촬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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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더 구체적인 구상이 있으시면 소개도 부탁합니다.

"이야기가 이어지다 보니 구체적으로 여러 제안과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습니다. 공유자전거가 한옥마을에 치중돼 있고 혁신동은 소외되고 있는데 공유자전거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의견들이 대표적입니다. 소개를 받은 아이디어인데 매우 좋은 해결책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모 편의점 체인에서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했던 사실에서 착안했는데요. 해당 업체는 그 사업 자체로 돈을 벌려는 목적이 아니었다고 해요. 전주시와 비영리 단체나 사회적 기업 그리고 편의점 업체까지 3자가 MOU를 체결해 가는겁니다. 서로가 윈윈 하는거죠. 사람들의 동선과 일치하는 편의점이 대여와 반납하는 서비스를 책임지고 시는 자전거와 일부 예산을 댑니다. 마지막으로 자전거의 관리와 정비, 그리고 재배치까지를 도맡아 운영하는 제3의 기관이 각각의 역할을 하면서 이런 요구를 훌륭하게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전해드리겠습니다.

"지난 겨울의 경험은 매우 특별했습니다. 새로운 눈이 열리게 된 것 같습니다. 걷는 사람의 입장이 되고 버스를 탈 기회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더군요. 실제 그 입장이 되어봐야 비로소 새로운 세상이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훌륭하게 이뤄진 팀과 함께 많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지금 강조되는 것도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해가며 만들어지는 힘입니다. '시민들이 중심이 될 때에야 비로소 도시가 변한다'고 생각이 정리되고 있습니다. 혁신동에서의 실험과 도전은 그런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민들의 자발성과 주인의식이 발휘되도록 제 역할을 찾아가겠습니다. 다른 지역의 시민들에게 감히 말씀드리자면 '혁신동에서의 혁신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응원과 협조를 부탁하겠습니다."
 
시의회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 송영진 의원은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변화를 주목하고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 "주민들이 만들어내는 혁신도시의 혁신을 주목해도 좋습니다." 시의회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 송영진 의원은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변화를 주목하고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 김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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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 소리'에 동시에 송고하였습니다.


태그:#송영진시의원, #전주자전거, #혁신동자전거, #벨로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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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는 한의사, 자전거 도시가 만들어지기를 꿈꾸는 중년 남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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