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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내포신도시 충남 노동권익센터에서는 홍성YMCA 주최로 이주여성차별실태 모니터링 결과 발표 및 토론회가 진행됐다.
 20일 내포신도시 충남 노동권익센터에서는 홍성YMCA 주최로 이주여성차별실태 모니터링 결과 발표 및 토론회가 진행됐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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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이주여성들을 상대로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충남에 살고 있는 이주여성들은 노동과 일상생활 등에서 차별을 받거나 성추행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지역 중 한 곳이다.

20일 충남 내포신도시 충남노동권익센터에서는 홍성YMCA 주최로 '이주여성 차별 실태' 모니터링 결과가 발표됐다. 홍성YMCA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4차례에 걸쳐 이주여성들을 만나 실태 조사를 벌였다. 실태조사에는 중국, 캄보디아, 우주베키스탄 등에서 온 20여 명의 이주여성이 참여했다.

모니터링 결과를 중심으로 발제에 나선 박은경 홍성 YMCA 간사는 "이주여성이 지역 사회에 정주한지 20년이 넘었고 이제 그 자녀들이 결혼할 나이가 되어 간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들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취업을 할 때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고 있다. 근로계약서에 사인할 때도 근로시간이나 휴가에 대한 언급 없이 진행되는 사례가 나왔다. 또한 이주여성은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임금에서도 차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문화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사례도 발견됐다. 이주여성 인권 교육을 통해 인권 감수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차별과 인권 침해, 성추행 등의 상황에서 그것을 인식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주여성들은 일상생활 뿐 아니라 직장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차별을 경험하고 있었다.

"남자 사장님들이 이주여성들을 껴안는 등의 행동을 하면서 '딸 같아서 그래'라고 이야기 한다. 이것이 한국문화인가 보다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통번역 활동을 해도 시간으로 급여가 지급되지 않고, 활동 건수로 지급되기 때문에 활동에 비해 급여가 낮다."

"한국인 남자 급여가 100만원, 여자 80만원이라면 외국인 여자 근로자는 50~60만원 선이다."

"(취업을 할 때) 중국에서는 졸업증명서가 없다. 졸업장으로 증명이 된다. 학력 증명이 안되서 공부를 더 하고 싶었는데 못했다. 졸업 증명서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홍성YMCA는 모니터링 결과 보고서를 통해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홍성YMCA는 보고서에서 "일방적 교육을 통한 다문화 인식 개선 활동 보다는 지역 사회에서 주민들과 이주민들의 교류 활동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한 한 시민들도 이에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일반 토론자로 참석한 A씨는 "행정의 정책도 물론 중요하지만 한계가 있다. 제도 이전에라도 지역에서 이주민들이 의지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일이라도 무언가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하고, 서로 도울 수 있고 만날 수 있는 연결 고리가 필요하다"며 마을 공동체 복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B씨도 "이런 자리를 통해서라도 이주여성들의 고민을 알게 된 것 같아서 뜻깊었다. 외국인 여성과 내국인 사이에 시각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그런 차이는 만남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연대할 수 있는 자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태그:#이주여성, #홍성YM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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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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