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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한철수 일병 학생기록부, ‘학도병 입대’라는 글이 적혀 있다.
 고 한철수 일병 학생기록부, ‘학도병 입대’라는 글이 적혀 있다.
ⓒ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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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당시 펜 대신 총을 들고 낙동강 전선을 사수하다가 전사한 2명의 학도병이 73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 2005년 경북 포항에서 발굴한 6.25 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을 육군 제3사단 소속 고 한철수 일병과 고 최학기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1933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난 고 한철수 일병은 1950년 7월 함열중학교 재학 중 전쟁이 터지자 자진해 학도병으로 입대했다. 이후 한 일병은 낙동강 방어선이 구축되어 격전을 벌이던 육군 3사단에 배치됐고 포항전투(1950년 8월 18일~9월 22일)에 참전해 북한군 남하를 저지하다 8월 24일 17세의 나이로 산화했다.
  
고 최학기 일병 학생기록부, ‘입대로 인하여 규정진급’이라는 글이 적혀 있다.
 고 최학기 일병 학생기록부, ‘입대로 인하여 규정진급’이라는 글이 적혀 있다.
ⓒ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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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년 4월 경남 김해에서 태어난 고 최학기 일병은 결혼을 한 상태에서 김해공립농업학교(현재 김해생명과학고)를 다니던 중 1950년 8월 학도병으로 입대했다. 최 일병은 한 일병과 같은 3사단에 배치되어 포항전투에 참전했다 1950년 9월 6일, 19세 나이로 전사했다.

포항전투는 국군의 동부전선을 돌파해 부산으로 조기에 진출하려던 북한군의 계획을 국군이 포항 도음산 일대에서 저지함으로써 낙동강 동부지역 작전이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한 전투다.

두 학도병의 유해는 지난 2005년 3월 포항 도음산 일대에서 발굴됐다. 전쟁 당시 부역으로 동원됐던 지역주민들로부터 '흩어져 있던 전사자 유해를 산 정상 부근에 매장했다'는 증언을 듣고 전문 발굴 병력을 투입해 유해발굴에 나선 결과였다.

신원 확인 과정에서 국유단은 한 일병의 병적자료에서 전북 익산이 본적지임을 파악한 뒤, 지역의 제적등본과 비교해 2017년 고인의 남동생과 조카를 찾아 유전자 시료 채취 및 정밀 분석을 거쳐 가족관계임을 확인했다. 안타깝게도 남동생 한건수씨는 형의 유해를 보지 못한 채 2019년 세상을 떠났다.

최 일병의 유해는 2021년 부산경남지역에서 실시한 '민관군 협업 유가족 집중 찾기' 기간 중 육군 39사단 소속 경남 김해시 활천2동대 예비군 지휘관이 국유단에서 받은 지역별 전사자 명부를 통해 고인의 조카 최용준씨를 찾아냈다. 이후 유전자 시료채취 및 분석을 통해 고인과의 가족관계임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두 전사자에 대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19일 전북 익산과 20일 경남 김해의 유가족 자택에서 열렸다.

고인의 신원이 확인되었다는 소식에 고 한철수 일병의 조카 한상덕씨는 "세월이 오래 지나서 '사막에서 바늘 찾기'나 다름없는데 그 어려운 과정을 거쳐 삼촌의 유해를 찾아준 국가에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고 최학기 일병의 동생 최삼식씨는 "이번 현충일에도 TV를 보면서 유해라도 찾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큰형님을 찾았다고 하니 마치 살아서 돌아오신 것 같은 기분이 들며 마음이 찡하다"는 소회를 밝혔다.

국유단은 "6·25 전사자 신원확인을 위해 국민 여러분의 동참이 절실하다"면서 "유전자 시료 채취를 희망하지만 거동 불편, 생계 등으로 방문이 어려우신 유가족은 대표번호 1577-5625 (오! 6·25)로 연락하면 직접 찾아가 유전자 시료를 채취해 드린다"고 밝혔다.

유전자 시료 채취는 6·25 전사자의 유가족으로서, 전사자의 친·외가를 포함해 8촌까지 신청이 가능하며, 제공한 유전자 정보를 통해 전사자의 신원이 확인될 경우 1000만 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태그:#고최학기일병, #고한철수일병, #학도병, #포항전투, #국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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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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