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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전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이번에는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공습에 형제 두 명을 잃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뉴스를 보도하는 언론 <미들이스트아이>는 16일 "무함마드 알 두라의 아버지 자말 알 두라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으로 목숨을 잃은 형제들을 애도하고 있다"며 영상을 게시했다.
 23년 전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이번에는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공습에 형제 두 명을 잃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뉴스를 보도하는 언론 <미들이스트아이>는 16일 "무함마드 알 두라의 아버지 자말 알 두라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으로 목숨을 잃은 형제들을 애도하고 있다"며 영상을 게시했다.
ⓒ <미들이스트아이>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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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전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이번에는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공습에 형제 두 명을 잃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뉴스를 보도하는 언론 <미들이스트아이>는 16일 "무함마드 알 두라의 아버지 자말 알 두라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으로 목숨을 잃은 형제들을 애도하고 있다"며 영상을 게시했다.

자말 알 두라씨로 보이는 영상 속 남성은 형제들로 보이는 시체를 어루만지면서 "신이 너희의 죽음을 편히 하기를", "천국에서 내 자리를 옆에 남겨다오"라고 말하며 애도를 표했다.

매체는 "2000년, 아버지의 보호를 받던 12세 무함마드가 이스라엘의 총격으로 사망했는데, 이는 제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민중봉기)를 상징하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순간이다"라고 덧붙였다.

팔레스타인 저항운동의 상징적 장면된 12살 소년의 죽음
 
알 두라의 소식을 전하는 metro uk의 보도 갈무리.
 알 두라의 소식을 전하는 metro uk의 보도 갈무리.
ⓒ metro 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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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말 알 두라씨는 지난 2000년 9월 30일, 제2차 인티파다 당시 12세 소년인 아들 무함마드 알 두라(한국에서는 '라미'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는 AP통신과 로이터통신의 오보다)와 함께 중고차 시장에 다녀오다 총격에 휘말렸다(관련 기사: '"죽고 싶어 환장했어?"... 난 그곳에 와 있다').

총격을 멈추라는 알 두라씨의 간곡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무함마드는 끝내 이스라엘군의 총알 네 발을 맞고 숨졌다. 알 두라씨 역시 9발의 총상을 입었다. 알 두라씨는 이후 BBC와의 인터뷰에서 "내 인생 최악의 악몽이다. 내 아들은 겁에 질려 '아빠, 신의 사랑으로 저를 보호해주세요'라고 간청했다. 나는 이 말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라고 회상했다.

45분 동안 총알을 피하다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맞은 이들 부자의 모습은 마침 근처에 있었던 프랑스 2TV 카메라에 담겼다. 이는 곧바로 그날 프랑스 2TV 야간뉴스에 59초의 영상으로 방송되어 전 세계에 팔레스타인의 참극을 알리게 된 충격적인 장면으로 남게 됐다.

12살 소년의 참혹한 죽음은 곧 팔레스타인 저항운동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자리매김했다. 중동 국가들은 해당 장면을 우표로 만들고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중동 거리 곳곳에는 장면을 그린 벽화가 그려졌다.

아들 이어 형제마저 잃은 팔레스타인 민중의 참혹한 현실  

당시 이스라엘 방위군 작전사령관이었던 기오라 에일랜드 소장은 내부 조사 결과 총격이 이스라엘 군인에 의해 발사된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고 "이는 중대한 사건이고 우리 모두가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사건"이라며 사과했다.

하지만 에일랜드 소장은 이후 2005년, 프랑스 2TV가 해당 장면을 연출했다고 주장한 프랑스 언론인 필립 카르센티가 명예훼손으로 고발되자 프랑스 법원에 편지를 보내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며 이스라엘군의 총격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고 번복했다. 이러한 에일랜드 소장의 발언 철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법원은 카르센티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스라엘 정부 또한 2013년, 44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알 두라 부자가 이스라엘 방위군의 총격을 맞지 않았으며 아예 전혀 총상을 입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보고서의 결론을 두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을 불법화하려는 악의적인 캠페인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프랑스 2TV는 "사건 시작부터 지금까지 프랑스 2TV는 법률 고문과 함께 국제 기준에 따라 진행되는 모든 공식적인 법적 절차에 참여할 의지를 보여왔다"며 독립적인 국제 조사에 협력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알 두라씨 또한 "아들의 사망 정황을 입증하기 위해 시신을 발굴할 의향이 있다. 거짓말 탐지기 조사도 기꺼이 받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국제적 차원의 조사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이처럼 23년 전 이스라엘군에 의해 아들을 잃은 아버지는 아들에 이어 형제 두 명마저 이스라엘군에 의해 잃고 말았다. 팔레스타인 민중의 고통이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비극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한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금까지(현지시각으로 16일 기준) 가자지구에서만 최소 2808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졌고 최소 1만859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태그:#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민간인 학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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